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하 기자의 서울과 평양사이]산 고슴도치에서 핵 ‘가시’ 뽑기
북한 TV에서 최고 인기 만화 시리즈는 ‘소년장수’, ‘다람이와 고슴도치’이다. 이 만화가 방송될 때는 거리에서 아이고 어른이고 찾아보기 힘들다. ‘소년장수’는 고구려시대 소년장수 ‘쇠메’가 외적들을 물리친다는 내용으로, 1997년에 50부로 끝났다. 그런데 재작년 김정은이 10…
- 2016-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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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TV에서 최고 인기 만화 시리즈는 ‘소년장수’, ‘다람이와 고슴도치’이다. 이 만화가 방송될 때는 거리에서 아이고 어른이고 찾아보기 힘들다. ‘소년장수’는 고구려시대 소년장수 ‘쇠메’가 외적들을 물리친다는 내용으로, 1997년에 50부로 끝났다. 그런데 재작년 김정은이 10…
남쪽에 막 왔을 때, 그러니까 대략 15년 전쯤 만든 나의 첫 e메일 아이디는 ‘tongil2018’이었다. 나름 고민을 많이 해 만들었다. 일단 통일은 나뿐만 아니라 모든 탈북자에게 최대의 소원이다. 나에겐 고향에 갈 수 있는 날이 통일이다. 탈북자가 북에 갈 수 있을 정도로 남…
“탈북민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할 수 있는 좋은 사업이 뭘까요. 아이디어를 구합니다.” 보통 이런 회의가 열리면 흔히 나오는 아이디어가 하나 있다. “탈북민은 한국 물정을 잘 모르니 우리가 가서 일대일로 조언을 해주는 멘토링 사업이 어떨까요.” 취지도 좋고, 진행하는 데 …
요즘 북한 매체들은 지난달 평양 대동강변에 건설한 미래과학자거리와 과학기술전당을 두고 세상에 내놓고 자랑할 만한 것들이라고 입이 마르게 자랑하고 있다. 북한 입장에선 충분히 그럴 만하다고 생각한다. 내 보기에도 건물들이 크고 외관도 그럴듯했다. 이 거리를 건설하느라 전 국민은 물론 해…
평양의 부잣집 아들이 데이트 코스를 정한다면? 선택 확률이 높은 곳은 평양 중심부인 중구역 보통문동이 아닐까 싶다. 이곳엔 북한 최대 실내 체육관인 평양체육관이 있는데, 비싼 유료 탁구장, 정구장, 당구장...
북한의 해외 ‘외화벌이 전사’들이 지금처럼 죽겠다고 아우성친 적은 일찍이 없었다. 반면 북한에선 외화벌이에 파견해 달라고 자원한 사람들이 그 어느 때보다 많아졌다. 모순적 풍경이다. 북한은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 행사를 ‘성대히’ 치르느라 기진맥진해 있다. 외화보유액은 바닥이…
이보게, 젊은이. 여기가 헬조선 맞나. 목숨 걸고 찾아왔더니 하필 지옥이라니…. 왓다헬! 뭐 이런 경우가 다 있나. 음(끄덕끄덕)…. 듣고 보니 참말 같구먼. 그럼 나와는 반대로 헬조선을 탈출해 북조선에 한번 가보실 텐가. 아무렴 지옥보다 못하려고. 한번 들어나 보고 판단해 보…
추석이면 저도 모르게 구글어스를 엽니다. 10년 전쯤부터 그랬던 것 같습니다. 상업적으로 도움이 안 돼서인지 북쪽 지도는 몇 년에 한 번 업그레이드되는 것 같습니다…
장성택의 목을 친 김정은의 칼끝이 다음엔 누굴 겨눌까. 지난해 초반 나는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을 지목했다. 김원홍은 고위층들의 구린 약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 점 때문에 노동당 조직지도부나…
남한에서 송출되는 대북 확성기 방송이 들리는 북한 지역 10km 범위 안에는 완전히 상반되는 두 종류의 북한군 병사들이 근무한다. 출신 성분이 가장 좋은 간부 자녀들과 출신 성분이 가장 안 좋은 노동자 농민의 자녀들이다. 간부 자녀들은 군사분계선(MDL) 비무장지대 2km 정도 구…
“최룡해까지 처형될 뻔했다.” 최근 탈북한 북한 고위 인사가 김정은…
1999년 6월 15일 제1연평해전 때 나는 북한 인민이었다. 전투가 끝난 뒤 북한 사회를 사로잡았던 복수의 정서를 직접 경험했다. 뒤늦은 이야기지만 “남쪽 애들에게 당한 것을 무조건 되갚아줘야 한다”는 당시 북한의 격앙된 분위기를 한국 군부가 알았다면 미리 교전수칙을 바꾸어 이후 희…
“어, 곱등어(돌고래)가 살아 있네.” 화면을 되돌려 봐도 분명 곱등어가 맞았다. 미국 CNN 방송이 지난달 평양에 들어가 찍어온 영상 중에는 능라인민유원지 곱등어관의 모습도 담겨 있었다. 지난해 말 한국의 일부 언론에서는 김정은이 야심 차게 만든 곱등어관에서 스파르타식 훈련과…
“이 자는 당의 신임을 저버리고….” 북한에선 제일 끔찍한 말이다. 장성택, 현영철을 포함해 숙청된 북한 간부들의 판결문에는 꼭 신임을 저버렸다는 ‘죄명’이 붙는다. 이 말은 이렇게 해석할 수 있다. “김정은이 너를 핵심 통치 계층에 뽑아주었는데, 이제 더 믿지 못하겠으니 죽이…
사기꾼은 공산주의자보다 더 악질인 듯싶다. 인민을 공산주의자로 개조한다고 수십 년 세뇌시킨 북한이지만 사기꾼은 갈수록 더 늘어난다. 물론 수법이야 남쪽사람에겐 식상하겠지만. 북한이 나름대로 시스템을 유지하던 1980년대 ‘북한판 박인수’ 사건이 항간의 화제가 됐다. 일개 노동자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