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꾼은 공산주의자보다 더 악질인 듯싶다. 인민을 공산주의자로 개조한다고 수십 년 세뇌시킨 북한이지만 사기꾼은 갈수록 더 늘어난다. 물론 수법이야 남쪽사람에겐 식상하겠지만. 북한이 나름대로 시스템을 유지하던 1980년대 ‘북한판 박인수’ 사건이 항간의 화제가 됐다. 일개 노동자가 …
평양에서 애견을 데리고 산책을 나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보안원이 “이봐 동무, 혁명의 수도에서 개를 데리고 한가롭게 다니다니” 하며 호통을 치진 않을까. 지나가는 뭇 시선이 부럽게 쳐다보진 않을까. 답은 “아무 일도 없다”이다. 남쪽의 상상과는 사뭇 다르게, 애견 문화는 서울과…
북한 나진특별시 시내 중심 광장은 요즘 김일성·김정일 동상 건립 막바지 공사로 분주하다. 김일성 생일인 4월 15일 ‘태양절’을 계기로 성대…
북한군이 스스로 와해되고 있다. 이를 증명하는 가장 대표적인 현상이 군관들의 ‘탈군(脫軍) 바람’이다. 먹고살기 힘든 데다 김정은 시대 들어 군 생활은 더욱 고달파지니 사회에 빨리 나가 돈 버는 것이 최선이라 인식하는 것이다. 연대장쯤 되면 나이가 있기 때문에 정년까지 버티려고…
남쪽에 처음 와서 ‘남이나 북이나 사람 사는 게 똑같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때는 쉬는 시간이었다. 직장 한쪽 구석에 몰려가 남자끼리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아무개는 오늘 왜 저러는 거야” “아무개 상사는 또 왜 저런대” 하며 뒷소리를 하는 것은 남북이 어찌 그리 똑같은지…. 하지만…
북한에서 석 달 넘게 계속되는 에볼라 방역 소동을 보면 내가 더 황당해진다. 북한은 지구상에서 가장 고립되고 폐쇄적인 나라인 데다 에볼라 발병지인 아프리카 기니와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에서 제일 멀리 있다. 이웃 13억 인구의 중국도 조용하고, 한국과 일본 등 주변국도 무탈한데 유…
신동혁.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해 9월 면담한 뒤 “북한 인권탄압을 알리는 산 표본”이라고 했던 탈북 청년이다. 신 씨의 증언을 쓴 책 ‘14호 수용소 탈출’은 북한 인권 상황을 전 세계에 알리는 대표적 저서가 됐다.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통과에도 신 씨의 증언이 기여한 바가…
김정은이 설날 첫 방문지로 평양육아원과 애육원을 찾아 눈물 흘리는 모습을 보며 나는 노동당 선전부서의 녹슬지 않은 치밀함에…
김정은 집권 3년간 북한이 어떻게 변하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에게 올해 기자가 입수한 북한 정보 중 가장 놀라운 소식을 전한다. 몇 달 전 평양에 국가가 운영하는 주택거래소가 화려한 준공식도, 보도도 없이 조용히 문을 열었다. 이 소식은 지금까지 외부에 전혀 알려지지 않고 있다. …
평양에도 유치원이 있다. 그런데 유치원 입학식이 끝나면 신입생은 한동안 교양원(교사)들의 이런 질문에 대답해야 한다. “철수 어린이, 아침에 뭘 먹었어요? 영희 어린이는?” 이것은 일종의 호구조사다. 아침 식사로 뭘 먹었는지 며칠만 조사하면 그 집 생활수준을 알 수 있다. 이…
한국에 처음 와서 밤늦게까지 독수리 타법으로 타자 연습을 하던 때가 어제 같은데 벌써 12년이 흘렀다. 방에 틀어박혀 혼자 인터넷을…
평양에서 김정은 암살 시도가 있었던 날은 2년 전인 2012년 11월 3일이었다. 이날 김정은의 일정은 완공을 앞둔 평양 문수거리 복합편의시설 류경원과 인민야외빙상장, 롤러스케이트장을 시찰하는 것이었다. 이 시설들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몇십 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하지만 당…
4일 인천공항에 내린 최룡해의 얼굴은 황병서 김양건에 비해 밝지 못했다. 기자의 질문에도 고개를 끄덕이며 건성으로 받았다. 경호 속에 앞서 가는 황병서의 뒤통수를 바라보며 최룡해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불과 5개월 전만 해도 황병서가 갖고 있는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군 총정치국장 …
카타르에 간 북한 건설노동자 이북남(가명) 씨. 수만 리 타향에서 땀을 비 오듯 흘리며 그가 하루 14시간씩 고된 노동을 버티는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해서다. 북한에서 간부가 되면 뇌물로 더 많은 돈을 챙길 수는 있지만 아무나 간부가 될 수 있는 건 아니다. 승진의 희망을 버린 북한…
“김정은에게 미친 짓 좀 그만두라 하고 싶습니다. 자기는 어린 나이에 장가가서 고운 여자 데리고 부화방탕하게 살면서 남들보곤 아까운...
“100원 떼먹은 놈은 자기비판하고 1000원 떼먹은 놈은 호상비판을 하며, 만 원을 떼먹은 놈은 주석단에 앉아 회의를 집행한다.” 북한 사람…
‘북한 상류층의 외모나 행색은 중국 베이징이나 상하이의 상류층과 구별하기 어렵다. 그들이 호화생활을 누릴 수 있는 외화를 어떻게 손에…
올봄 북한군 부총참모장 오금철에게 김정은 앞에서 전투기를 타달라는 ‘청’이 전해졌다. 당시 오금철은 상장에 불과했지만 북한군에선 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