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추칼럼]2001 고교야구 랭킹

  • 입력 2001년 10월 25일 15시 44분


지난 10월 16일 제82회 전국체육대회가 막을 내리면서 고교야구도 올 시즌을 마감했다. 예년처럼 전력평준화가 뚜렷한 추세 속에도 광주 진흥고가 유일한 2관왕으로 최강의 면모를 과시했고 그 밖의 6개 팀이 1개 대회씩 우승했다.

이번 시간에는 올 시즌 고교야구 8개 전국대회성적을 기준으로 2001 랭킹을 매겨 보기로 한다. 우리나라 고교야구에는 4개의 중앙대회와 3개의 지방대회 그리고 전국체전 등 8개 대회가 있다. 평가의 기준을 정하기가 다소 어려운 면이 없지 않지만, 지방대회와 전국체전은 상대적으로 적은 참가 팀 수와 지나친 홈 어드밴티지 등의 이유로 중앙대회에 비해 권위를 덜 인정 받는 상황이라 이를 감안해 다음과 같은 기준으로 랭킹을 정하기로 한다.

전국대회(대통령배, 청룡기, 황금사자기, 봉황기) ? 우승 15, 준우승 9, 4강 6, 8강 4점

지방대회(무등기, 대붕기, 화랑기) 및 전국체전 ? 우승 10, 준우승 6, 4강 4, 8강 3점

대회명

우승

준우승

4강

8강

대통령배

진흥

성남서

성남, 부산

신일, 경남, 청원, 한서

청룡기

덕수정보

진흥

성남, 경기

경동, 마산, 군산상, 경주

황금사자기

휘문

동산

부산공, 포철공

대전, 서울, 배명, 선린인터넷

봉황기

청주기공

인창

배명, 서울

경남상, 진흥, 성남, 휘문

무등기

동성

전주

동산, 용마

대구, 효천, 강릉, 광주일

대붕기

용마

대구상

신일, 인천

공주, 경북, 유신, 대구

화랑기

경남

부산

서울, 대전

부산공, 북일, 중앙, 경남상

전국체전

진흥

북일

휘문, 용마

동산, 부산, 유신, 경북

1. 진흥고 (38점)

2. 휘문고 (23점)

3. 동산고 (16점)

4. 덕수정보고, 청주기계공고, 부산고 (15점)

7. 용마고, 경남고, 서울고 (14점)

10. 성남고 (12점)

1위 광주진흥고 (38점)

투수 : 김진우(우), 조용원(우), 김경선(우)

1 최길환 우익수 / 2 손주인 유격 / 3 조용원 2루 / 4 김재천 좌익수 / 5 이상오 1루 / 6 최근호 중견수 / 7김진우 투수 / 8이원희 포수 / 9김경선 3루

고교야구에서 우승을 위해 필수적인 것이 상대를 압도하는 에이스 투수이다. 거기에 그를 받쳐주는 수준급의 투수 한명과 튼튼한 타선-수비력을 갖춘다면 더욱 좋다. 작년부터 2학년들이 대부분 주전으로 활약했던 진흥고는 예상대로 올해 가장 이상적인 고교팀에 가까운 전력을 보여주었다.

우선 덕수정보의 류제국과 함께 올해 쌍벽을 이루었던 투수인 김진우(기아 입단)가 마운드에서 버틴데다가, 전원 청소년 대표급인 타선의 막강한 화력이 어우러져 단연 최강의 면모를 보여주었고 타 팀에 비해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했다. 다만 굳이 약점을 꼽자면 포수와 조용원, 김경선, 정다운 등의 투수들이 생각보다 부진해 김진우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컸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그것은 ‘옥에 티’라고 봐도 좋을 정도로 막강한 전력을 보여준 2001년의 진흥이었다.

