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리뷰]뮤지컬 「페임」 감동은 밋밋

  • 입력 1999년 7월 14일 18시 36분


한국초연에 혼혈가수 소냐의 데뷔로 관심을 모은 뮤지컬 ‘페임’은 젊은 혈기의 폭발력을 보여주는데 성공한 작품이다.

1막의 시작인 노래 ‘열심히!’(Hardwork)부터 소냐(카르멘 역)와 10여명의 배우들은 격정적으로 춤추고 노래한다. 스텝이 엉키는 미숙한 몸동작도 보이지만 캐비넷 등으로 미국 고교 분위기를 고스란히 옮겨온 박동우의 무대는 젊은 배우들의 열정을 담기에 충분했다.

줄거리는 미국 뉴욕의 예술고교인 ‘라 구아디아’학생들의 좌절과 극복. 그러나 볼거리에 역량을 집중시킨 탓인지 연출자 윤호진의 전작인 ‘명성황후’식의 감동을 자아내는 기승전결은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관객들은 발을 구르며 박수치면서도 극중 상황을 이해하지는 못하는 듯 했다. 예를 들어 카르멘이 자퇴 후 할리우드에서 무엇을 했는지, 왜 전철에 뛰어들어 자살을 했는지 등에 대한 설명은 별로 없다.

남자주인공 타이론 역의 방정식은 뜻밖의 수확이다. 비중없는 코러스 역할이었던 그는 당초 타이론 역을 맡았던 배우가 부상당하는 바람에 사흘간 밤샘연습 후 긴급투입됐다. 그을린 피부와 잘 발달된 상체를 지닌 그는 가수 박진영을 연상시키는 파워댄스를 선보여 갈채를 받았다.

뮤지컬 무대에 처음 오른 소냐도 2막의 ‘In LA’에서 격정어린 표정연기로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보였다.

록밴드가 무대 뒤에 배치돼 음향이 ‘쿵쿵’거린 점은 공연내내 아쉬웠다. 소냐가 협찬사가 제공한 자동차에 걸터앉아 주제가 ‘페임’을 부르는 마지막 장면은 다소 작위적. 8월1일까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 전당. 화목 오후7시반, 수금토일 오후3시 7시반. 02―539―0303.

〈이승헌기자〉ddr@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