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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배의 神品名詩

이근배의 神品名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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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배의 神品名詩]세한도歲寒圖

    [이근배의 神品名詩]세한도歲寒圖

    세한도歲寒圖 ㅡ 박현수(1966∼ ) 1 어제는 나보다 더 보폭이 넓은 영혼을 따라다니다 꿈을 깼다 영원히 좁혀지지 않는 그 거리를 나는 눈물로 따라 갔지만 어느새 홀로 빈 들에 서고 말았다 어혈의 생각이 저리도 맑게 틔어오던 새벽에 헝클어진 삶을 쓸어올리며 첫닭처…

    • 2015-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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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배의 神品名詩]독 임란사 유감(讀壬亂史有感)

    [이근배의 神品名詩]독 임란사 유감(讀壬亂史有感)

    독 임란사 유감(讀壬亂史有感) ―정소파(1912∼2013) 청사(靑史)에 길이! 두고 빛내일 자랑일레 도둑떼 몰고 쫓고 앞바단 피빛인데, 북울려 무찔러 가는 것! 눈에 선연하구나. 책장 갈피마다, 숨쉬는 임의 얼을 흐린 맘들 가다듬고 정성껏 읽어보라. 겨레의 흩깔린 넋을 바로 …

    • 2015-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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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배의 神品名詩]탈놀이

    [이근배의 神品名詩]탈놀이

    탈놀이 ―이영식(1952∼ ) 슬픔을 증거하기 위해 턱이 빠지도록 웃고 있는 화상을 보아라 하회탈 그리고 또 병산탈, 촘촘 살펴보면 묵시(默示)를 건너온 나뭇결에 피가 돈다 돌아 각시, 중, 양반, 선비, 초랭이, 백정, 할미…… 사과 알 같은 심장 풀무…

    • 2015-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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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배의 神品名詩]청화백자매죽문호

    [이근배의 神品名詩]청화백자매죽문호

    청화백자매죽문호―유자효(1947∼) 매화나 대나무는 그 하나만으로도 아름답거늘 한 뛰어난 화공을 만나 흙 위에서 다시 살아나 천 4백도 불 위에서 구워져 5백 년이 지나도 시들지 않고 다시 5백 년을 싱싱하게 꽃 피울 끝없는 생명을 얻었나니 오 청화백자매죽문호 그리운 이름 다시 어…

    • 2015-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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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배의 神品名詩]무량수전(無量壽殿)

    [이근배의 神品名詩]무량수전(無量壽殿)

    무량수전(無量壽殿) ―문인수(1945∼) 나는 바람이 되어 무량(無量)하다. 용의 눈을 마음에 박으니 저 한꺼번에 꿈틀대는 녹음, 잎새 잎새들이 전부 비늘이다. 어느 날은 또 바위가 되어 도적떼를 물리치고 공중에 사뿐 앉아 그대를 지키나니. “저 이마에 흐르는 땀 봐라…

    • 2015-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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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배의 神品名詩]월하정인(月下情人)

    [이근배의 神品名詩]월하정인(月下情人)

    월하정인(月下情人) ―오태환(1960∼) 녹청 기와담장 넘은 그믐달빛에 담천(曇天) 같은 시래기 시래깃국 그믐달빛에 싸잡아서 한 냥 서 푼어치에 마음을 들켜 파들짝 불잉걸 데듯 하는 사연을 아시나요 아흐레 낮녘 지당(池塘)에 낀 떼수련(睡蓮)서껀 거문고처럼 기댄 조릿대서…

    • 2015-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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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배의 神品名詩]성덕대왕신종

    [이근배의 神品名詩]성덕대왕신종

    성덕대왕신종―유안진(1941∼) 너무 깊고 너무 아픈 사연을 모아 부처님께 빌었어라 한번 치면 서라벌이 평안했고 두 번 치면 천리까지 평안했고 세 번 타종하면 삼천리까지라 거기까지가 신라(新羅) 땅 되었어라 금수강산으로 수(繡) 놓였어라 어지신 임금님의 옥음(玉音)이 되었어라 만백…

    • 2015-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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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배의 神品名詩]숨 쉬는 항아리

