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를 둘러봐도 진실인지 아니할사, 속이고 얼러맞춰 얼쯤얼렁 하는 일들, 어깨를 부비는 위에 나라가 떠 있도다/남산과 북악산을 물끄러미 쳐다볼사, 거짓과 겉발림이 하도 많은 세상이매, 저들의 우뚝한 것은 정말인가 하웨라/아무리 그렇게야 엉터리 세상이리, 아마도 지나치게 잘못 봄이 아…
한국학중앙연구원 학술지 ‘정신문화연구’ 최신호에는 1919년 7월 9일 충청남도장관 구와바라 하치시가 조선총독부에 올린 지역민심 동향보고가 등장한다. “천안군 동면 용두리 유관순 일가는 소요죄 및 보안법 위반으로 처분돼 일가가 거의 전멸하는 비참한 지경에 빠졌다”는 내용이다. 이…
긔미 독립 운동 때 아내서 일어난 장렬한 자최라. 긔미 삼월 일일 독립선언이 나며 국내, 국외 만세소리 서로 연하얏었다. 그 가운데도, 충남 목천 아내 장터일은 가장 장렬한 운동의 하나다. 그날 적의 총칼에 넘어진 이만 노소남녀 스므 분이요….’ 충남 천안시 동남구 병천면 아우내장…
‘우리 일신여학교에서는 이러한 서울 소식을 알고 거사에 필요한 모든 준비를 완료한 후 꽃 같은 젊은 여학생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손에 손에 태극기를 흔들며 대한독립 만세를 하늘 높이 외치니….’ 부산진일신여학교의 후신인 동래여고(부산 금정구 소재) 교정에 있는 기념비에 적힌 비문이다…
“사막의 오아시스랄까, 민주의 유토피아랄까. 깊고 먼 북만의 오운(烏雲)에는 우리가 상상도 못하였던 이상적 동포촌락이 건설되어 현재 65호 390여 명 동포가 바야흐로 단꿈에 잠겨 아름다운 장래를 엿보고 있다 한다. … 헤매고 있는 내외지의 불쌍한 동포들은 다 같이 와서 살기를 희망한…
‘공포의 외인구단’ ‘남벌’ ‘천국의 신화’ 등으로 잘 알려진 이현세 화백(63·사진)은 지난해 3·1절 무렵 포털사이트에 웹툰 ‘초월’을 연재했다. 이 작품은 젊은 여성 파란이 진관사를 찾으면서 시작된다. 깊은 상처 속에 성장한 파란은 600년 전통의 영혼을 위로하는 진관사 수륙재(…
“三角山(삼각산) 마루에 새벽빗 비쵤제/네 보앗냐 보아 그리던 太極旗(태극기)를/네가 보앗나냐 죽온 줄 알앗던/우리 太極旗(태극기)를 오늘 다시 보앗네/自由(자유)의 바람에 太極旗(태극기) 날니네/二千萬 同胞(이천만동포)야 萬歲(만세)를 불러라/다시 산 太極旗(태극기)를 爲(위)해 萬…
“히로시마, 나가사키는 잊지 않으려 하는데 이웃나라에 저지른 더 잔인한 범죄는 잊으려 한다.” 일본의 양심적인 지성인들이 100년 전인 1919년 4월 15일 제암리에서 벌어진 학살 사건을 반성하면서 남긴 글이다. 3·1운동 과정에서 벌어진 일제의 만행 가운데 가장 잔인했던 경기 …
올해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임정의 국새(임시의정원 관인·官印)가 46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온다. 임정 임시의정원 의장 및 국무령을 지낸 만오 홍진(晩悟 洪震·1877∼1946) 선생의 손자며느리 신창휴 씨(85·미국 거주)는 최근 동아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
대한민국 임시정부 의정원의 관인은 현재 소재가 확인된 임시정부의 유일한 국새다. 임정은 26년간 임시 헌장 제정과 5번의 개헌을 거치며 정체가 변화했지만 대체로 의회가 중심에 있었다. 1927년 3차 개정 헌법에는 “대한민국은 최고 권력이 임시의정원에 있음”(제2조)을 명시했다. …
만오 홍진 선생은 우리나라 의회정치의 기틀을 마련한 독립운동의 거목이다. 임시정부 연구의 권위자인 한시준 단국대 교수는 “임정에서 행정부 수반(국무령)과 입법부 수반(임시의정원 의장)을 모두 지낸 분은 홍진 선생이 유일하다”며 “가장 오랜 기간 의장으로 활동하며 의회정치의 기틀을 닦은…
“남편이 숨지기 석 달 전 이 도장을 꺼내더니 ‘나 대신 잘 보관했다가 할아버지 흉상이 세워지는 날 국가에 기증해 달라’는 유언을 남겼습니다.” 임시정부 의정원 의장과 국무령을 지낸 만오(晩悟) 홍진 선생의 손자며느리 신창휴 씨(85)가 18일(현지 시간) 미국 동부 모처에서 진행…
《‘신명의 딸은 3·1운동의 첫 횃불을 올렸다. 영남의 하늘에, 순정의 기름에 불을 붙여, 적의 총칼 앞에서 높이 치켜든 그 휘황한 횃불. 큰 의로움을 위해서는 죽음조차 두려워하지 않는 그 담대성 그 헌신성. 그 정신을 이어받아 참되게 살기를 다짐하는 소녀들이 작은 정성을 모아 여기 …
“결의안에 동의하는 사람들은 모두 ‘아이(Aye·찬성)’라고 말해주세요.” “아이.” “반대는요?” “….” “결의안이 채택됐습니다.” 15일(현지 시간) 오전 11시 15분경 미국 뉴욕주 올버니 상원 회의장. 상원의원 63명은 뉴욕주가 올해 3월 1일을 한국의 3·…
“3월 1일 오후 2시 파고다공원(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모여 만세삼창을 한다. 이후 우리는 3개조로 나뉘어 행진한 후 오후 4시 혼마치(本町·충무로)에 집결한다.” 1919년 3월 1일. 경성 시내를 ‘독립만세’의 외침으로 뒤덮은 3·1 만세시위대의 행로다. 미리 약속한 것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