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단일지도체제’ 비토… 비박과 ‘全大 룰’ 충돌예고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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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박에 당권 넘어갈까 우려… 중진들 “비대위案 반대” 뜻 모아
유승민은 全大 불출마 가닥

친박(친박근혜)계 핵심 중진들이 8·9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와 최고위원 선거를 분리하기로 한 혁신비상대책위원회의 결정을 뒤집자는 데 공감한 것으로 28일 알려졌다. ‘당권 전쟁’으로 계파 갈등이 심화될 수 있는 데다 자칫 비박(비박근혜)계에 당권을 넘겨줄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친박계 4선 의원들은 23일 서울 모처에서 만찬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는 친박계 핵심인 최경환 의원이 원내대표 선거에서 낙선한 유기준 의원을 위로하기 위해 마련한 것으로 홍문종 정우택 한선교 의원 등이 참석했다.

홍 의원은 이 자리에서 “제왕적 총재의 폐해를 없애기 위해 현행 집단지도체제를 채택했는데 다시 제왕적 대표를 만들겠다는 것은 시대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대표-최고위원 분리 선출은 계파 간 갈등을 더욱 증폭시킬 우려가 높다”는 의견도 나왔다고 한다. 최 의원도 “현행 당헌 당규대로 전대 룰이 유지되길 바라는 의원이 많다”며 동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는 14일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 선출하고, 대표 권한을 강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에 앞서 지난달 24일에는 정진석 원내대표와 김무성 전 대표, 최 의원 간 3자 회동에서 대표-최고위원 분리에 뜻을 모았다. 현재는 5명의 최고위원 중 최다 득표자가 대표를 맡고, 당직자 인선 등 주요 당무는 최고위원회의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최고위원 다수가 반대하면 대표가 인사권을 행사할 수 없는 구조다.

친박계 중진들이 ‘도로 집단지도체제’를 주장하고 나선 데는 친박계 내부의 ‘교통정리’가 쉽지 않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친박계에선 최 의원을 비롯해 원유철 이주영 홍문종 이정현 의원 등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주영 의원은 다음 주 초에 공식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비박계는 유승민 의원이 불출마로 가닥을 잡으면서 정병국 김용태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된 분위기다. 이들 후보 간 단일화 가능성도 크다. 비박계는 당 대표와 최고위원 분리 선출이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정 원내대표는 2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의원총회는 비대위의 의결 상황을 보고하고, 의견을 듣는 자리일 뿐 재의결을 하는 곳이 아니다”라며 전대 룰 변경에 부정적 의견을 나타냈다. 비대위는 이날 김기선 의원(강원 원주갑)을 제1사무부총장에 임명했다.

류병수 기자 gam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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