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신각종은 일제에 끌려가고, 총 맞으며 지킨 우리 혼”[이진구 논설위원의 對話]
《매년 섣달 그믐날 자정이면 서울 보신각(普信閣)에서는 ‘제야(除夜)의 종’ 행사가 열린다. 1953년부터 열렸으니 올해로 66년째다. 그 오랜 세월 뒤에는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종지기’를 천직으로 여기고 자리를 지켜온 사람들이 있었다. 5대 종지기인 신철민 보신각 관리소장(45·서…
- 2019-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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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섣달 그믐날 자정이면 서울 보신각(普信閣)에서는 ‘제야(除夜)의 종’ 행사가 열린다. 1953년부터 열렸으니 올해로 66년째다. 그 오랜 세월 뒤에는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종지기’를 천직으로 여기고 자리를 지켜온 사람들이 있었다. 5대 종지기인 신철민 보신각 관리소장(45·서…
《그는 정말 시장 자리를 도둑맞은 걸까. 지난해 3월 경찰이 울산시청을 압수수색하면서 불거진 경찰의 선거 개입 의혹은 올 3월 이 수사가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으면서 의심을 더했다. 그리고 당시 울산지방경찰청에 김기현 전 울산시장(60)에 대한 첩보를 내려보낸 진원지가 청와대인 것…
지난달 17일 불출마 선언을 한 자유한국당 김세연 의원은 이후 인터뷰에서 “30, 40대 원외 당협위원장 6명이 쇄신을 요구하며 직을 사퇴한 것이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공천을 받아야 그나마 당선 가능성이 있는 원외조차 기득권을 내려놓는 모습에 결심을 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이 언급…
《모른 척해도 될 일이었다. 1월 정부의 대규모 개발 사업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를 그가 죄송해야 할 이유는 없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의 장학금 수혜 논란도 그나 환경대학원이 잘못한 건 없다. 하지만 그는 정부가 부정한 방식으로 국민을 설득해야 하는 자신을 부끄러워했고, 잘…
《악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인간은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을까. 14명을 살해하고 30여 명을 강간·강간미수했다고 자백한 이춘재가, 안 나와도 그만인 자리에 나와 결국 자백을 한 것은 또 무슨 까닭이었을까. 국내 1세대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가)인 이수정 교수(55)는 “조사팀이 …
《2019년 대한민국은 자기 생각을 말하는 데 ‘많은 용기’가 필요한 사회가 됐다. 다른 진영은 말할 것도 없고 같은 편끼리도 지적을 하면 문자·댓글 공격을 폭탄처럼 쏟아붓는다. 양식 있다던 진보 지식인들도 무서워서인지, 동의해서인지 별말이 없다. 조국 사태로 격화된 이런 상황은 재벌…
《지난달 9일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강행하자 야권에서는 삭발 릴레이가 이어졌다. 그 물꼬를 가장 먼저 튼 이는 아이러니하게도 더불어민주당 출신인 이언주 의원(47)이다. 민주당 재선 의원(19, 20대)이던 그는 2017년 4월 대선을 한 달여 남기고 탈당한 뒤 국…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우리 정치의 진영 논리를 극명하게 보여준 장이었다. 숱한 의혹을 “불법은 아니다”라며 강변한 여당은 물론이고 이해관계와 진영 논리를 이기지 못한 정의당은 데스노트에 자기 이름을 적고 후회하고 있다. 이런 풍토에서 여당 의원이 실세 후보자를 아프게…
《올 설을 앞두고 한 여대생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명절 폐지를 간청합니다’란 글을 올렸다. 어머니가 30여 년간 수십 명 친인척의 명절 뒤치다꺼리를 혼자 도맡다 보니 너무 힘들어 이혼하고 싶어 할 정도라는 것이다. 명절 스트레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부담을 주는 차례상은 어디서 나온 …
