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고르고 나서]거대한 지구 탐구하며 느낀 환희

  • 입력 2004년 2월 13일 17시 35분


코멘트
남자와 여자가 똑같은 단어도 다른 뉘앙스로 해석하는 것처럼 미국의 보수와 진보도 애당초 다른 언어를 구사하는 어족(語族)이라고 미국의 인지언어학자 조지 레이커프는 주장하는군요. 그가 쓴 ‘도덕의 정치’(B5)에서 보수 진보 진영 양측이 가진 공통점이라면 ‘똑같이 도덕성을 강조하면서도 서로를 비도덕적으로 본다’는 것입니다. 상대의 허물을 나도 가졌다는 것을 인정하면 그나마 소통의 가능성이 생길까요?

사람들이 내는 소음을 듣기 어려운 남극에서는 얼음 깨지는 소리조차 음악으로 들린다고 합니다. 세종기지 개척의 1세대 장순근 박사가 쓴 ‘남극 탐험의 꿈’(B1)에는 작고도 작은 인간이 거대한 지구를 탐구할 때의 기쁨이 어떤 것인가가 곳곳에 오로라처럼 환하게 빛납니다. 바다 밑을 뒤져 신이 봉인한 고대문명을 찾겠다는 신비고고학자 그레이엄 핸콕의 도전기 ‘신의 봉인’(B3)도 인류문명을 일으켜 온 욕망, ‘나는 모든 것의 처음을 알고 싶다’를 박진감 있게 보여줍니다.

더 이상 궁금한 것이 없다면, 생물학적 나이가 몇 살이든 그 사람은 정말 늙은 것이라고 합니다. 몸도 마음도 심각한 ‘중년 폐경’을 겪는 남성들은 여성들처럼 자신의 변화를 내놓고 말하지도 못하는 게 문제라고 ‘남자의 인생지도’(B2)를 쓴 게일 쉬히는 지적하는군요. 더 이상 자기 몸에 대해 자신감을 갖지 못하는 40대 남자들은 마라톤에 나선답니다. 달리기에 좋은 봄이 성큼 다가오고 있습니다.

책의향기팀 boo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