2위 휘문고 (19점)

투수 : 정병희(우), 우규민(사이드), 이동걸(우)

1 이호신 중견수 / 2 김성일 2루 / 3 서인석 포수 / 4 이유섭 1루 / 5 지석훈 유격수 / 6 김태래 좌익수 / 7 홍승훈 우익수 / 8 우규민 투수 / 9 전지훈 3루

올 한해 지옥에서 천국으로 수직 상승한 팀이다. 대통령배 서울시 예선에서 5전 전패로 탈락하고 청룡기도 예선 탈락했으나, 황금사자기에서 신바람을 일으키며 우승까지 일궈냈고 계속해서 봉황기8강, 전국체전 4강 등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우완 정통파 정병희(한화 입단)와 사이드암 우규민이 분담하며 던진 마운드도 안정감이 있었지만 폭발적인 타선으로 승부를 냈다. 황금사자기 MVP지석훈을 비롯해 이유섭, 이호신, 서인석등의 장단타를 겸비한 타선은 상하위를 가리지 않고 터져 상대팀들을 괴롭게 했다. 주전 상당수가 2학년인 휘문은 내년에도 선전이 예상된다.

3위 동산고 (16점)

투수 : 송은범(우), 이현승(좌),

1 이재훈 3루 / 2 남동욱 중견 / 3 최화영 좌익 / 4 임준혁 포수 / 5 황연선 유격/ 6 김현호 1루 / 7 오선우 우익 / 8 송은범 투수 / 9 김정환 2루

지난해 대붕기를 우승으로 이끌었던 2학년생 에이스 송은범은 올해도 역시 기대만큼의 맹활약을 보여주었다. 물론 동산에 송은범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포수 임준혁-유격수 황연선-중견수 남동욱으로 이어지는 강한 센터라인 또한 좋은 성적의 원동력 이었다.

투수 랭킹1위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송은범의 내년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작년부터 거의 혼자 던지다시피 해와 그 후유증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주목된다.

공동 4위 덕수정보고 (15점)

투수 : 류제국(우), 고광선(좌), 남궁지훈(우)

1 홍유택 유격 / 2 이용규 중견 / 3 이현진 우익 / 4 류제국 투수 / 5 김지민 2루 / 6 강대헌 포수 / 7 박성길 좌익 / 8 안대영 3루 / 9 남궁훈 1루

다른 선수들에게는 정말 미안한 얘기지만, 올해 덕수는 ‘류제국(시카고 커브스입단)에 의한 류제국을 위한 류제국의 팀’이었다. 에이스 류제국은 고교야구에서 에이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높은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시즌 중 미국으로 떠났다. 청룡기 준결승에서 무려 20탈삼진을 기록한 류제국의 역투는 오래 기억될 것이다.

타선에서는 거포는 없지만 짧게 끊어 치며 기동력을 살리는 덕수 특유의 색깔이 돋보였던 한해이고, 상위타선에서 팀에 활기를 불어넣은 1학년 두 명(이용규, 이현진)이 기대 이상 선전해 준 것이 큰 수확이었다.

공동 4위 청주기계공고 (15점)

투수 : 노병오(우), 신주영(사이드), 박정규(좌)

1 이윤 중견 / 2 최동길 유격 / 3 연경흠 좌익 / 4 노병오 우익 / 5 안효상 3루 / 6 박종성 1루 / 7 김용혁 포수 / 8 신주영 투수 / 9 박연태 2루 /

“도대체 이렇게 잘하는 팀이 왜 여태까지 성적이 안 났던 거야?” 봉황기 때 청주기공의 플레이를 지켜본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와 비슷한 탄식을 내 뱉었다. 대회기간 중 청소년대표 소집이라는 큰 변수가 있었음을 감안하더라도 봉황기에서 보여준 청주기공의 실력은 다른 대회 우승팀과 비교해 전혀 손색이 없는 것이었다.

한화에 입단한 신주영과 삼성 유니폼을 입은 봉황기 MVP노병오, 거기에 왼손 박정규까지… 구색을 갖춘 마운드가 안정이 되니 타선도 덩달아 폭발하며 봉황기 6경기에서 무려 62점을 뽑는 괴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94년 창단한 청주기공의 전국대회 우승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동 4위 부산고 (15점)

투수 : 강승훈(우), 이원희(우), 장원준(좌)

1 진병국 2루 / 2 최주녕 유격 / 3 이승엽 중견 / 4 조성혁 1루 / 5 황성용 좌익 / 6 이우영 3루 / 7 허웅 포수 / 8 전병두 우익 / 9 강승훈 투수