    [이근배의 神品名詩]숨 쉬는 항아리

    숨 쉬는 항아리 ―박이도(1938∼) 안개밭 은하수에 조각달 스치듯 천지연 미리내에 먹물을 뿌린 듯 오롯한 품 이제, 천 년 전설이 된 정물(靜物) 비바람의 숨결 흙과 불의 조화 속에 태어난 영물(靈物) 너는 뉘 영혼을 살고 있나 물끄러미 바라만 보다가 나는 눈을 감았다 갑…

    • 2015-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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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배의 神品名詩]두침(頭枕)의 말

    [이근배의 神品名詩]두침(頭枕)의 말

    두침(頭枕)의 말 ―이생진(1929∼ ) 왕은 돌아가신 뒤에도 왕비와 잠자리를 함께 하셨다 그러던 어느 날 왕의 영혼이 눈을 감자 옆에 누웠던 왕비가 놀라는 바람에 베갯머리에 앉았던 봉황 두 마리 땅에 떨어졌다 행복의 미소도 권력의 고함소리도 생명을 잡아 둘 힘도 안개처럼 사라지고…

    • 2015-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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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배의 神品名詩]경회루(慶會樓)

    [이근배의 神品名詩]경회루(慶會樓)

    경회루(慶會樓) ―성찬경(1930∼2013) 자금성 보고 크다고 놀라는 이는 촌놈이다. 근정전 보니 위엄 있고 포근하다. 바로 옆 물 위에 솟은 경회루. 아아, 이거야 말로 건축미의 극치다. 명상하는 미(美)랄까. 잠시 쉬는 꿈이랄까. 무슨 수사(修辭)로도 따르지 못한다. 높고 경사…

    • 2015-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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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배의 神品名詩]미래에서 온 시

    [이근배의 神品名詩]미래에서 온 시

    미래에서 온 시―정일근(1958∼) 저건 거대한 바위가 아냐 저건 바위에 새겨진 그림들이 아냐 하늘과 땅과 바다의 비밀을 사람의 내일을 노래한 저건 미래에서 온 시(詩) 바위그림을 보러온 사람은 읽지 못하는 저 시의 제작연도에 대해 수천 년 전으로만 거슬러 올라가는 어리석은 사람들은…

    • 2015-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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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배의 神品名詩]한글

    [이근배의 神品名詩]한글

    한글 ―황금찬(1918∼) 한글은 우리말의 집이다. 하늘의 뜻을 받아 우리말의 집을 지으신 분에게 나는 영원히 감사를 드린다. 영혼의 말을 적는 글은 한글이다. 내가 살아온 평생 나는 한글에서 우리들의 얼을 찾았고 겨레의 음성을 또 거기에서 들었노라. 지금 그는 어찌되었을까 43년 …

    • 2015-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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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배의 神品名詩]청자모자원형연적

    [이근배의 神品名詩]청자모자원형연적

    청자모자원형연적 ―신중신(1941∼ ) 마음 함께 비취빛이었을 고려적 웬 사내 햇볕 좋은 봄날 전대미문의 연적 하나를 구워냈다네. 그의 심성 익살궂었던지 사철 양반네 머리맡에 놓일 그것 그 시늉만으로도 헤살질이 진득 묻어나는 앙증맞은 잔나비상을, 사내 심사 또한 따스하여 그것…

    • 2015-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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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배의 神品名詩]천마도장니(天馬圖障泥)

    [이근배의 神品名詩]천마도장니(天馬圖障泥)

    천마도장니(天馬圖障泥) ― 오탁번(1943∼) 하늘로 날아오르는 천마(天馬)의 가쁜 숨결은 서라벌 뙤약볕 들녘을 다 지우고도 남아 치켜든 꼬리와 날리는 갈기가 오히려 가붓하다 자작나무 껍질에 그린 천마의 흰 몸이 하늘과 땅 아스라한 거리만큼 눈부시고 인동(忍冬)덩…

    • 2015-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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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배의 神品名詩]달아

    [이근배의 神品名詩]달아

    달아 ― 이동주(1920∼1979) 달아 초가을 여문 달아 송편 빚는 보름달아 거울같이 맑은 달아 언덕 위에 치솟으면 멍석만하고 소나무 가지에 걸리니 모란송이만하다 가아응 가아으응 수워얼래에 쟁반에 놓인 구슬이 어쩌자고 저리 슬프다냐 뛰자 뛰자 뛰어나 보자 시름이 …

    • 2015-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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