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볼순 없지만 ‘장애인 민권’ 한마음

  • 입력 2009년 7월 28일 02시 50분


미국 백악관이 주최한 장애인 민권법 서명 19주년 기념행사에서 함께 어울린 강영우 박사(왼쪽)와 데이비드 패터슨 뉴욕주지사. 워싱턴=연합뉴스
미국 백악관이 주최한 장애인 민권법 서명 19주년 기념행사에서 함께 어울린 강영우 박사(왼쪽)와 데이비드 패터슨 뉴욕주지사. 워싱턴=연합뉴스
시각장애 강영우 박사-패터슨 美뉴욕주지사 백악관 회동

“고난은 그 경험을 한 사람이 갖게 되는 능력이자 인생 승리의 자산이 됩니다.”(2006년 8월 강영우 박사,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시각장애인이란 역경을 딛고 미국 고위 관료로 발돋움한 공통점을 지닌 강 박사(65)와 데이비드 알렉산더 패터슨 뉴욕주지사(55)가 백악관에서 특별한 만남을 가졌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시절 7년 동안 백악관 직속 국가장애위원회 정책차관보를 지냈던 강 박사는 24일(현지 시간) 백악관이 주최한 ‘장애인 민권법 서명 19주년’ 기념행사에 초청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에릭 홀더 법무부 장관, 밥 돌 전 상원의원이 참석한 이 행사에 패터슨 주지사도 함께한 것. 두 사람의 만남은 현재 백악관에서 입법 특별보좌관으로 있는 강 박사의 아들 크리스토퍼 강 씨(32)의 주선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 브루클린 출신 흑인인 패터슨 주지사는 지난해 3월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시각장애인으로 주지사 직에 오른 인물. 어린 시절 왼쪽 눈을 실명했고 오른쪽 역시 거의 보이지 않지만 컬럼비아대와 호프스트라대 법과대학원에서 사학 및 법률을 전공했다. 1985년 뉴욕 주 상원의원이 되며 정계에 입문한 후 2002년 뉴욕 주 최초로 흑인 민주당 원내대표가 되며 주목받았다. 2006년 뉴욕 주지사 선거에서 엘리엇 스피처 후보가 당선되자 러닝메이트로 부지사가 됐다가 스피처 주지사가 불법 매춘 스캔들로 사임하자 주지사 직을 승계했다.

13세에 축구를 하다 사고로 실명한 강 박사 역시 ‘최초’란 타이틀이 있다. 1976년 피츠버그대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한국인 장애인으로는 처음 미국 박사학위를 땄다. 노스이스턴 일리노이대 교수, 인디애나 주 특수교육국장을 거쳐 정책차관보까지 올랐으며 2006년 프랭클린&엘리너 루스벨트재단이 뽑은 ‘127인의 공로자’에 선정되기도 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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