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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재현 기자의 망연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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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재현 기자의 망연자실]굴종의 단절, 폭력만이 답인가

    “영원히 여성적인 것이 우리를 구원한다.” 괴테의 ‘파우스트’ 마지막 문장이다. 프랑스의 철학자 에마뉘엘 레비나스는 이 여성적인 것의 본질을 타자성(他者性)으로 풀어냈다. 물론 남성중심적 사고란 비판이 따르겠지만 그는 여성적인 것을 상처 입을 가능성과 이해 불

    • 2011-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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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재현 기자의 망연자실]희비극 넘나드는 욕망의 호수

    러시아 극작가 안톤 체호프의 장막극은 드라마틱하지 않다. 극적인 사건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일어난다 해도 그 사건이 다 지나간 뒤 씁쓸한 후일담으로 전해질 뿐이다. 등장인물 중에 괴짜는 있어도 영웅이나 악당은 없다. 대부분 끊임없이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고 신

    • 2011-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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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재현 기자의 망연자실]‘박근형표 햄릿’ 묵직하고 정직한 울림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박근형 씨는 2000년대 한국 연극계의 에이스다. ‘청춘예찬’ ‘경숙이, 경숙이 아버지’ ‘너무 놀라지 마라’로 이어지는 그의 창작극들은 야구에 비유하자면 방어율(비평)과 승수(흥행)에서 모두 놀라운 성취를 이뤄냈다. 비결이 뭘까. ‘정통파 투

    • 2011-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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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재현 기자의 망연자실]‘행복한 가정’… 그 위선의 아찔함

    종이에 손가락을 베었을 때의 아픔이 느껴졌다. 나를 베는 흉기가 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던 종이가 무방비의 속살을 파고들 때 상대를 못 찾아 속에서 맴도는 분노. 하얗게 질린 피부 사이로 배어 나오는 비릿한 피를 입으로 빨며 느끼는 아찔한 현기증. 창작극 ‘내가 까

    • 2011-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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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재현 기자의 망연자실]시시콜콜한 일상사가 이렇게 낯설다니…

    공연을 보고 난 뒤 관객들은 몸과 마음이 따로 노는 이율배반적 반응에 당황한다. 몸은 1시간 공연 내내 배우들이 반복을 거듭하던 동작을 따라 하지 못해 안달을 부린다. 마음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나누는 21세기적 인간차별 앞에 침묵하던 자신의 비겁함을 되새김질하기

    • 2011-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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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재현 기자의 망연자실]심장에 콕 박히는 추억의 영상발라드

    시인 최두석은 ‘노래와 이야기’라는 시에서 이렇게 읊었다. ‘노래는 심장에, 이야기는 뇌수에 박힌다’고. 이에 따르면 노래하는 이야기로서 뮤지컬은 마땅히 심장과 뇌수의 결합을 꿈꿔야 한다. 하지만 어떤 뮤지컬은 애당초 이것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20일 서울 종

    • 2011-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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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재현 기자의 망연자실]고달프고… 안쓰럽고… 재일한국인 삶에 깃든 희비극

    《대지진이 일본 열도를 강타하기 이틀 전 서울을 대표하는 두 공연 무대에 한일 공동제작 연극이 나란히 올랐다. 하나는 한국 예술의전당과 일본 신국립극장이 공동 제작한 ‘야끼니꾸 드래곤’, 또 하나는 일본 극단 신주쿠양산박과 한국의 스튜디오 반이 공동 제작한 ‘해

    • 2011-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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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재현 기자의 망연자실]딸 죽인 총기난사범 어떻게 용서가…

    새로운 무용 작품, 특히 현대무용 작품을 볼 때 관객은 새로운 움직임을 만나길 기대한다. 5, 6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오른 LDP무용단 정기공연은 일상의 동작이나 자연의 움직임이 어떻게 무용으로 발효되는지를 보여주었다. 조지영 씨의 ‘

    • 2011-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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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재현 기자의 망연자실]산골 아비는 왜 딸에게 버림받나

    자식이 유아기 때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무의식적으로 품게 된다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에 대한 비판 중 하나는 정작 오이디푸스에겐 오이디푸스 콤플렉스가 없다는 것이다. 그리스 신화 속 오이디푸스는 갓난아기 때 버려진다. 따라서 유아기의 오이디푸스는 훗날 자신의 손

    • 2011-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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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재현 기자의 망연자실]정겨운 팔도사투리 - 차진 연기 소설서 길어올린 ‘한국적 신명’

    《설 연휴 기간을 장식한 공연 중 최고의 작품이었다. 1970년대 서울 변두리 한 지붕 아홉 가족이 아옹다옹 살아가는 이야기는 정겹고도 튼실했다. 경상 전라 충청 이북을 넘나드는 사투리의 향연을 펼친 배우들의 연기는 차지면서도 쫀득했다.》 요절한 작가 김소진의 자전

    • 2011-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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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재현 기자의 망연자실]‘보통사람’ 오이디푸스 무지의 십자가를 지다

    《무대는 어둡고 가팔랐다. 객석을 향해 삼각형 형태로 내려다보는 바닥은 11도 각도의 경사를 이뤘다. 발레전용 무대의 경사도가 7도임을 감안하면 지독한 급경사다. 게다가 무대 왼쪽으론 10m 가까운 높이의 절벽이 설치됐다. 그리스 비극의 코러스 역할을 맡은 5명의 배우

    • 2011-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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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재현 기자의 망연자실]천사도 악마로 대하면 악마가 된다

    극단 시월의 창단공연으로 국내 초연 중인 연극 ‘하카나’(요코우치 겐스케 작·김문광 각색·김영록 연출)는 일본 고대 도깨비 설화에 살을 붙인 작품이다. 10세기경 채록된 이 설화는 도깨비와 도박에서 이겨 정체불명의 미녀를 얻게 된 노름꾼의 허망한 이야기다. ‘천

    • 2011-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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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재현 기자의 망연자실]수컷들의 우정을 비틀다

    연암 박지원은 벗과 사귀는 것에 대해 많은 글을 남겼다. 그런데 그 글들은 한결같이 유교 경전에 등장하는 군자의 교우관계를 뒤틀어 풍자한 것이다. 예를 들어 ‘말 거간꾼들의 이야기’란 뜻의 ‘마장전(馬(장,제)傳)’에선 옛글에 등장하는 군자의 사귐이란 게 권세와

    • 2011-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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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재현 기자의 망연자실]세상 모든 이야기는 하나다

    첫 장면은 이상의 소설 ‘날개’를 닮았다. 밤마다 화장을 하는 아내 장미(김민선)는 술집에 나가 돈을 벌어오고 그에게 빌붙어 무위도식하는 남편 도연(김승철)은 아내를 기다리는 무료함을 글로 달랜다. 상황뿐 아니라 “왜 그런 눈으로 보시야요”식의 그들의 코믹한 말

    • 2011-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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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재현 기자의 망연자실]2010 공연속 인상적인 순간들

    《공연담당 기자로서 중요 작품을 빠짐없이 보고자 노력했지만 의욕을 따르기엔 족탈불급이다. 뒤늦게 소문을 듣고 작품을 보려 했지만 이미 끝난 경우도 있고, 같은 작품도 출연 배우에 따라 굴곡이 심한 경우도 있다. 따라서 개인적 관극(觀劇) 경험만으로 올 한 해 어떤

    • 2010-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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