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서 입국한 뒤 부산서 확진…‘인천공항 검역’ 구멍 났나?

  • 뉴스1
  • 입력 2020년 4월 17일 13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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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한 탑승객이 체온을 재고 있다. © News1
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한 탑승객이 체온을 재고 있다. © News1
일본에서 체류하다 귀국한 부산 거주 40대 여성이 인천공항 검역을 통과한 뒤 부산에서 확진 판정을 받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더욱이 이 여성은 일본 체류 당시 최초 증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1차 방역선인 인천공항에서의 검역 과정이 허술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 15일 부산 동래구에 거주하는 여성 A씨(41)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지난 2월1일부터 4월13일까지 일본 도쿄에 여행차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14일 오후 5시20분 나리타공항을 출발, 같은날 오후 8시쯤 인천공항에 입국했다. 이후 광명역에서 KTX를 타고 부산역으로 이동, 부산역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진단검사를 받고 자택에 귀가한 뒤 최종 확진 결과를 통보받았다.

문제는 A씨가 입국 일주일여 전인 8일 이미 근육통, 기침 등 증상이 나타났다는 점이다. 하지만 14일 인천공항 입국 당시에는 무증상자로 분류돼 부산으로의 이동이 가능했다. 부산시측은 “증상이 나타난 8일 감기약을 복용하고 입국 당시는 상태가 호전된 상태였다”며 “입국 직전 해열제 등 추가로 약을 복용한 사실은 없다”고 설명했다.

인천공항에서는 해외 입국자들을 대상으로 1차 발열검사에서 37.5도가 넘을 시 유증상으로 판단, 진단검사를 실시한다. 증상이 없는 경우에는 자가격리 앱 설치와 주소와 연락처 등을 확인한 뒤 자택으로 이동할 수 있다.

다만, 무증상이라고 해도 증상 유무 사실과 약 복용 등을 밝혔다면 진단검사를 받게 된다. A씨가 만약 인천공항에서 8일 증상이 발현된 것과 감기약 복용 사실을 사전에 얘기했다면 무증상 전파 감염 우려가 있어 인천공항에서 진단검사를 실시했을 것이란 의미다.

결국 공항에서 1차 검역을 통과한 A씨는 입국자 전용 버스를 타고 광명역으로 이동, 광명역에서 역시 KTX 입국자 전용칸에 탑승해 부산역에 도착할 수 있었다.

A씨가 확진 판정을 받은 건 부산역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바로 검사를 받았기 때문이다. 해외 입국자들은 무증상이더라도 입국 후 3일 이내 선별진료소를 찾아 다시 진단검사를 받아야 한다. 자택에 갔다가 다시 선별진료소를 찾는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해 A씨가 부산역에서 바로 진단검사를 받았다는 게 부산시 설명이다.

현재 부산시는 A씨가 인천공항에서 부산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접촉자와 특이사항 등을 파악하는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처럼 해외 입국자의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잇따르면서 공항 검역에 구멍이 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이달초에는 미국에서 입국한 부산 거주 유학생 1명이 다량의 해열제를 먹은 사실을 숨긴 채 공항 검역을 통과해 논란이 일은 바 있다.

물론 인천공항은 1차 방역선이긴 하지만 모든 확진자를 막을 수 없는 게 현실이다. A씨처럼 무증상인 경우 걸러낼 방안이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입국 전 감기약 등 약 복용 사실을 사전에 알리지 않는 경우에는 더욱 증상자를 파악하기 어렵다. 지난 16일 기준 해외 유입 확진자 967명 중 검역에서 찾은 경우는 397명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검역 통과 뒤 지역에서 발견된 해외유입 사례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발열체크만으로는 해외 입국자의 증상 유무를 가려내기가 쉽지 않다”며 “출국 때부터 증상체크 등 꼼꼼한 검사가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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