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맞는 투구폼 찾으면 시속 10km는 너끈히 올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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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야구연구소’ 차명주 대표
몸에 센서 붙인 뒤 입체적 분석… “부상 요인 있는지도 파악 가능”

차명주 대표(왼쪽)가 서울 서초구 6.3야구연구소에서 3차원(3D) 투구 분석 시스템으로 측정한 기자의 투구 동작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차명주 대표(왼쪽)가 서울 서초구 6.3야구연구소에서 3차원(3D) 투구 분석 시스템으로 측정한 기자의 투구 동작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측정된 스트라이드 거리는 113.3cm입니다. 통상 키(178cm)의 80∼90%가 이상적인 스트라이드라고 했을 때 한참 부족한 숫자죠. 보폭이 좁다 보니 공을 던질 때 뒤쪽(오른쪽) 다리로 힘을 실어주지 못하는 거예요.”

모니터 속 기자의 투구 분석 결과를 바라보는 날카로운 눈매는 프로 마운드에 서던 왕년의 선수 시절을 떠올리게 했다. 글러브를 끼던 오른손은 이제 마우스를 쥐고 있었다. 최근 서울 서초구 6.3 야구연구소(6.3 Baseball Institute)에서 만난 차명주 대표(44) 이야기다.

2001∼2003시즌 프로야구 홀드왕 출신인 차 대표가 지난달 연구소를 연 건 정밀한 투구 분석을 통해 자신의 몸에 맞는 투구 폼을 찾아내고 동시에 부상을 예방하자는 취지다. 2006년 은퇴 이후 줄곧 재활 전문가의 길을 걸어온 차 대표는 그 실력을 인정받아 201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트레이닝 코치, 한국야구위원회(KBO) 육성위원 등을 맡았다.

차 대표는 “연구소 이름 앞에 6.3을 붙인 건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특성을 살려 안정화된 투구 폼을 찾는다면 적어도 구속을 시속 6.3마일(약 10km)은 올릴 수 있다는 의미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현재 폼이 부상 위험에 노출돼 있는지도 분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소에는 미국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 볼티모어 등에서 25년간 트레이너 생활을 한 기도 반 라이스겜 오리건주립대 겸임교수를 비롯해 홍정기 차의과대 스포츠의학대학원장, 이기광 국민대 스포츠산업대학원 교수 등도 자문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연구소에 설치된 3차원(3D) 투구 분석 시스템은 자신의 몸에 맞는 투구 폼을 찾아주는 도구다. 손목, 팔꿈치, 무릎 등 투구할 때 주로 쓰는 관절 등 39곳에 붙인 센서의 움직임을 8개 방면에 설치된 초고속 카메라(초당 250회)로 촬영해 투구 동작을 정확히 담아낸다. 차 대표는 “단순히 카메라 영상으로 움직임을 보는 것과 달리 프로그램을 통해 각 신체 부분의 움직임, 속도, 관절각의 변화량 등을 수치화해 파악할 수 있다. 어린 선수들에게 자신의 몸에 맞는 투구 동작을 제시하는 동시에 자체 데이터를 축적해 의미 있는 연구 결과를 만드는 것이 연구소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설명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6.3 야구연구소#차명주#투구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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