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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은 잡혔지만…” 냉바닥 쪽잠 청하는 5581명
2025.03.31
아침 7시 반,
동아일보 부국장이 독자 여러분께 오늘의 가장 중요한 뉴스를 선별해 전해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동아일보 편집국 정원수 부국장입니다.
 
경북, 경남을 집어삼킨 이번 산불로 이재민 5581명이 살던 집을 잃고 대피소 임시 텐트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합니다. 정부는 전국 산불의 큰 불길이 어제 모두 잡혔다고 발표했지만 이재민의 고통은 지금부터 시작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이재민은 낮에는 시커멓게 타버린 먼 산과 마을을 허탈한 듯 바라보다 해가 지면 은박 매트 위에서 쪽잠을 청합니다. 대부분 70, 80대 고령층인 이재민들은 사방의 냉기를 고스란히 몸으로 견디고 있었습니다. 대피소 출입문이 열릴 때마다 찬 바람이 들어왔고 텐트 바닥에 손바닥을 대자 냉골이 느껴졌습니다. 어제 의성은 약 영하 5도까지 내려갔고, 일부 지역에선 눈까지 내렸습니다.

어제 경북 의성군 의성체육관에 마련된 산불 이재민 대피소에서 동아일보 기자를 만난 권원수 씨(71)는 이번 산불로 키우던 닭 등 가축을 비롯해 집까지 불탔습니다. 경운기, 탈곡기 등 농기계도 모조리 타버렸습니다. 대화 내내 눈물을 글썽이던 그는 “피난짐을 싸서 거실에 놔두고 혈압약과 당뇨약 좀 가지러 갔는데. 그새 집에 불이 붙었어요. 옷가지는 전혀 가지고 나오지도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20여년 전까지 사과농사를 짓다 지병으로 일을 손에 놓았던 그는 이번에 전 재산을 잃고 아내와 함께 간신히 목숨만 건졌습니다. 권 씨는 대피소에 온 지 사흘째까지는 밥이 목에 넘어가지 않아 물과 커피만 마시며 버텼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막막하다”는 권 씨는 얇은 트레이닝 셔츠, 경량 조끼의 단촐한 차림이었습니다. 급히 대피하느라 옷도 못 챙겨 왔기 때문입니다.

같은 날 안동군 임하면에서 만난 김성현 씨(67)은 산불로 타버린 집의 잔해를 치우느라 분주했습니다. 그는 나이 든 어머니를 모시고 둘이 살다가 작년에 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 이번 산불로 집도 잃었습니다. 김 씨는 “집 주변에 물을 뿌려서 어떻게든 불을 막으려고 시도했는데 사방에서 불기둥이 일었다”며 “가지고 나온 게 아무것도 없다. 다 타버렸다”고 말했습니다.

21일 경남 산청군 시천면에서 시작돼 하동까지 번졌던 경남 산불은 30일 오후 1시경 큰불이 잡혔습니다. 이 산불은 213시간 8일 21시간 동안 1858ha(축구장 2602개 면적)를 삼켰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국립공원이자 육지 최대 국립공원인 지리산국립공원도 일부 피해를 입었지만, 산림 당국이 천왕봉 4.5km 지점에 있던 화선을 후퇴시켜 가며 진화 작업을 이어간 덕분에 최소한의 피해에 그쳤습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경남, 경북, 울산 등에서 발생한 총 11개 산불로 사망자 30명을 포함해 총 75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산불영향구역은 4만8239ha였다고 어제 밝혔습니다. 주택 3397채 등 시설 6192개소도 피해를 입었습니다. 정부는 10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21일 시작해 경북 경남을 집어삼킨 산불. 큰불은 잡혔지만 이재민 5581명은 삶의 터전을 잃었습니다.
정부는 역대 최악의 산불 피해에 10조 원 규모 추경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여야는 추경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구체적 사안을 두고 맞서고 있습니다.
지난 28일 발생한 미얀마 강진으로 16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동아일보 기자가 미얀마 지진 영향을 받은 태국 수도 방콕을 현장 취재했습니다.
여야 모두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결론을 신속히 선고하라고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여당에서도 이번주 안에는 매듭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야당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압박하기 위한 총력전에 들어갔습니다. ‘내각 총탄핵’도 불사한다는 기류입니다.
오직 동아일보에서만 볼 수 있는 새로운 시선, 끈질긴 취재의 결과물을 선보입니다.
[월요 초대석]“전쟁 공포로 전자무기-방공망 수요 급증… 美의 거리 두기, 유럽에 ‘경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해 1월 취임한 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다져진 미국과 유럽의 ‘대서양 동맹’이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이 러시아와 급속도로 밀착하고, 유럽과는 거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동아일보 칼럼을 통해 본 오늘, 세상
[정용관 칼럼]“이러다 韓 대행이 尹 임기 다 채우겠다”
“이러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윤석열 대통령의 남은 임기를 다 채우는 것 아냐?” 8인 체제의 헌법재판소가 ‘5(인용) 대 3(기각 혹은 각하)’의 데드록(교착 상태)에 걸렸다는 관측과 함께 이런 얘기까지 나온다. ‘인용파’로 분류되는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기각될 가능성을 우려해 평결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고, 자신과 이미선 재판관의 임기 만료일인 4월 18일 이후로 미룬 채 퇴임할 수 있으며, 후임 재판관 공백 속에 윤 대통령 탄핵심판은 ‘장기 미제’로 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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