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날씨/8월 27일]귀 쫑긋 세운 달개비 꽃
아파트 빈터 수줍게 핀 달개비 꽃. 닭장 옆에서 잘 자라는 닭의장풀. 문득 피었다가, 금세 져버리는 하루살이꽃(day flower). 선비들이 ‘꽃이 피는 대나무’라며 어여뻐하던 꽃. 무성한 풀밭에서 까치발로 선 깜찍한 꽃. 하늘하늘 가녀린 줄기에 귀 쫑긋 세운 꽃. 어머니 남
- 2010-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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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빈터 수줍게 핀 달개비 꽃. 닭장 옆에서 잘 자라는 닭의장풀. 문득 피었다가, 금세 져버리는 하루살이꽃(day flower). 선비들이 ‘꽃이 피는 대나무’라며 어여뻐하던 꽃. 무성한 풀밭에서 까치발로 선 깜찍한 꽃. 하늘하늘 가녀린 줄기에 귀 쫑긋 세운 꽃. 어머니 남
“‘인생은 짧다’고 실없이 옮겨 본 노릇이/오늘 아침 이 말은 내 가슴에다/화살처럼 와서 박혔습니다/… 연인들이여 인색할 필요가 없습니다/적은 듯이 지나 버리는 생의 언덕에서/아름다운 꽃밭을 그대 만나거든/마음대로 앉아 노니다 가시오.”(노천명의 ‘추풍에 부치
TV로 공포영화를 볼 때 너무 무서워 보기 싫은데도 가족들의 시선 때문에 참아야 하는 순간이 생긴다. 주인공이 가지 말라는 장소에 가거나 주인공 여자친구가 옷을 갈아입는 장면이 나오면 곧 피가 튀는 장면이 나온다는 암시다. 대비하고 있다가 슬쩍 눈을 돌린다. TV를
비가 오는 날에도 야구장을 찾는 야구팬이 많다. 비가 오는 날에는 야구장 내 먹을거리 문화가 달라진다. 술은 반입금지지만 몰래 팩 소주를 가지고 들어와 오징어와 먹으면 화창한 날보다 맛이 2배 좋다고 한다.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다면 맥주에 통닭이나 족발을 싸와서 먹
요즘 시골에서는 고추 말리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잘 익은 열매 위로 뙤약볕이 가득하겠지요. 농부들은 혹 소나기라도 내릴까 틈틈이 하늘을 점검하는 일도 잊지 않습니다. 햇볕에서 바짝 말린 올해 태양초는 지난해보다 품질이 더 좋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올여름 일조량
처서를 며칠 앞두고 느닷없는 폭염주의보. 아열대기후의 본때를 보여줄 기세로 늦더위의 심술이 그치지 않는다. 남태평양 사이판이나 괌에서 부는 열풍을 맞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 야자수가 길거리에서 아무 탈 없이 자라는 모습도 흔한 풍경. 열대야에 지쳐 언뜻 잠이 들
포도. 과일의 여왕. 다산(多産)의 상징. 첫 포도를 따면 집안의 맏며느리에게 맨 먼저 먹였다. 전 세계 과일 생산량의 3분의 1을 차지. 하얀 것이 많을수록 달다. 포도송이는 위쪽이 달고, 아래쪽으로 갈수록 시다. 아래쪽을 먹어본 뒤 고른다. 식초 몇 방울 떨어뜨린 물에
여름의 막바지, 여전히 후덥지근하긴 하지만 아침저녁 바람은 부쩍 선선하다. 전형적인 여름옷 차림의 사람들 속에서 언뜻언뜻 얇은 긴팔 셔츠와 가을을 연상시키는 색깔의 옷도 눈에 띈다. 아침 출근길, 옷장 속 가을 옷을 만지작만지작거리는 여심(女心)은 문뜩 훌쩍훌쩍
함께 사는 강아지가 아파서 동물병원을 다니고 있습니다. 나름대로 ‘독립적인’ 멍멍이였는데,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그런지 자꾸 졸졸졸 따라다니고 안아달라고 해요. 수의사 선생님 말씀이 “아플 때 간혹 어린 시절에 하던 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네요. 아침 출
