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신자 입양…‘된다’ ‘안된다’ 논란 가열

  • 입력 2006년 1월 31일 15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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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박찬숙(朴贊淑) 의원이 지난 29일 발의한 독신자에게도 입양을 허용하는 내용의 ‘입양촉진 및 절차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을 놓고 인터넷에서 격론이 벌어지고 있다.

개정안은 입양을 원하는 사람의 자격요건 중 ‘혼인 관계에 있는 사람으로 한정된 양부모(養父母)’ 부분에서 혼인 관계 여부를 제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즉 혼인을 하지 않은 독신자에게도 입양을 허용하자는 것.

박 의원은 “2020년이 되면 1인 가구가 전체의 21.5%를 차지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양친 자격을 기혼자로 한정한 것은 시대 흐름에 맞지 않으며 국내 입양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입법 취지를 설명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누리꾼들은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올리며 찬반 난상토론을 벌이고 있다.

“독신자라고 해서 입양을 제한할 이유는 없다”는 주장이 우세한 가운데 “우리나라의 일반적 상황을 고려해볼 때 아직은 시기상조다”는 비판이 맞서고 있는 형국.

‘namsa97’은 “본인이 원하면 누구나 아이를 키울 수 있다”며 “물론 입양자의 경제력과 인성 등을 검토해야하지만 우리도 전통적인 가족개념을 벗어나 선진국처럼 다양한 가족 형태를 인정해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lhj2118’은 “아이가 없는 부모든 독신자든 고아가 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입양하는 것은 올바른 일”이라며 “외국으로 아이를 보내는 것보다 국내 독신자에게 입양을 허락하는 게 백번 좋은 것 아니냐”고 말했다.

‘southblte’도 “우리나라와 비슷한 생활수준을 가진 유럽국가로 입양 돼가는 한국아이들을 보면 가슴 아팠다. 한국인 해외 입양율을 줄이는데 일조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반면 “반쪽 부모 밑에서 자라야하는 아이의 입장을 생각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dcchoi00’은 “독신자의 입양은 아이의 교육환경에 부정적인 면이 많을 것”이라며 “아이의 장래를 고려한다면 정상적인 가정에서 아이를 입양하는 사회풍토를 만들어야지 편모나 편부입양은 감성적인 방안”이라고 반대했다.

‘myfile007’도 “아이는 정상적인 부모 밑에서 행복하게 자라야 한다. 독신자들이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자신들의 욕심만 채우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저출산’, ‘아동학대’등을 우려하기도 했다.

“너도나도 혼자 살며 아이를 키우고 싶어 할지 모른다. 혼인율과 출산율만 떨어지는 것 아니냐”(youngpopeye) “일부 사람들은 앵벌이 등 아동학대를 목적으로 아이를 입양할 수도 있다” (ariad)

일부 누리꾼들은 “독신자 입양 허용을 위한 자격기준에 대해 토론해보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bigbinder’은 “엄격한 기준과 제한이 따른다면 독신자라고 해서 특별히 제한할 이유는 없다”며 “토론을 통해 입양자의 완벽한 자격기준을 만들어 희생당하는 입양아가 없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아동입양 기관인 홀트아동복지회의 염미영 과장은 “독신자도 조건만 갖춘다면 충분히 입양을 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친부모들이 선뜻 독신자들에게 아이를 주려 하지 않고 특히 국내 입양이 어려운 신체장애아까지도 키울 수 있는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염 씨는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입양 당시뿐만 아니라 성인이 될 때까지의 전 과정을 책임지는 것”이라며 “독신자들은 아이가 안정된 환경에서 어려움 없이 자랄 수 있는지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수연 동아닷컴 기자 si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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