《최근 일본군 ‘위안부’ 강제 동원 피해자들의 증언집(‘강제로 끌려간 조선인 군위안부들’ 제4집·2001년 출간)이 18년 만에 영어와 일본어로 번역됐다는 뉴스가 났다. 이 보도를 보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어떻게 그 오랜 시간 동안 번역이 안 됐을까’ 하는 의문이었다. 참상을 가장…
《임금 및 단체협상을 놓고 벌이는 파업은 우리에게는 흔한 모습이다. 올해도 여름휴가가 끝나는 이달 중순부터 현대·기아자동차, 한국GM 등 완성차 노동조합은 물론이고 현대중공업, 인천제철 등 조선·제철 분야에서 줄줄이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파업은 노조의 가장 큰 무기지만, 과연 얼마만…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중독 질병 코드 등재를 국내에 적용하기 위한 민관협의체가 23일 국무조정실 주도로 출범했다. 업계에서는 2025년경부터 WHO 조치가 실제 국내 산업현장에 적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의 규제도 만만치 않았는데 게임업계로서는 엄청난 강적을 만난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 원 달성’ 공약을 지킬 수 없게 됐다고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주 52시간제 등 현 정부의 경제정책은 사회적으로 어려운 계층을 위한 것이 많다. 그런데 정작 고통을 호소하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대부분 그들이다…
《지난달 23일 오후, 기자를 맞아주는 그의 손에는 흙 묻은 호미가 들려 있었다. 일요일이지만 아침부터 밭을 고르고 있었다고 한다. 집 앞에 펼쳐진 2800여 평(약 9260m²)의 땅에는 직접 심은 깨 콩 블루베리 등 온갖 작물이 빼곡히 자라고 있었다. 이동필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1시간만 지나도 포털 사이트에 줄줄이 올라오는 각종 성범죄 뉴스들. 최근에는 한 남성이 귀가하는 여성을 뒤따라 집에 침입하려다 실패하는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일명 신림동 강간 미수 사건)이 공개되면서 여성들의 불안감이 극에 달했다. 통계상의 성범죄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완벽한 대통령은 있을 수 없다. 그러기에 애정 어린 쓴소리가 필요하지만, 같은 편은 무조건 감싸고 반대편은 나쁘게만 보는 게 우리 정치현실이다. 정적(政敵)이라도 공정하게 대하고, 같은 편이지만 엄격하게 대할 수 있다면 지금보다 좀 더 나아지지 않을까. 지난달 29일 ‘문재인 대통령…
《“이런 중차대한 시점에 노사 간 대립은 함께 죽는 길이다. 윈윈(win-win) 방법을 찾아야 한다.” 최근 울산에서 열린 미래차 시대 관련 토론회에서 발표자로 나선 현대자동차 노조의 한 간부는 이렇게 말했다. 미래차 시대가 어떻기에 강성인 현대차 노조 간부까지 ‘상생’을 말하는 걸…
《지난달 10일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블랙홀(M87 은하) 관측사진이 공개되면서 과학계가 흥분에 휩싸였다. 혹자는 달 착륙에 비견될 정도의 업적이라고도 한다. 전 세계 과학자 200여 명이 참여한 이번 블랙홀 관측 프로젝트에는 한국천문연구원 김종수 전파천문본부장 등 국내 연구진 8명이…
《올 1월 말, 2015년 8월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수색 작전 중 북한이 매설한 지뢰를 밟아 두 다리를 잃은 하재헌 전 중사(25)가 전역했다. 부사관인 그는 사고 후 국군수도병원에서 근무했다. 하지만 패럴림픽 조정 금메달이란 더 큰 꿈에 도전하기 위해 보장된 군 생활을 포기…
《시놉시스=황혼에도 무대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까칠한 노배우 ‘신구’. 기삿거리를 찾지 못해 상사에게 늘 욕을 먹는 말년 말단 기자인 ‘나’. 해고 위기에 몰린 ‘나’는 기자 인생을 역전시킬 거물급 인터뷰를 하기 위해 노배우에게 접근하는데…. 세대를 초월한 교감과 위로, 까칠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