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활동 건축가 박경동씨… 300명과 한달 ‘화합순례’

  • 입력 2006년 9월 9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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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활동 중인 한인 건축가 박경동 씨(오른쪽)가 발칸 반도의 주요 도시를 연결하는 ‘잃어버린 고속도로탐험대’ 대장정 도중 함께 참여한 동료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 출처 ‘잃어버린 고속도로탐험대’
미국에서 활동 중인 한인 건축가 박경동 씨(오른쪽)가 발칸 반도의 주요 도시를 연결하는 ‘잃어버린 고속도로탐험대’ 대장정 도중 함께 참여한 동료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 출처 ‘잃어버린 고속도로탐험대’
발칸 반도.

구 유고공화국 해체 이후 줄곧 내전에 시달린 지역이다. 이 때문에 발칸 반도는 대량 학살, 인종 청소, 종교 갈등 등 항상 부정적인 이미지로 점철돼 왔다.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인 건축가 박경동(미국명 경 박) 씨가 전 세계에서 모인 300명을 이끌고 발칸 반도에 희망과 화합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대장정을 마무리해 화제가 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

맨해튼에 있는 ‘예술과 건축을 위한 스토어 프런트’ 설립자인 박 씨는 평소 작업을 함께 해 온 슬로베니아 출신의 건축가 마르예티카 포트르치 씨와 팀을 이뤄 발칸 반도에서 뭔가 ‘일’을 벌이기로 의기투합했다.

분열의 상징인 발칸 반도 곳곳에 있는 도시들의 건축과 문화를 연결하는 프로젝트를 기획하면 ‘화합’, ‘연결’ 등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 것.

박 씨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2년 반 발칸 지역을 여행했을 때 각 도시의 건축학적인 측면이 눈길을 끌었다”며 “그래서 각 도시를 문화적으로 연결하려는 시도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메시지에 공감한 동참자들이 미국, 슬로베니아, 네덜란드, 세르비아, 크로아티아 등 전 세계에서 밀려들었다. 인터넷에 프로젝트를 위한 블로그를 만들었고 동참자가 300명으로까지 늘어났다.

장정은 1948년 유고슬라비아가 발칸 반도를 연결하기 위해 계획했지만 완성하지 못한 길을 택했다. 이에 따라 장정 이름은 ‘잃어버린 고속도로탐험대’로 정했다. 이에 따라 300명의 ‘국제연합탐험대’는 7월 30일부터 8월 25일까지 슬로베니아, 코소보, 알바니아, 세르비아 등의 유서 깊은 도시들을 순례했다.

이들은 마지막 날 사라예보의 한 강가에 집결해 공포로부터의 해방, 타 인종에 대한 관용, 유럽의 화합을 상징하는 의식으로 장정을 마무리 지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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