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제암리 비극' 연극으로 사죄

  • 입력 2001년 2월 13일 19시 22분


일본인 연출자와 배우들이 1919년 3·1 운동 때 발생한 ‘제암리 교회 학살 사건’을 연극으로 만들어 무대에 올린다.

26일부터 서울 동숭동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되는 ‘아, 제암리여!’.

3·1운동 당시 일본군은 이 교회에서 예배를 보고 있던 독립만세운동 가담자를 총살하고, 이 교회를 비롯한 마을 전체를 불태웠다.

이 작품은 극중극 형식을 통해 제암리 사건을 다루는 한편 위안부 문제 등 일본이 저지른 만행들을 고발한다. 지난해 3월1일 ‘총검과 처용무’라는 제목으로 일본 도쿄의 한국YMCA 극장에서 초연되면서 일본인의 손으로, 일본인의 양심의 소리를 담은 작품으로 화제를 모았다.

희곡을 쓴 이반(숭실대)교수와 ‘처용무’ 이수자로 특별출연하는 한국무용가 최숙희를 빼면 제작진은 일본인 일색이다.

옛 동독에서 브레히트를 전공한 우치다 도로 교수(일본대)가 연출을 맡았다. 또 아베 유리코, 아이 히토미, 이마우라 아키라, 모리 후지오 등 일본에서 중견배우로 활약 중인 11명의 연기자가 출연한다.

우치다 교수와 제작자인 다카도 가나메씨가 이 작품의 산파역이다. 제암리의 비극을 알게 된 두 사람이 이 사건을 연극으로 만들 것을 결심했고 98년 평소 친분이 있던 이교수에게 희곡을 의뢰한 것.

우치다교수는 “연극을 하면서 나를 포함한 배우들은 한국과 일본간에 얽힌 비극의 역사를 새롭게 배우게 됐다”면서 “이 작품은 일본이 저지른 잘못에 대한 사죄와 화해의 메시지를 담았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일본어 대사로 진행되며 한국어 자막이 설치된다. 3월2일까지. 1만5000∼2만원. 02―762―6194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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