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만 “만화의 미래는 디지털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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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25일 07시 00분


서민 넥슨 대표(왼쪽)와 허영만 화백이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NDC)’ 오프닝 무대에서 한국 게임산업과 문화콘텐츠의 미래에 관한 대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넥슨
서민 넥슨 대표(왼쪽)와 허영만 화백이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NDC)’ 오프닝 무대에서 한국 게임산업과 문화콘텐츠의 미래에 관한 대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넥슨
■ ‘NDC13’ 오프닝서 서민 대표와 대담

콘텐츠 장터 카카오페이지에 ‘식객2’ 연재중
“후배들에 새 장 열어줘야겠다는 생각에 시작”


“새로운 것에 적응하는 일은 쉽지 않다. 하지만 후배들에게 새로운 ‘면’을 하나 더 만들어 준다는 뿌듯함은 있다.” 만화 ‘식객’으로 유명한 허영만 화백이 생각하는 만화의 ‘다음’(NEXT)은 디지털 플랫폼이었다.

허 화백은 2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NDC13’(넥슨 개발자 콘퍼런스 2013) 오프닝 무대에서 ‘What Comes Next’를 주제로 서민 넥슨 대표와 대담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허 화백은 ‘종이’ 만화 시대는 끝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종이에 만화를 그렸지만 이제는 컴퓨터로 만화를 그리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가 됐다”며 문화콘텐츠가 기술에 따라 빠르게 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1974년 데뷔한 이래 지금까지 40년간 현역으로 활동하며 ‘각시탈’, ‘아스팔트 사나이’, ‘비트’, ‘타짜’, ‘식객’ 등 많은 성공작을 남긴 허 화백도 최근 카카오톡의 디지털 콘텐츠 장터인 ‘카카오페이지’에 ‘식객2’를 연재하는 등 외부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허 화백은 빠른 변화에 적응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그는 “모니터에 만화를 그리다 보니 실체가 없다. 까딱 잘못하면 다 날아가 버릴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변화가 어찌나 빠른지 아날로그와 디지털에 끼여 있는 나같은 세대는 그 유행을 따라가기 버겁다”며 “그래도 디지털에 적응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가 빠른 기술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후배들에게 새로운 장을 열어줘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 허 화백은 “동아일보에 ‘식객’을 연재할 때 최고참으로 ‘면’을 하나 만들어 준다는 뿌듯함이 있었다. ‘카카오페이지’에 새로 연재를 시작한 지 3주째가 되가는 데 후배들에게 자신이 하는 만큼 자신의 몫을 가져가는 또 하나의 ‘바탕’을 만들어 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끝으로 허 화백은 기술은 변하지만 여전히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론을 밝혔다. 허 화백은 “과거에 잡착하지 않고 현재에 충실하다 보면 미래의 가운데 우리가 서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재미있는 걸 만들어 내다보면 그것은 단순한 역경이 아니고 즐거움일 것이다”고 후배들에게 조언했다.

자리를 함께 한 서민 대표도 이에 호응했다. 그는 “게임계도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플랫폼이 바뀌는 등 많은 변화가 있다”며 “하지만 기술이 변하고 플랫폼이 바뀌어도, 재미있는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이 중요하다건 변치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로 7회째를 맞은 ‘NDC’는 2007년 넥슨의 개발자들이 서로의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기 위해 시작한 사내행사다. 2011년부터 공개행사로 전환됐다. 24일과 25일 양일 동안 열리는 올해 행사는 ‘What Comes Next’를 슬로건으로 게임산업과 한국 문화콘텐츠산업의 미래를 고민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트위터@kimyke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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