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후 2년째 이어지는 고금리·고물가 현상으로 글로벌 경제가 충격을 받으면서 각국 국민들의 삶에도 큰 변화가 생기고 있습니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미국과 캐나다, 유럽 등에서 만난 시민들은 “(금리 상승 등 최근 경제 환경의 변화로 인해) 삶이 송두리째 바뀌었다” “살림살이가 전시 상태를 방불케 한다”고 털어놨습니다.
캐나다 서부 밴쿠버 인근에 거주하는 제니퍼 홀 씨(46)는 금리 인상으로 달라진 점을 묻자 “한 달에 한 번 하던 외식도 못 할 정도로 삶이 팍팍해졌다”고 했습니다. 캐나다는 3분기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02.2%로 세계 4위인 한국(100.2%)보다 한 계단 높습니다. 홀 씨는 5년 전 변동금리로 60만 캐나다달러(약 5억7961만 원) 규모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계약 당시 연 2.7%였던 금리는 올해 6월 7%대로 치솟았습니다. 원금은 커녕 이자를 갚기도 어려워진 그는 만기가 끝나기 전인 8월 연 5.8% 3년 고정금리 상품으로 갈아탔지만 “5년 전보다 월 상환액이 950캐나다달러(약 92만 원)나 불어났다”며 한숨을 쉬었습니다.
주요국들은 코로나 시기에 시중에 풀린 막대한 자금이 물가를 끌어올리자 앞다퉈 긴축을 시작하며 ‘유동성 잔치’를 끝냈습니다. 각국 중앙은행이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금리를 올렸지만 생활 물가는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끈적한(sticky)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있다. 그 결과 고금리 기조가 ‘더 높게 더 오래(higher for longer)’ 이어지며 전 세계 경제 주체들에게 고통을 안기고 있습니다. 이자 부담이 높아지면서 각국에선 내수 불황과 소비 위축이 발생하고 있고 상업용 부동산 등 자산시장에도 연쇄 충격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빚 부담이 커진 한계기업의 줄도산 위기가 은행권 부실로 전이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옵니다.
물가 상승폭이 줄고 경기 침체가 우려되면서 내년 하반기부터 주요국이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하지만 이전 같은 초저금리로 당장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고금리가 장기화하는 ‘뉴노멀’ 시대를 대비해 금융시장 안정과 신산업 육성 등 성장률을 높이려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