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이 아파도, 변비로 배아파도…구급대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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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18일 16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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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급차 24시
(박제균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11월 18일 동아 뉴스 스테이션입니다.
구급차는 위급한 환자를 병원까지 빨리 옮기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비응급 환자들이 너무 많이 이용하다보니 정작 응급환자들은 제때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현수 앵커) 출동 중에 아무리 사이렌을 울려도 길을 터주는 운전자들이 많지 않다고 하는데요. 영상뉴스팀 신광영 기자가 직접 구급차를 타고 24시간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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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음)
"감사합니다. 광명소방서 입니다. 구급차가 필요하신 거예요? 철산급차, 철산급차 구급출동 광명7동 41-324번지"
출동 명령이 떨어지자 구급대원들이 구급차에 올라탑니다.
하지만 소방서 앞에서부터 도로 진입에 애를 먹습니다.
사이렌을 켜도 길을 터주는 운전자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1t 트럭을 개조해 구급 장비를 가득 싣다보니 차의 무게는 3t 정도.
움직임이 둔해 앞차와 간격이 생기면 주변 차량들이 그 틈을 파고듭니다.
(인터뷰) 이용 대원 / 광명소방서
"갑작스런 끼어들기 같은 경우에 급정거로 인해서 뒤에 있는 환자분이 다칠 수도 있거든요."
좁은 골목에 불법 주차된 차들이 늘어서 있을 땐 거북이 운전을 합니다.
맞은편에서 차가 오면 시간이 더 지연됩니다.
출동 11분 만에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입술이 찢어졌다는 신고였지만 상처를 보니 입 주변 1cm정도가 가볍게 베였습니다.
(인터뷰) 방소은 응급구조사 / 광명소방서
"어머니 입장에선 이해가 되지만 경미하게 열상이 있다거나 단순히 이빨이 아파서 신고하는 분들이 계시거든요. 그런 분들이 계실 때는 응급환자들이 이용을 못하기 때문에 자제를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어린이환자를 응급실에 후송하고 돌아오는 길 또 한 건의 신고가 들어옵니다.
급하게 차를 돌려 출동했지만 이번에도 응급상황은 아닙니다.
(현장음)
"변비약 먹고 배 아픈 거 알면서 왜 번번이 119를 부르는 거야. (할아버지 병원 가실 거예요, 안 가실 거예요") 병원 갈건 지 안 갈건 지 지금 묻잖아. (그럼 저희 그냥 가도 되죠?) 벌써 몇 번째야 미안해요."
10일 하루 광명소방서의 구급차 출동은 38건. 하지만 호흡곤란 등 응급출동은 7건에 불과했습니다.
지난해 전국의 119구급대 이용자 중 비응급 환자의 비율은 65%였습니다. 한 사람이 구급차를 '자가용'처럼 이용해 5년 간 200여 회나 탄 어처구니없는 사례도 있습니다.
(인터뷰) 신종훈 서장 / 광명소방서
"구급대원이 응급과 비응급을 판단할 권한이 없기 때문에 신고가 오면 무조건 출동합니다."

응급 환자라도 보호자가 특정병원을 요구하면 아무리 먼 곳이라도 갈 수 밖에 없고 그 사이 신고가 들어올 경우 출동을 할 수 없습니다.
(인터뷰) 신동민 교수 / 충주대 응급구조학과
"외국의 경우 구급차가 유료로 운영되기 때문에 비응급 환자는 잘 타지 않구요. 응급환자에게 집중해서 보다 질 좋은 서비스를 할 수 있습니다."
위급한 환자를 가까운 병원에 신속하게 옮기는 일은 119 구급대의 기본입니다. 하지만 구급대원들이 그 원칙을 지키기 위해선 구급차 이용객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합니다.
동아일보 신광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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