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영화 ‘역린’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이하 스파이더맨)는 최근 국내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관객몰이 중인 작품이다. 두 영화의 주인공인 정조와 피터 파커는 비극적으로 아버지를 잃은 뒤 심리적 결핍에 시달리는 고독한 영혼이란 점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
지금껏 본 영화 중 내가 가장 많은 눈물을 흘린 영화는 아마도 중국 펑샤오강 감독의 ‘대지진’일 것이다. 1976년 중국 탕산(唐山) 대지진을 담은 이 영화엔 한 어머니의 가슴 찢어지는 사연이 나온다. 자신의 목숨과 맞바꿔도 아깝지 않을 딸과 아들이 모두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더미…
2010년 11월, 나는 놀라운 경험을 하였다. 국내 최초의 4D(입체상영에다 의자가 움직이고 바람, 물방울, 향기까지 분사하는 오감 자극 첨단영화) 영화인 ‘나탈리’를 4D 전용관에서 본 것이다. 에로영화를 온몸으로 느낀다는 기대감에 한껏 고무된 나는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충격과 공포…
이 시대, 영화평론은 죽었다. 평론가의 권위는 더이상 인정받지 못하며, 대중은 자신들의 취향과 괴리된 난해한 평론을 ‘있어 보이는 것’으로 여기는 대신에 ‘그래, 네 팔뚝 굵다. 잘났다’며 외면해 버린다. 영화평론의 위기는 비단 국내의 일만이 아니다. 얼마 전 칸영화제에서 만난 …
화제작이 의외로 참패하는 경우를 극장가에서 종종 보게 된다. 알고 보면 이유는 진짜로 간단한 것을…. 이 영화, 왜 망했을까? 지금부터 Q&A를 통해 내 맘대로 묻고 대답해준다. Q. 인기그룹 ‘빅뱅’의 멤버 탑(본명 최승현)이 비운의 남파공작원으로 나오는 영화 ‘동창생’이…
“당초 금메달이 목표가 아니었어요. 제가 준비한 만큼 충분히 한 것에 만족합니다.” 얼마 전 막을 내린 2014 소치 겨울올림픽에서 심판의 석연찮은 판정 끝에 은메달을 받은 ‘피겨여왕’ 김연아가 회한 담긴 이 한마디를 던지는 순간, 나는 자메이카 봅슬레이 팀의 행복한 도전을 담은 …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이 국내 800만 관객을 돌파해 이젠 1000만 관객까지 바라본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나는 매우 당혹스러웠다. 영화평론가들과 ‘최종 관객 수 알아맞히기’ 내기를 하면 승률이 8∼9할에 이를 만큼 놀라운 ‘촉’을 가진 나로선 ‘초등학생 정도면 좋아하겠다’고 …
#1. 2005년 6월 김혜수 주연 공포영화 ‘분홍신’의 개봉을 앞두고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벌어진 일이다. 배우들의 무대인사가 끝나고 막 영화가 시작되자 칠흑같이 어두운 객석에서 한 여성의 외마디 비명이 터져 나왔다. “어디에 손대는 거예요!” 사람들의 시선은 소리를 지른 여성과 …
2013년이 저물어간다. 올해 어떤 이유로든 ‘악몽의 기억’으로 내게 남아 있는 영화들을 분야별로 꼽아본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영화는 세 편. ‘토르: 다크월드’와 ‘헝거게임: 캣칭 파이어’, 그리고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다. 이 세 편은 공통점이 두 개 있다. 하나는 모두 …
※ 이 글은 21일자 ‘신성일은 신성일이다’는 제목의 본 칼럼에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그러자 신성일이 대답했다. “여기(교도소)에 있는 나의 심정이라…. 나는 지금 꽃을 키웁니다. 매일 햇볕에도 내놓고 물도 주고 하면서 말이지. 꽃을 키워요.” 솔직히 말해 뭔 말인지는 모르겠으나…
※이 글에는 영화 ‘야관문: 욕망의 꽃’에 관한 스포일러(핵심적 내용을 미리 밝히는 것)가 있습니다. “경아, 오랜만에 누...
얼마 전 ‘프린세스 사쿠라’란 제목의 다소 저질스러운 일본 영화를 보다가 깜짝 놀랐다. ‘불멸의 사랑’을 그린다는 이 영화가 보여주는 애정관이란 게 해괴망측하기 짝이 없었기 때문이다. 일본 막부시대. 명문가의 순진하고 아리따운 ‘사쿠라 공주’가 아버지가 점찍어 놓은 세도가 아들과의…
여름에는 시원한 영화가 좋고 가을에는 애틋한 영화가 그만이듯, 알맞은 상황에서 알맞은 영화를 보면 우리의 내면을 치유하는 놀라운 효과를 경험하게 된다. 자, 지금부터 시추에이션별로 보면 딱 좋은 최근 영화들을 소개한다. 먼저, 요즘 되는 일 하나 없이 인생 배배 꼬인다며 짜증 내는…
900만 관객을 넘어 1000만 관객을 돌파하기 위해 현재 기를 쓰고 있는 ‘설국열차’는 의심의 여지없이 봉준호 감독의 작품 중 최악이다. 로컬 감성을 기반으로 모골이 송연해지는 스릴과 묘한 이미지의 충돌, 슬퍼서 더 웃긴 아이러니한 유머를 직조해내던 놀라운 예술가 봉준호가 자신의 다…
※이 글에는 ‘18세 이상 관람 가’ 등급을 받은 영화 ‘투 마더스’와 ‘뫼비우스’의 매우 충격적인 스포일러(핵심 줄거리를 담은 내용)가 있습니다. 변태적 상상력이 돋보이는 영화 두 편을 최근 보았다. 뒤틀린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담은 이 영화들이 발휘하는 상상력이란 얼굴에 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