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을 끄고 누웠지만 쉽게 잠들지 못하는 밤은 유난히 길게 느껴집니다. 눈은 감았는데 생각은 멈추지 않고, 시계 초침 소리만 더 또렷해집니다. 몸을 뒤척이다가 결국 수면 영양제를 선택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복용 직후 곧바로 잠들지 않더라도, 조금 더 빨리 잠이 들 수 있을 거라는 안도감이 생기곤 합니다. 그런데 전문가들은 수면 영양제의 효과는 무엇을 먹느냐보다 언제, 얼마나 먹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합니다.
수면을 위해 가장 흔히 선택되는 성분은 마그네슘입니다. 마그네슘은 근육 이완과 신경 안정에 관여해 긴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일반적으로는 저녁 식사 후나 취침 1~2시간 전 복용이 권장됩니다. 잠자리에 들기 직전보다는 몸이 서서히 이완되는 시간대에 섭취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설명입니다. 다만 장운동을 자극하는 형태의 마그네슘은 복부 불편감이나 각성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멜라토닌은 흔히 ‘잠 오게 하는 성분’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수면을 강제로 유도하기보다 생체시계를 조정하는 호르몬에 가깝습니다. 전문가들이 권하는 복용 시점은 취침 30분에서 1시간 전입니다. 너무 이른 시간에 복용하면 졸림이 앞당겨지고, 너무 늦으면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멜라토닌은 불면증 치료제라기보다 시차 적응이나 수면 리듬이 깨졌을 때 단기간 활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면 영양제를 매일 먹어도 되는지에 대한 질문도 적지 않습니다. 마그네슘은 식이 섭취가 부족한 경우 비교적 장기간 복용이 가능한 영양소로 분류되지만, 과량 섭취 시 설사나 복통이 나타날 수 있어 권장 섭취량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면 멜라토닌은 상시 복용보다는 필요할 때 제한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장기간 복용 시 낮 시간 졸림이나 두통, 생체리듬 혼란이 나타날 수 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GABA나 테아닌처럼 긴장 완화를 돕는 성분 역시 ‘매일 먹으면 반드시 잠이 잘 온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영양제에 대한 심리적 의존이 생기면, 복용하지 않으면 잠들지 못할 것 같은 불안이 수면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강조하는 점은 수면 영양제는 생활 관리의 보조 수단이라는 것입니다. 늦은 밤 스마트폰 사용이나 불규칙한 취침 시간, 저녁 카페인 섭취를 그대로 둔 채 영양제에만 의존해서는 기대한 효과를 얻기 어렵습니다. 결국 수면의 질을 좌우하는 것은 ‘잠들기 위해 무엇을 먹느냐’보다, 언제 쉬고 어떻게 하루를 마무리하느냐에 더 가깝습니다.
수면 영양제는 그 과정을 돕는 하나의 도구일 뿐입니다. 오늘 밤 잠들지 못하더라도, 조급해지기보다 나에게 맞는 속도를 찾아가는 것이 결국 가장 좋은 수면으로 이어질지도 모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