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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을 갉아먹던 벌레가 가지에 걸린 달도 잎으로 잘못 알고 물었다 세상이 고요하다 달 속의 벌레
흙탕물은 아무리 흐려도 수심 위에 저녁별을 띄우고 흙은 아무리 어두워도 제 속에 발 내린 풀뿌리를 밀어내지 않
![[아침의 시]안도현, '적막' 전문](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03/08/29/6902427.1.jpg)
풀숲에 호박이 눌러앉아 살다 간 자리같이 그 자리에 둥그렇게 모여든 물기같이 거기에다 제 얼굴을 가만히 대보는 낮
![[아침의 시]함성호, '무지에 대하여' 중](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03/08/15/6901397.1.jpg)
숲을 지나 개울로 안개 속에서 어둠의 지혜를 배우고 새로운 무지가 밝아올 때까지 거기에 무엇이 있을까, 상상
![[아침의 시]신현림, '황사바람 부는 날' 중](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03/08/08/6900926.1.jpg)
오랜만에 사람들과 함께한 저녁 식사는 이 저녁에만 느낄 수 있는 따뜻함일지 몰라 얼굴에 젖는 촉촉한 어둠마
![[아침의 시]이영춘, '오늘 또 하루 삶' 중](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03/08/01/6900446.1.jpg)
난롯가에는 여전히, 주전자 속에는 여전히 부글부글 내 삶들이 들썩이는데 저만치 등 뒤에선 누군가 누군가가
![[아침의 시]강연호, '고요' 중](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03/07/25/6899993.1.jpg)
![[아침의 시]이기철, '아침언어' 중](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03/07/18/6899476.1.jpg)
아침만큼 자신만만한 얼굴은 없다 모든 선생이 거기 있기 때문이다 초록이 몸속으로 스며드는 아침 곁에서 사람을 기다
![[아침의 시]박정원, '바람이 불어와 너를비우고 지나가듯' 중](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03/07/11/6898984.1.jpg)
바람이 불어와 너를 비우고 지나가듯 매듭짓지 마라 있는 그대로 마음 그대로 너는 한 가닥 바람으로 영원 속에
![[아침의 시]박명용, '안개고 새일 뿐인가' 중](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03/07/04/6898469.1.jpg)
문을 열고 창 밖을 본다 꽃도, 나무도 심지어 선까지도 흔적 없는 녹은 새벽 안개 속에서 새 한 마리 허망한
![[아침의 시]김경미,'나는 좌절하는 것들이 좋다' 중](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03/06/27/6897896.1.jpg)
나는 좌절하는 자세가 좋다 바닥에 이마를 대고 유리창처럼 투명하게 뿌리의 세계를 들여다본 것들 마치 하늘에 엎
![[아침의 시]이상희, '대답' 중](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03/06/20/6897328.1.jpg)
그것은 대답이 아닐 것이다. 짐진 어깨를 잊지 말라고, 자기가 자기한테 들려주는 간절한 메아리일 것이다. m
![[아침의 시]강헌덕, '다림질' 중](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03/06/13/6896762.1.jpg)
![[아침의 시]김수용, '강가에서' 중](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03/06/06/6896212.1.jpg)
나같이 사는 것은 나밖에 없는 것 같다 나는 이렇게도 가련한 놈 어느 사이에 자꾸 자꾸 소심해져만 간다 동요
![[아침의 시]박태일, '그리움엔 길이 없어'](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03/05/30/6895757.1.jpg)
그리움엔 길이 없어 온 하루 재갈매기 하늘 너비를 재는 날 그대 돌아오라 자란자란 물소리 감고 홀로 주저앉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