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펀드에 취하지 말고… 선진국 펀드 버리지 말라

  • 입력 2007년 10월 15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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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中펀드 독주 시대… 투자 어떻게

중국 증시의 강한 상승세로 중국 관련 펀드의 인기가 높아졌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중국 홍콩 대만 등 중화권에 투자된 펀드 수탁액은 22조9000억 원에 이른다. 현재까지 시장에 나온 해외 펀드는 모두 982개(11일 기준). 개인투자자들이 이 많은 해외 펀드 가운데 수익률과 안정성을 겸비한 포트폴리오를 짠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작업이다.

14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중국, 친디아(중국과 인도),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펀드가 지역별 단기(1개월) 및 장기(1년) 평균 수익률에서 1∼3위를 휩쓸었다. 1년 수익률 기준으로 중국(137.6%)이 가장 높았고 친디아(114.4%), 브릭스(73%) 순이었다. 해외 펀드 전체의 평균 수익률은 66.9%였다. 중국과 더불어 아시아 증시의 스타로 떠오른 인도(60.7%)의 수익률은 해외 펀드 평균에도 못 미쳐 친디아 펀드의 위력이 대부분 중국 증시에서 나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른바 선진국 펀드로 불리는 일본 유럽 투자펀드는 장단기 모두 7∼10%대에 그쳐 이머징 지역 수익률에 크게 못 미쳤다. 이쯤 되면 잘나가는 중국 펀드에 다른 신흥시장 펀드나 수익률은 떨어지지만 안정적인 선진국 펀드를 어떻게 섞어서 투자해야 할지 슬슬 고민이 되기 시작한다.

중국 펀드의 수익률이 멀찌감치 앞서 있지만 중국 증시가 만에 하나 고꾸라지면 ‘다걸기’를 한 만큼 손해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눈앞에 보이는 고소득 때문에 분산투자라는 ‘보험’을 무시할 수는 없는 법이다.

하나대투증권 진미경 웰스케어센터장은 “내년 베이징 올림픽을 기점으로 선진국 펀드의 비중을 50%까지 올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 상하이A주의 주가수익비율(PER)이 평균 40배까지 치솟은 상황에서 중국 증시의 최대 재료인 올림픽 특수(特需)가 사라지면 시세차익을 실현하려는 투자자들이 상당수 생길 수 있어 중국 증시가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올림픽이 열리는 내년 8월 이전까지는 주가가 꾸준히 오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중국 등 이머징 펀드와 선진국 펀드의 비율을 70 대 30으로 끌고 가는 게 좋다고 진 센터장은 덧붙였다.

삼성증권 김남수 수석연구원은 선진국 펀드에 분산투자를 하되 성장성이 높은 섹터 및 테마 펀드를 적절히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미국 네덜란드 스위스 기업의 비중이 높은 애그리 펀드(Agri Fund·농축산업 투자 펀드)나 캐나다 호주 기업을 많이 편입하는 천연자원 펀드 등 선진국 증시와 연동돼 있는 펀드가 좋은 예다.

그러나 선진국 펀드의 투자비중은 세계 증시에서 차지하는 지역별 증시의 시가총액 비율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현재 유럽 증시의 시가총액 비중이 30%, 일본이 10%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두 지역을 합쳐 전체 펀드 투자액의 40%를 넘기는 건 피하라는 뜻이다.

굿모닝신한증권 이계웅 펀드리서치팀장은 “친디아 펀드를 사느니 중국 펀드와 인도 펀드에 따로 드는 게 좋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소수의 펀드매니저들이 중국과 인도 시장의 움직임에 대해 적절히 대응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이 일일이 개별 국가의 시황을 지켜보면서 대응하기가 쉽지 않고 적절한 시점마다 지역 펀드 비중을 바꾸려면 수수료가 들기 때문에 차라리 친디아나 브릭스 펀드로 투자 위험을 처음부터 분산하는 게 낫다는 의견도 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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