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정부 “서로 노력해야”- N H K “盧비판 이례적”

  • 입력 2004년 3월 1일 23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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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 대변인인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관방장관은 1일 노무현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 역사문제와 관련해 일본을 비판한 데 대해 “상호 이성을 갖고 과거도 눈여겨보면서 보다 나은 다음 시대로 가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후쿠다 장관의 발언은 미래지향적인 관계발전을 위해 상호 노력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후쿠다 장관은 이어 노 대통령의 연설은 “작년 연설에 비해 잘 생각해 자제한 발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역사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입장은 “역사적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여 통절한 반성과 사과를 표한다”는 1995년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당시 총리의 담화와 기본적으로 달라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본 언론들은 노 대통령의 발언은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계속하겠다고 밝힌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에 대한 경고의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교도통신은 야스쿠니 문제 등 한국을 자극하는 언행이 계속되면 순조롭게 굴러가고 있는 양국관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교도통신은 또 “노무현 정권은 고이즈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고 일본측이 독도우표 발행을 비난했을 때도 강력한 대응을 자제해 국내 여론을 진정시키려 했다”면서 고이즈미 총리의 발언에 대한 한국 내의 비판여론과 4월 총선거 등을 의식해 일본측에 경고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NHK TV는 오후 뉴스에서 노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를 소개하고 “노 대통령의 이런 비판은 이례적”이라고 보도했다.

교도통신도 노 대통령의 발언은 준비된 원고에는 없었던 것이라면서 ‘이례적인 비판’이라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 인터넷판은 이번 발언이 일본측에 역사문제에 관한 언동 자제를 촉구한 것으로 분석하면서 “노 대통령이 일본에 대해 ‘차분하고 냉정한 대응을 통해 새로운 동북아 질서를 이끌어 나가야 한다’고 함으로써 한일관계를 악화시킬 생각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아직 해결되지 않는 문제에 대해 한국측이 말하지 않는다고 해서 모두 문제가 해결됐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노 대통령의 말을 경고로 해석했다. 한편 일본 최대 인터넷 포털사이트인 야후저팬 속보판에 이 소식이 뜨자 한국을 비난하는 글이 무더기로 올라왔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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