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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어른이 되어 간다[2030 세상/김지영]](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9/07/02/96277941.1.jpg)
“요즘 애들이 그렇더라니까.” 새로 들어온 후배 사원의 흉을 보는 친구 이야기를 듣다 흠칫 놀란다. “야, 우리도 아직 요즘 애들이야.” 손을 내저어 보지만 알고 있다. ‘요즘 애들’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 자체가 우리는 이미 그 바깥의 영역에 속함을 뜻했다. 근래 들어 이렇게 종종 스…
![[2030 세상/오성윤]6월의 달리기 예찬](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9/06/25/96165573.1.jpg)
나는 간간이 달린다. 칼럼의 첫머리를 이 문장으로 해야 할지 “하지(夏至) 무렵이다”로 해야 할지 조금 망설였다. 동트기 전에 나가서 해 뜰 때까지 달리곤 하는 내게, 두 문장이 비슷한 여운을 띠기 때문이다. ‘달린다’거나 ‘하지’라고 소리 내어 말할 때, 마음속에는 푸른 듯 온화한 …
![[2030 세상/정성은]‘덕질’과 애정으로 모십니다](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9/06/18/96039330.1.jpg)
요즘 행사 기획 일에 미쳐 있다. 누가 시키지도 않고, 돈도 안 되는데, 눈만 뜨면 생각나고 하고 싶다. 이 일은 사랑에 빠졌을 때와 비슷한 기분을 들게 한다. 첫째는 내 마음을 움직이기 때문이고, 둘째는 내 마음을 움직이는 상대의 마음을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고, 셋째는 그래서 우리가…
![[2030 세상/김지영]다시 쓰는 백문백답](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9/06/11/95927656.1.jpg)
가끔 가슴이 갑갑할 때면, 사회 초년생 시절 처음으로 독립해 머물렀던 동네를 찾는다.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었다. 8개월, 살았다고 하기엔 짧지만 여행했다고 하기엔 충분히 긴 시간. 반짝이는 천이 흐르고 푸른 숲이 우거진, 아기자기한 카페가 즐비한 사랑스러운 동네. 그리고 그곳에 처음…
![[2030 세상/오성윤]스스로와 함께 여행하는 법](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9/06/04/95833121.1.jpg)
늦봄과 초여름 사이. 이맘때 유독 자주 받는 안부 인사가 있다. “여름휴가 계획은 세우셨나요?” 하루가 다르게 뜨거워지는 햇볕은 올해도 우리가 고통과 무기력과 불쾌감의 구렁텅이(한여름)로 착실히 걸어 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고, 여름휴가 같은 도파민 덩어리로 머리를 헹구지 않고…
![[2030 세상/정성은]‘엄마 친구 찾아주기’ 프로젝트](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9/05/28/95725474.1.jpg)
어렸을 적 엄마는 내가 친구들이랑 노는 걸 탐탁지 않아 했다. 한 번은 친구를 집에 데려왔는데 나를 뒷방으로 불러 귓속말로 얼른 보내라고 했다. 친구랑 노는 건 시간낭비며 그 시간에 문제집 하나라도 더 풀길 바랐던 엄마. 그런 엄마가 친구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 첫째는 동생이 학교에서 …
![[2030 세상/김지영]청첩장, 보낼까 말까](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9/05/21/95616448.1.jpg)
얼마 전 이런 게시글을 보았다. 오래전에 친했다가 멀어진 친구가 몇 년 만에 전화해서 대뜸 사과를 하더니 아니나 다를까 결혼을 앞두고 있더라는. 이 결혼식에 가는 게 맞는지 고민이 된다는 내용이었다. 댓글은 비난 일색으로 대부분 속이 빤히 들여다보이니 무시하라는 내용이었다. 비난…