아직은 세대교체 중? 99-2000 대통령배 우승팀 부산고는 올 한해 정상과는 약간의 거리가 있음을 절감했을 것이다. 하긴 추신수(시애틀)와 김백만(한화)을 함께 보유했던 작년을 생각하면 1~2학년 투수들 만으로 이정도 성적을 거둔 것도 만족스럽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매년 발빠른 스카우트에 성공하고 있는 부산고이고 보면, 강승훈, 장원준 등의 성장속도에 따라 빠르면 내년, 늦어도 후년 쯤엔 분명 다시 정상에 근접하는 전력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공동 7위 용마고 (14점)

투수 : 장원삼(좌), 주준목(좌)

1 최성진 중견수/ 2 김종권 3루수/ 3 주준목 1루수/ 4 전성환 포수/ 5 심도령 좌익수/ 6 구자현 우익수/ 7 장원삼 투수/ 8 진민수 유격수/ 9 정찬 2루수

지난해 대통령배 4강팀 마산상고에서 교명을 바꾼 용마고는 대통령배, 청룡기에서는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지만 무등기 4강, 대붕기 우승, 전국체전 4강이라는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제구력과 경기 운영능력이 뛰어난 좌완 에이스 장원삼이 마운드를 이끌었고 전반적으로 짜임새가 뛰어난 수비진으로 탄탄한 전력을 갖췄던 한해 였으나 정상에 도전하기엔 타선의 힘이 다소 부쳐 보였다.

공동 7위 경남고 (14점)

투수 : 임재청(좌), 양정모(우), 윤성귀(우)

1 심세준 2루 / 2 박효준 좌익 / 3 유재원 중견 / 4 박정준 우익 / 5 민경재 포수 / 6 유희상 유격 / 7 조동현 3루 / 8 이태원 1루 / 9 임재청 투수

분명 전력상으로는 특별히 처지는 곳이 없으면서도 작년부터 경남고는 맥없는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안방에서 벌어진 화랑기에서 부산고와 재경기까지 벌이는 접전 끝에 우승한 것을 빼고는 특히 성남고와의 대통령배 8강전에서 0-15의 충격적인 콜드게임패를 당하는 등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 분위기 쇄신이 필요하다고 느껴진다.

공동7위 서울고 (14점)

투수 : 배힘찬(우), 김휘곤(우), 전성배(사이드)

1 김일희 중견 / 2 이장희 우익 / 3 임세업 좌익 / 4 하정인 3루 / 5 김영복 포수 / 6 김휘곤 1루 / 7 윤대규 유격 / 8 장순웅 2루 / 9 배힘찬 투수

어수선한 팀 내부사정 등으로 지난 5년여간 깊은 침체기를 보냈던 서울고가, 백전노장 안병환 감독을 영입한 후 확실히 강팀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한 한해였다. 정통파 배힘찬(현대 입단)과 김휘곤이 이끄는 마운드의 높이는 괜찮은 편이었으나, 고비를 넘기지 못하면서 봉황기 4강고지 점령으로 만족 해야 했다.

2학년 투수 김형욱, 김휘곤과 포수 김영복, 1학년 외야수 이장희 등의 주력멤버들이 건재해 내년에도 상당한 돌풍이 예상된다.

10위 성남고 (12점)

투수 : 김광희(좌), 노경은(우). 손세진(우)

1 박경수 유격 / 2 고영민 2루 / 3 최석원 우익 / 4 김규태 중견 / 5 김형구 좌익 / 6 김광희 투수 / 7 손세진 1루 / 8 박근우 포수 / 9 마정욱 3루

시즌 개막전 진흥과 함께 올 시즌 최강팀으로 꼽혔던 성남고는 아쉽게도 전국대회 4강 두 번에 그치고 말았다. 그러나 이번 랭킹에서 성남보다 좋은 점수를 얻은 경남, 동산고를 콜드로 이겼던 것에서 알 수 있듯 헹가래만 치지 못했을 뿐 탄탄한 전력을 충분히 보여준 한해 였다.

에이스 김광희(LG 입단)와 더불어 노경은, 편도철, 김규태, 손세진 등이 효과적으로 이어 던지며 한 선수의 혹사를 막는 좋은 모습을 보였고 박경수(유격수)와 고영민(2루수 두산 입단)이 보여준 키스톤 플레이는 고교 최고 수준이었다. 내년에도 좋은 성적이 기대되는 팀이다.

자료제공: 후추닷컴

http://www.hooc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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