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圈, 홍석현대사 자진사퇴 유도

  • 입력 2005년 7월 25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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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은 24일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의 불법도청 녹취록을 통해 1997년 삼성 측의 대선자금 제공에 개입한 것으로 나타난 홍석현(洪錫炫) 주미 대사를 자진사퇴 형식으로 퇴진시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이날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안기부 녹취록 파문의 해법은 청와대에서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며 “홍 대사가 스스로 그만둘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여권의 다른 핵심 관계자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될 만큼 여론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홍 대사의 퇴진이 불가피하다는 게 여권 지도부의 판단”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 같은 뜻이 홍 대사에게 전달됐고, 홍 대사도 이번 주 내에 사의 표명을 포함해 거취에 대해 결정하겠다는 뜻을 전해 온 것으로 안다”며 “다만 홍 대사의 결정에는 하루 이틀의 시간은 더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열린우리당 장영달(張永達) 상임중앙위원은 23일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홍 대사가 대사 역할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며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는 게 현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25일 오전 김우식(金雨植) 대통령비서실장 주재로 정무(政務) 관계 수석비서관 회의를 열고 불법도청 녹취록 사건에 대해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청와대는 23일까지만 해도 “사태 추이를 더 지켜보자”는 입장이었으나 이날 들어 “녹취록 내용이 사실이라면 대사직 유지가 어렵다”는 쪽으로 기류가 급격히 변했다.

김정훈 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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