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평인 칼럼]영수회담이 협치냐
야당 대표가 전 국민 25만 원 지원 방안과 각종 특검법을 들고 와 대통령에게 ‘우리가 총선에서 이겼으니 받아라’ 해서 받을 수도 없지만 받는다고 협치도 아니다. 우리나라 정치에는 2개의 민의(民意)가 존재한다. 대통령을 선출한 민의와 국회를 선출한 민의다. 두 민의가 시간차를 갖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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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대표가 전 국민 25만 원 지원 방안과 각종 특검법을 들고 와 대통령에게 ‘우리가 총선에서 이겼으니 받아라’ 해서 받을 수도 없지만 받는다고 협치도 아니다. 우리나라 정치에는 2개의 민의(民意)가 존재한다. 대통령을 선출한 민의와 국회를 선출한 민의다. 두 민의가 시간차를 갖고 …
5월 첫 주는 중국 노동절 연휴와 일본 황금연휴가 겹치는 주간이다. 요즘 피부과나 성형외과는 연휴를 맞아 양국에서 몰려든 관광객들로 들썩이고 있다. 5∼10일간의 연휴 기간에 ‘송혜교 피부’나 ‘김수현 콧날’을 만든 뒤 신속 친절한 건강검진을 받고 한의원에 들러 1년 치 한약까지 지어…
국민연금 개혁이 깊은 늪에 빠진 듯하다. 최근 국민연금 공론화 조사에서 시민대표단 500명 중 56%가 ‘더 내고 더 받는’ 소득보장안을 선택했다. 다음 세대도 받을 수 있는 연금 개혁이라는 당초 목표에서는 더욱 멀어진 탓에 개혁안이 아니라 개악안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연금 개혁은 결…
인구가 감소하면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그렇다’이기도 하고 ‘아니다’이기도 하다. 지난달 23일 민간 연구기관인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이 개최한 포럼에서 이용만 한성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국의 가구 수 정점을 인구 정점 시기보다 20년 늦은 2039년으로 예측했…
《“우리의 요구가 충족될 때까지 시위를 중단하지 않겠습니다.” 4월 29일(현지 시간) 미국 수도 워싱턴 도심의 조지워싱턴대. 이 대학 광장인 유니버시티야드에서 백악관으로 이어지는 도로 ‘H스트리트’에는 100여 동의 텐트가 설치돼 있었다. 곳곳에서 녹색, 빨간색, 검은색으로 이뤄진 …
오방색 단청을 배경으로 서니 마치 화려한 팔색조가 된 것 같아요. 참새도 자신의 모습을 마음에 들어 하겠죠?―강원 고성 건봉사에서
《중세 미술의 총아라면 고딕 성당을 손꼽을 수 있다. 특히 파리 시테섬에 자리한 생트샤펠(Sainte-Chapelle) 성당은 우아함과 화려함에서 압도적인 미를 보여준다. 혹시 고딕미술이 고딕체 글씨처럼 딱딱하고 무미건조하다고 생각하면 완전 오산이다. 생트샤펠 안에 들어가면 화려하고 …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은 재선을 1년 앞두고 미국 노년층의 빈곤 문제를 대선 캠페인 주제로 삼고 고민했다. 집무실 메모장에 ‘노년 자원’ ‘빈곤’이라는 단어를 써 놨었다고 한다. 비극적 암살 이후 이 아이디어는 뒤를 이은 린든 존슨 대통령의 ‘Green Thumbs(원예·정원 가꾸…
한국을 방문한 외국 손님들이 오면 항상 서울 인사동에 들른다. 한국적인 기념품을 살 수도 있고, 전통차와 음식을 맛보기에도 좋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사동에는 내가 자랑스럽게 소개하는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한글로 된 간판이다. ‘Starbucks’나 ‘GS25’ 같은 영어로 된…
항구에서 홀로 그물 손질하는 노인의 손놀림은 빠르고 로봇처럼 정확했다. 무슨 물고기 잡는 그물이냐며 조심스럽게 말을 붙였다. 마을에서 최고령 어민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82세의 김 노인은 말동무를 만난 반가움 때문인지 계절별로 잡히는 물고기에 대해 한참을 설명했다. “가덕도는 겨울 대구…
요즘 골목책방은 ‘인스타 성지(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 사진촬영 명소)’가 된 곳이 많지만 책방 주인들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손님들이 책은 안 사고 근사하게 진열된 책들을 배경으로 사진만 찍고 가는 경우가 많아서다. 책방의 감성적이고 지적인 분위기를 소비하는 데 그치는 것이다. 또 …
윤석열 대통령이 집권 2년 만에 법률수석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민심을 제때 정확히 전달하고 정책 조정과 공직 기강, 정보 통합 역할을 하는 수석급 비서관 신설이 필요하다”는 것이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민정수석 폐지가 대선 공약이었던 점을 감안해 ‘민정수석 잔혹사’의 원인으로…
선거가 끝나고 각 정당과 후보들은 나름의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이 성적표는 지난 몇 년 동안에 대한 평가의 의미도 물론 있겠지만, 더 중요하게는 앞으로 다가올 정치 여정을 각 정당이 어떻게 꾸려갈 것인지에 대한 지침을 유권자들이 내렸다는 의미도 있다. 이 지면에서는 이번 선거가 여당…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을 놓고 두 번째 줄다리기가 시작됐다. 1년 4개월 전 막을 내렸던 첫 번째 판에서 ‘2년 유예’를 관철시켰던 정부와 여당은 이번에는 폐지를 들고나왔다. 대통령이 연초부터 직접 나서 공식화한 목표다. 반대편에 선 야당은 그때처럼 “예정대로 시행해야 한다”고 …
26일 올해 서울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 스물한 번째 순서로 열린 홍석원 지휘 광주시립교향악단 콘서트에서는 옛 소련 작곡가 쇼스타코비치의 피아노협주곡 2번이 첫 곡으로 연주됐다. 3악장에서 피아니스트 신창용의 두 손이 음계를 따라 빠르게 낮은음과 높은음을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웃음이 피…
축구 선수와 해설가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신문선 씨(66)는 인생 후반전엔 교단에 섰다. 그는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지난해 정년퇴임한 그는 요즘 ‘인생 3막’을 살고 있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인생 연장전’이다. 연장전에서…
어둠 속 한 줄기 빛 아래서 기도하는 수도자들일까요? 사실 해변 가로등 아래 관광객들이랍니다. 휴가로 구원 찾으시기를∼. ―베트남 다낭에서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르네상스 엘리트 처세서 ‘궁정인’ 발다사레 카스틸리오네(1478∼1529)가 쓴 ‘궁정인’은 마키아벨리의 ‘군주론’과 더불어 르네상스 양대 처세서로 꼽힌다. 카스틸리오네는 이탈리아 귀족 가문 출신으로, 여러 궁정에서 외교관으로 활동했다. 특히 구이도발도 공작을 섬기며 머물렀던…
이탈리아 움브리아주의 도시 아시시는 성 프란체스코의 고향이다. 그의 생가는 현재 성당이 되어 있는데, 아시시의 중심 광장 바로 근처에 있다. 생가의 입지가 보여주듯이 그의 부친은 상당한 부를 쌓은 상인이었다. 소년 시절 부유하고 방탕하게 살던 그는 출세를 동경하며 기사가 되어 전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