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의료공백 대응과 관련해 21일 오후 진행한 브리핑 연단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박성재 법무부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신자용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섰습니다. 담당 부처인 보건복지부가 아니라 재난 담당 부처와 수사기관 수장 혹은 고위인사가 브리핑을 진행한 겁니다. 의대 증원에 반대하며 병원을 이탈, 의료 공백을 초래한 전공의들을 엄단하겠다는 정부의 강경한 입장을 보여주는 단적인 장면이었습니다.
박성재 장관은 “업무개시명령에도 의료 현장에 복귀하지 않고 불법 집단행동을 주도하는 주동자 및 배후세력에 대해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하겠다”고 했습니다. 이상민 장관도 “필요한 경우 체포영장을 발부하는 등 강제수사 방식을 활용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정부가 전공의들을 향해 ‘체포’나 ‘구속’까지 거론하며 초강경 대응에 나선 것은 이미 현실화된 의료공백이 계속될 경우 환자들의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진료를 거부하고 파업에 나섰던 의사들이 처벌받은 사례가 없지는 않습니다. 2000년 의협이 의약분업에 반대하며 집단휴업에 들어갔을 때 김재정 당시 의협 회장은 의료법 위반, 업무방해, 공정거래법 위반 등 3개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그는 2005년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되면서 의사면허가 취소됐습니다. 앞서 2014년 원격의료 확대에 반대하며 의협이 집단휴업을 강행했을 때에도 검찰은 노환규 전 의협 회장 등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의료계는 강력 반발했습니다. 의협 관계자들은 “정부가 의사를 버렸다”, “사태를 만든 주동자는 정부”, “정부의 기본권 탄압은 이성을 상실한 수준” 등의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의사들이 거짓선동과 가짜 뉴스에 대항해서 싸우고 있다고도 했습니다. 전공의 대표들은 의대 증원 2000명 계획 전면 백지화와 정부 사과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강경 대응 방침이 오히려 전공의들을 자극해 집단행동을 확산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동아일보는 이날 정부 합동 브리핑 내용과 의협의 반발 등을 상세히 전해드립니다. 사직서를 제출하고 병원을 떠난 전공의 수와 현재까지 이들의 복귀 비율, 병원 전산망에 일시 ‘로그인’을 해 근무한 것처럼 위장하는 일부 전공의의 움직임 등 세부 내용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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