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정경원]농산물 수출, 인터넷쇼핑 적극 활용을

  • 입력 2009년 3월 20일 03시 00분


인터넷쇼핑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1년 3조3000억 원이던 인터넷쇼핑 판매액은 연평균 29.5% 증가해 2007년에는 15조8000억 원을 기록했다. 2006년에는 슈퍼마켓을 제치고 대형마트와 백화점에 이어 3대 유통채널로 자리 잡았다. 이 같은 성장세를 볼 때 지난해에는 20조 원을 돌파해 백화점과 2위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였을 것으로 보인다. 소매유통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7.4%(2006년 기준)를 기록했다. 미국의 2.8%, 일본의 2.9%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한마디로 인터넷쇼핑이 유통구조를 바꾸고 있다.

인터넷쇼핑 시장이 이처럼 성장을 거듭하면서 농수산물의 유통채널로도 각광받는다. 우리 농수산물만을 취급하는 우체국쇼핑의 경우 지난해 전체 매출액 1540억 원 중 인터넷쇼핑을 통한 매출이 756억 원으로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2007년 646억 원과 비교할 때 15%포인트 상승했다. 품목도 김 멸치 배 곶감 민속주 정육 등 7000종이 훨씬 넘어 전국에서 생산되는 거의 모든 농수산물을 만날 수 있다. 주문 즉시 배달이 이뤄지므로 신선도를 유지해 언제나 제 맛을 느낄 수 있으며 까다로운 품질 심사로 믿을 수 있다. 특히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직거래 구조여서 다른 소매 유통채널보다 가격이 싸다.

농림수산식품부도 지난달 농수산물만을 전문적으로 거래하는 인터넷쇼핑몰 ‘농수산물 사이버거래소’를 설립했다. 산지 생산자와 대형마트의 거래 같은 B2B(기업 대 기업)와 친환경농산물 B2C(기업 대 개인)를 중심으로 이뤄질 예정이라고 한다. 쌀 닭고기 돼지고기 가공식품 등 모든 농수산물을 거래하며 생산농가와 소비자가 안심하고 생산과 소비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줄 예정이라고 한다.

인터넷쇼핑은 농수산물의 수출채널로도 적극 활용될 수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보고서 ‘100억 달러 농식품 수출을 위한 과제’에 따르면 2007년 농식품 수출액은 37억6000만 달러로 세계 식품 교역규모의 0.3%에도 미치지 못한다. 일본 중국을 비롯해 대만 동남아 인도 등 세계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식품 소비시장과 인접해 있는 이점을 고려할 때 턱없이 낮은 수치다. 따라서 신뢰할 수 있는 상품 공급과 체계적인 배송을 구축한다면 인터넷쇼핑이 수출 활성화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특히 중화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시장은 수입식품 시장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고, 가격보다 품질을 중시하는 고급 수입 농식품의 소비계층이 늘고 있다. 고급화 마케팅 전략으로 한국 식품의 차별화된 이미지를 구축한다면 한류를 타고 급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아울러 연 1400만 명의 중국인이 찾는 쇼핑의 천국 홍콩도 빼놓을 수 없는 지역이다. 우정사업본부는 최근 홍콩 우정청과 인터넷쇼핑 연계 서비스를 체결해 두 나라의 우체국쇼핑을 통해 상대 나라의 상품을 구입할 수 있게 했다. 김 미역 인삼 반찬류 등 우리 대표적인 농수산물 25종을 홍콩 현지에서 인터넷쇼핑으로 주문해 식탁에 올리는 일이 가능해진 것이다. 6월에는 품목이 확대돼 더 많은 우리 농수산물을 홍콩으로 수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반기에는 프랑스와도 연계 서비스를 체결할 계획이어서 유럽에서도 현지 주문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쇼핑은 개방성과 편의성, 판매가격에서 경쟁력이 뛰어나다. 또 만 12세 이상 인터넷 이용자 중 절반을 약간 웃도는 55.8%(2007년 기준)만이 이용 경험이 있어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도 높다. 우리나라 농가 1인당 경지면적은 0.5ha로 세계 139위라고 한다. 이처럼 어려운 현실이 우리 농어업의 현주소이긴 하지만 인터넷쇼핑 대응전략에 따라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정경원 지식경제부 우정사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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