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루비콘강’을 건넜다고 봐도 무방하다.” 최근 사석에서 만난 합참의장 출신의 한 예비역 장성이 일갈하듯 필자에게 건넨 말이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북한은 절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는 외신 보도에 대해 견해를 묻자 돌아온 답변이었다. 그는 …
합동참모본부에 대한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정감사가 열린 8일. 필자는 박한기 합참의장의 답변을 듣고 귀를 의심했다. 박 의장이 지난해 5월 북한이 폭파한 풍계리 핵실험장을 두고 “다시 살릴 수 있는 갱도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핵실험장 폭파 직후 청와대…
“안보에는 여야도, 보수진보도 없다.” 정치권에서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할 때마다 으레 인용되는 구절이다. 국민의 생명과 국가 안위가 직결된 안보 문제만큼은 정쟁이나 이념 대결의 도구로 삼아선 안 된다는 경구이기도 하다. 하지만 국방 안보현장을 취재하면서 그 원칙이 얼마나 지켜…
“뭐 어떻게 하겠습니까. 청와대에서 이렇게 결정해버렸는데….” 국방부 고위 관계자 A는 한숨을 내쉬었다. “국방부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에 반대한 것 아니냐”는 필자의 질문에 답하던 중이었다. 이 한숨은 청와대가 지소미아 파기를 결정한 지난달 22일 이…
미국 뉴욕 변두리 사업가에서 부동산 재벌로, 다시 세계 최고 권력자로 변신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타가 공인하는 ‘거래와 협상의 달인’이다. 그는 32년 전에 쓴 ‘거래의 기술(The Art of the Deal)’에서 거래를 유리하게 성사시키려면 상대를 설득 회유하는 것은 …
2014년 8월 국방부 내 기자실. 군 관계자들이 군내 가혹행위 등 사건 10여 건을 동시에 발표했다. 후임병 입에 파리를 넣는 등 가혹행위에 이어 성추행까지…. 군내 불미스러운 사건을 한꺼번에 공개하는 전례 없는 모습에 기자들은 의아해했다. 당시는 ‘윤일병 구타 사망 사건’의 실…
2009년에 개봉한 영화 ‘테이킹 챈스(Taking Chance)’는 이라크전에서 전사한 미국 해병대원의 귀환을 담고 있다. 대형 수송기에 실려 델라웨어주 공군기지에 도착한 전사자의 유해가 미 대륙을 가로질러 와이오밍주의 가족 품으로 돌아오기까지 여정이 담담하게 그려진다. 고향이 같은…
“하루 이틀이면 기초 분석은 다 끝난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한창이던 2014∼2017년, 군 내부에서 미사일 정보 분석에 관여한 이들의 답변은 대체로 이랬다. 북한이 미사일을 쏘면 군은 비행 궤적 등의 정보를 토대로 초기 분석을 신속하게 마친다. 이후 미군이 수집한 정보를 더…
10일 A 일병이 탈영했다. 삼엄한 경계를 따돌리고 달아난 것도 잠시, 3시간도 채 되지 않아 붙잡혔다. 당시 알려지지 않았지만 A 일병 탈영 사건 배경엔 휴대전화가 있었다. A 일병 부대는 지난달부터 병사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시범 허용했다. A 일병은 스마트폰으로 20회에 걸쳐 불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