생후 5개월 암 발병, 수혈 100여번…‘기적의 아기’ 퇴원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8일 04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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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5개월에 암 발병, 수혈 100여 번…'기적의 아기' 퇴원하다

"맨체스터에서 기적이 일어났다."

아직 채 걸음마도 떼지 못 하는 아기에게 너무나 길고 고통스런 1년이었다. 하지만 아바 메이 라일리 마허(Ava Maye Riley-Maher, 이하 아바)는 용감하게 죽음의 공포를 이겨냈고, 마침내 자신의 생일을 앞두고 집으로 돌아왔다.

7일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와 데일리스타, 미러 등 영국의 주요 언론들은 '맨체스터에서 일어난 기적'을 일제히 보도했다.

아바에게서 희귀 암(rare cancer)이 발견된 것은 태어난 지 5개월 만의 일이었다. 아바의 병명은 랑게르한스 세포 조직구증(Langerhans' Cell Histiocytosis)으로, 영국에서 1년에 어린이 25만 명 중 한 명 꼴로 발견되는 매우 드문 병이었다.

아바에게는 사실상의 시한부 선고와 같았다. 의료진은 아바의 부모에게 "아이의 몸이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대단히 공격적인 항암치료(aggressive chemotherapy)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아바가 생후 1년이 채 되지 않은 갓난아기임을 감안하면, 암 못지않게 항암치료 또한 위험했다, 하지만 아바의 부모는 이대로 아바를 포기할 수 없었다.

아바에게 15주에 걸친 강도 높은 항암치료가 시작됐다. 100번이 넘는 수혈을 포함해 수없이 많은 위기가 있었다. 이 작은 아이는 그 모든 과정을 견뎌냈다. 하지만 완전한 치료를 위해서는 골수 이식 수술이 추가로 필요했다.

15주 간의 항암치료를 끝낸 뒤 8주 만에 아바와 일치하는 체질의 골수 기증자가 발견됐다. 익명의 영국 여성(21)의 몸에서 떼어내 아바의 작은 뼈 속에 이식한 골수는 아바를 차츰 건강하게 만들어갔다. 그 동안 아바의 어머니 커스티 라일리 씨(24)와 아버지 제이미 마허 씨(28)는 아바의 곁에서 함께 시련을 뚫고 나왔다. 라일리 씨는 "암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우리는 아무런 빛도 비치지 않는 터널 속에 서 있는 기분이었다"면서 "작고 작은 내 아이가 모든 과정을 견뎌내는 것을 보고 있으면, 가슴이 찢어지는 듯 고통스러웠다"고 회상했다.

마침내 아바는 지난 6월, 자신의 첫 생일을 이틀 앞두고 퇴원했다. 현재는 동맨체스터에 있는 집에서 회복 중이다.

아바는 아직 통원치료를 하고 있으며, 하루에 20종류 이상의 약을 투여해 관리받고 있다. 하지만 아바의 마지막 수혈은 5주 전이며, 의사들은 "경이적인 회복(amazed recovery)"이라며 아바의 상태가 이젠 안정되었다고 확신하고 있다.

라일리 씨는 "매일 아침 일어날 때마다 내 아이가 살아있다는 사실에 감사드린다"면서 "내 딸이 친구들과 함께 학교 문을 들어설 때마다, 나는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행운이 가득했는지 기억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영록 동아닷컴 기자 bread4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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