연이어 게릴라성 폭우가 내리면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뜻하지 않은 소나기가 쏟아지면 우선 축대 담장이 무너질 위험은 없는지, 거센 바람에 날아갈 물건은 없는지 확인한다. 운전할 경우에는 물에 잠긴 도로를 피하고 저단기어로 운행하는 것이 좋다. 번개가 치면 우산
휴가를 다녀온 후 오히려 몸이 더 힘들다는 속칭 ‘휴가 후유증’을 겪는 사람이 많다. 아침마다 가벼운 맨손체조를 하고 일하는 도중 틈틈이 스트레칭을 해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자. 점심식사 후 햇볕을 쬐면서 가볍게 산책하는 것도 좋다. 휴가 기간에 몸무게가 불어났다
열대야를 몰아내는 장대비. 오랜만에 맛보는 시원한 공기. 단잠을 깨면 장대비가 후드득 후드득. 골목 앞을 지나가는 자동차들의 3단 와이퍼가 드르륵 드르륵. 우산 하나 들고 나란히 걷는 연인들. 하지만 비 그치면 가마솥 열기. 빗속의 풍경도 바람처럼 사라진다. 올여름
음력 칠월 초나흘. 밤하늘에 걸린 고운 눈썹 달. 소녀의 손톱 끝에 뜬 ‘손톱 달’. 날아갈 듯한 ‘버선코 달’. 팽팽하게 당겨진 ‘활시위 달’. 탱자나무 울타리에 걸린 시퍼런 ‘낫 달’. ‘얼마나 배고픈지, 볼이 움푹 파여 있는, 심연을 알 수 없는 밥그릇 같은 모습으
‘여름에는 저녁을/마당에서 먹는다/초저녁에도 환한 달빛//마당위에는/멍석/멍석위에는/환한 달빛/달빛을 깔고/저녁을 먹는다’(오규원의 ‘여름에는 저녁을’ 중) 오랜만에 테라스 있는 카페에서 저녁을 먹었다. 더위가 밀어내 할 수 없이 밖으로 나왔는데 여름밤은 예기
“너무 더워요. 시원한 음악 들려주세요.” 심야 라디오 프로그램에 이런 사연이 끊이지 않네요. 덕분에 어둠 사이로 스며드는 잔잔한 멜로디 대신 쿵작쿵작 흥겨운 노래를 한밤에 듣곤 합니다. 이 여름은 언제까지일까요. 늘 아침 일찍 달리기나 자전거 타기를 빠뜨리지 않
말복도 지났다. 휴가 ‘극 성수기’도 한풀 꺾였다. 그럼에도 우리의 목을 죄는 무더위는 왜 사라지질 않는 걸까. 엊그제 먹은 말복 삼계탕 속 닭이 비웃기라도 하듯 폭염특보는 오늘도 계속된다. 설상가상인 걸까, 오늘 오후 제주 지역을 시작으로 태풍마저 우리를 괴롭힌
‘깃털처럼 가볍지만/때론/바위처럼 무겁단다//시냇물처럼 즐겁지만/얼음처럼 차갑기도 해//들꽃 향기에도/와르르 무너지지만/천둥 번개에도/꿈쩍하지 않아//순한 양이다가/고삐 풀린 망아지처럼/가끔 나를 쩔쩔 매게 하는 것’(이혜영의 ‘마음’ 중) 똑같은 하늘을 보고
무더위 속에 맞는 입추(立秋). 여름이 지나고 가을의 초입을 알리는 절기라지만 열대야는 수그러들지 않는다. 벼가 한창 익어가는 때라 맑은 날씨가 이어져야 풍년을 맞는다. 조선 시대에는 입추가 지나 비가 닷새 이상 내리면 비를 멎게 해달라는 기청제(祈晴祭)를 올렸다.
얼음 동동 뜬 수박화채. 붉은 수박 속살에 오미자 물과 꿀 넣고 잣을 띄운 천연 과일주스. 사르락 사르락 입 안에서 눈 밟는 소리. 머릿속까지 시원 새콤. 수박은 글자 그대로 ‘물의 덩어리’. 꼭지가 싱싱하면 속이 잘 익었을까? 꼭지는 줄기일 뿐. 꼭지가 있으면 이곳을
‘우산 없이 비 맞는 게 좋아.’ 내리는 비에 우산을 펴다 문득 떠오른 그 말. 여전히 이해할 수 없어 조용히 마음만 일렁인다. 이제 그 이유 물어볼 수도 없는데 비에 젖은 그 친구 뒷모습만 아른거린다. 더는 볼 수 없다는 건 차라리 받아들일 수 있다. 가장 가깝다 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