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관절염…콕스-2 억제제 진통효과 좋고 부작용은 적어

  • 입력 2003년 6월 29일 17시 37분


코멘트
관절염은 나이가 들면서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고질병의 하나이다. 관절염은 통증을 일으키고 허리(척추)와 무릎 등을 뻣뻣하게 해 일상생활에도 큰 지장을 준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관절염은 나이가 들면서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고질병의 하나이다. 관절염은 통증을 일으키고 허리(척추)와 무릎 등을 뻣뻣하게 해 일상생활에도 큰 지장을 준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관절염은 ‘인생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걸리는 병이라고 할 만하다. 나이가 들면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관절염은 전체 인구의 20% 정도가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뇨, 고혈압과 함께 ‘3대 국민병’의 하나인 고질병으로 분류된다. 관절염을 근원적으로 치료해 뿌리 뽑을 수 있는 방법은 아직 없다. 다만 조기에 전문의를 찾아가 치료를 받으면 심하게 아프지 않고 조절할 수 있을 뿐이다. 하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방치하거나 자가치료를 하다 중증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관절염 때문에 잠자리에서 일어나기와 목욕하기, 병뚜껑 따기 등의 단순한 활동을 하기 힘들어지거나 불가능해질 수 있다. 이 경우 직장생활이 위협받아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생존하기 힘들다는 공포심마저 느끼게 된다.》

▽증상과 종류=관절염의 가장 흔한 증상은 통증이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나 크게 움직이지 않았을 때 관절이 뻣뻣해지면 관절염일 가능성이 높다. 관절을 움직일 때 삐걱거리는 소리 또는 열이 나거나 부을 때도 관절염에 걸린 것으로 의심할 수 있다.

관절염의 세부 종류는 100여개에 이른다. 이 중 골관절염이 전체 관절염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골관절염은 관절의 연골이 닳아 없어져 관절뼈가 맞부딪치면서 통증이 온다. 아프기 때문에 관절 주변의 근육을 쓰지 않게 돼 힘도 점차 빠지게 된다.

골관절염은 주로 무릎과 고(엉덩이)관절, 척추, 손가락 등에 발생한다. 55세 이상의 경우 80%가 이 병을 앓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75세 이상 노인들의 뼈를 촬영하면 거의 모든 사람들이 골관절염 증상을 보인다. 전 세계 질환자는 2억9000만명으로 추정된다.

류머티스 관절염은 아직 정확한 원인이 파악되지 않았다. 면역체계 이상으로 조직이 파괴되면서 통증이 관절 부위에서 지속적으로 나타난다. 주로 손과 손목, 팔꿈치, 무릎, 발목 등에서 발생하고 전 세계 인구의 1%가 앓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치료 방법=관절염은 완치할 수 없기 때문에 통증을 낮추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관절의 유연성과 힘을 유지시켜 일상생활을 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도와주고 병이 악화되지 않는 것이 치료의 주목적이다.

관절염 치료에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방법은 약물을 복용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진통 및 항염 효과를 가진 약이 많이 개발돼 왔다. 주로 디클로페낙과 아스피린, 이부프로펜 등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NSAID)가 해당된다.

약을 먹는 것과 함께 관절에 걸리는 부담을 줄이기 위한 체중 감량과 냉온찜질, 운동요법 등의 비약물 치료를 병행한다. 증상이 심할 경우에는 무릎이나 엉덩관절에 인공관절을 심는 인공관절 전치환술의 수술요법이 사용된다.

▽치료제의 최신 동향=관절염 치료에 흔히 사용되는 NSAID는 소화기, 특히 위장에 부작용을 일으키는 문제점을 갖고 있다. NSAID가 위장 내벽을 보호하는 효소(COX-1)와 통증 및 염증을 일으키는 효소(COX-2)를 한꺼번에 억제하기 때문이다.

NSAID를 오랫동안 복용할 경우 위장이나 소장에 속쓰림이나 궤양을 일으키고 이를 그대로 놓아두면 구멍(천공)이 나게 된다. 궤양은 위의 출구를 막아 구토와 체중감소를 불러올 수 있다. NSAID는 위장과 십이지장 등에 출혈도 일으킨다.

최근 포르투갈에서 열린 유럽류머티즘연맹(EULAR) 총회에서는 바이옥스(VIOXX) 등 통증 유발 효소에만 작용하는 ‘COX-2 억제제’의 효과가 발표됐다.

‘COX-2 억제제는 NSAID보다 진통효과는 뛰어나고 궤양과 출혈 등 부작용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COX-2 억제제’ 중 바이옥스(상품명)는 관절통증 뿐만 아니라 급성 편두통과 치통, 생리통, 수술 후 통증 등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발표됐다.

바이옥스는 국내에서도 골관절염과 류머티스 관절염 외에 급성통증과 생리통 치료제로 시판되고 있다.

리스본=이진기자 leej@donga.com

▼진통제 정기복용 48% "소화기 계통 부작용"▼

17∼20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제4회 유럽류머티스연맹학회에서는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스페인 영국 국민들을 대상으로 통증 치료제 복용에 따른 부작용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인 테일러 넬슨 소프레(Taylor Nelson Sofres)는 4월 말부터5 월 말까지 6개국에서 국가별로 1000여명씩 총 6050명의 성인을 무작위로 뽑아 NSAID를 포함한 일반적인 진통제 복용 여부와 부작용 증상에 관해 조사했다. 조사 결과 전체 6050명 중 13%에 이르는 780여명이 진통제를 정기적으로 먹어야 하는 통증을 6개월 이상 앓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 중 절반에 이르는 48%가 복통과 속쓰림, 배탈 소화불량 등의 소화기계통 부작용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부작용 종류는 복통이 26%로 가장 많았고 속쓰림과 배탈이 각 23%, 구토증상과 소화불량 각 17%, 위궤양 7% 등이었다. 부작용을 예방하거나 완화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의사가 처방한 다른 치료제를 추가로 먹은 경우가 44%로 가장 많았고 진통제를 먹는 양이나 횟수를 줄인 경우 42%, 다른 진통제로 바꾼 비율은 37%, 진통제 복용을 중단한 경우 31% 등으로 답했다.

특히 대표적인 부작용 증상인 궤양에 대해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5%가 치명적인 부작용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고 26%는 궤양은 진통제를 오래 먹은 사람들에게서만 나타나는 것으로 잘못 이해하고 있었다. 테일러 넬슨 소프레측은 “진통제를 먹는 5명 중 1명꼴인 23%가 진통제로 인한 소화기계통의 이상 반응 때문에 직장생활을 하지 못했거나 사회활동을 취소 또는 피했다”며 부작용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리스본=이진기자 leej@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