![[2030 세상/오성윤]소주를 생각한다](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9/05/14/95507532.1.jpg)
얼마 전 지인들과의 술자리에서 뭇매를 맞은 일이 있었다. 나의 특정 발언이 좌중의 반발을 샀다. 내용은 대충 이랬다. “소주는 좋은 술이 아니다.” 문제는 지인들의 정체가 20세 무렵부터 어울린 대학 친구들이었다는 것. 10여 년간 우리가 함께 마신 것은 8할이 소주였으니, 비난은 흡…
![[2030 세상/정성은]작업실 구하기의 피 땀 눈물](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9/05/07/95401917.1.jpg)
친구와 작업실을 계약했다. 서울 마포구 ‘연트럴파크’ 끝자락 19.8m²(약 6평)짜리 공간. 보증금 500만 원에 월세 75만 원, 난방비는 별도다. 둘이 반씩 내도 한 달에 90만 원이 숨만 쉬어도 나갈 예정이다. 설렘보다 걱정이 밀려올 때면 래퍼 스윙스의 ‘나는 자기 암시’ 음원…
![[2030 세상/김지영]당신, 오늘 쉬어도 괜찮아](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9/04/30/95307037.6.jpg)
생생히 기억한다. 초등학교 시절, 내리쬐는 뙤약볕 아래 흙먼지 날리는 운동장, 하얗게 그어진 출발선 뒤에서 “준비!” 소리에 맞춰 자세를 취할 때의 긴장감. 두 손으로 땅을 짚고 엉덩이를 치켜든 채로 출발 신호를 기다리는 1, 2초 남짓한 그 시간이 나는 유난히도 싫었다. 그렇다고 달…
![[2030 세상/정성은]슬픈 이의 곁에 머물겠다](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9/04/16/95066315.1.jpg)
혼자 방에 있을 때, 휴대전화의 연락처를 하나씩 세어보는 습관이 있다. 다들 어떻게 사는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프로필을 보며 마음으로 안부를 묻는다. 그러다 가끔 멈칫한다. 죽은 사람들이 친구 목록에 남아 있을 때. 처음 친구의 장례식에 간 건 29세 때였다. 마지막 병문안을 …
![[2030 세상/김지영]집밥 판타지](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9/04/09/94957482.1.jpg)
혼자 살던 사회 초년 시절, 어쩌다 마음이 축난 날에는 퇴근 후 요리를 했다. 평소 즐기는 것도 딱히 잘하는 것도 아니지만 기다리는 사람도 없겠다 한 시간이든 두 시간이든 또각또각 칼질을 하고 무엇이든 만들어 상을 차려 놓고 나면 먹지 않아도 배가 불렀다. 오후 11시가 다 되어 먹는…
![[2030 세상]네 새끼, 혹은 우리의 아이들](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9/04/02/94843918.1.jpg)
내가 유독 난감해하는 질문이 있다. ‘아이들을 좋아하느냐’는 질문. 솔직히 말하자면 나와 무관한 유아나 아동에게서 별다른 감흥을 얻지 못한다. 하지만 ‘좋아하지 않는다’고 답하자면 그것도 썩 개운치 않다. 질문자는 십중팔구 아이를 좋아하는 사람일 터. 아이들의 부주의함과 시끄러움과 축…
![[2030 세상/정성은]버스 기사의 불친절과 18시간 운전](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9/03/27/94751169.1.jpg)
버스 운전사에 대한 영상 콘텐츠를 의뢰받았다. 오랜만의 촬영이라 설레면서도 마음 한구석은 조금 불편했다. ‘실은 최근에 버스 기사님에 대한 민원을 넣으려던 적이 있어요. 불친절을 이유로….’ 휴대전화엔 그 흔적이 남아 있었다. 떠나가는 버스를 보며 찰칵찰칵 번호판을 찍었다. 결국 민원…
![[2030 세상/김지영]반차가 준 일상의 기름칠](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9/03/20/94639734.1.jpg)
“진짜지? 진짜 낸다?” “콜!” 삶이 무료하던 어느 날, 친구와 나는 충동적으로 다음 날 오후 반차를 신청했다. 고등학교 때 만나 어느덧 아이 엄마가 된 그와의 만남은 언제나 퇴근 후 두 시간 남짓이 전부였다. 그렇게 지난 몇 년간 우리가 쌓은 추억이라고는 강남역 언저리의 외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