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희 첫 방일… 삼엄·파격·흥분

동아일보 입력 2010-07-21 03:00수정 2011-04-11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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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정부 특별기로 ‘007 호송’
숙소로 하토야마 별장 제공
日언론 헬기 동원 추적보도
대한항공(KAL) 858기 폭파범 김현희 씨(48·사진)가 1987년 11월 KAL기 폭파사건 이후 처음으로 20일 일본을 방문했다. 그는 23일까지 나가노(長野) 현 가루이자와(輕井澤)에 있는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총리의 별장과 도쿄에 머물면서 납북피해자 가족들과 면담한다.

20일 오전 4시경 일본 정부 특별기편으로 하네다(羽田) 공항에 도착한 김 씨는 일본 경찰의 삼엄한 경비를 받으며 서둘러 공항을 빠져나갔다. 혹시 있을지 모르는 테러에 대비해 경호원들이 우산으로 김 씨의 동선을 가리고 재빨리 차에 태우는 모습은 007작전을 방불케 했다. NHK 등 일본 언론은 헬리콥터와 차량을 동원해 김 씨가 탄 차를 추적 보도하면서 열띤 취재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김 씨는 방일 첫날에는 자신에게 일본어를 가르쳐준 다구치 야에코(田口八重子·북한 이름 이은혜) 씨의 장남 이즈카 고이치로(飯塚耕一郞·33) 씨와 친오빠 이즈카 시게오(飯塚繁雄·72) 씨를 만나고 이튿날인 21일에는 일본인 납북피해자의 상징적인 인물로 알려져 있는 요코다 메구미 씨의 부모를 만난다. 김 씨는 두 가족과 각각 1박 2일간 함께 숙박하면서 북한에서의 당시 생활을 소상히 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방일 중 나카이 히로시(中井洽) 공안위원장 겸 납치문제대책본부장과도 면담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김 씨의 숙박 장소로 당초 도쿄 내의 호텔을 검토했으나 경호 문제와 피해자 가족을 만날 장소로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하토야마 전 총리의 별장으로 정했다. 특히 김 씨가 피해자 가족에게 다구치 씨와 함께 북한에서 생활할 당시 즐겨 먹던 샤부샤부와 김밥 등을 직접 만들어 대접하고 싶다는 의향을 밝힌 점도 장소 결정에 영향을 줬다는 후문이다. 일본 언론은 김 씨가 이번 방일에서 요코다 씨에 관한 새로운 정보를 내놓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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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일본인 납치 문제의 사회적 관심이 증폭되길 바라는 일본 정부는 실정법을 어기면서까지 김 씨의 일본 방문을 도왔다. 일본 입국관리난민법에 따르면 국내외에서 1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형을 받은 사람(정치범 제외)은 입국할 수 없다. 1990년 3월 한국에서 사형 판결(같은 해 4월 특별사면)을 받은 김 씨는 입국이 애당초 불가능했다. 또 KAL기 폭파 범행 당시 김 씨는 일본인 명의의 위조 여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입국 즉시 용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북한과 일체의 교섭을 중단한 상황에서 납북자에 대한 간접적인 정보나마 얻을 수 있는 통로는 김 씨밖에 없다는 현실적 여건을 감안해 특별허가라는 정치적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김현희 일본 극비 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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