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5일 중동 사태로 급등한 휘발유, 경유 가격에 대해 “지역별, 유종별로 현실적인 최고가격을 신속히 지정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중동발 금융·에너지 시장 위기 우려가 확산되자 1997년 유가 자율화 이후 30년 만에 휘발유·경유 등에 대한 ‘최고가격 지정제’ 카드를 꺼내든 것입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임시 국무회의에서 “유류 공급이 객관적으로 심각한 차질을 빚는 것도 아닌데 갑자기 휘발유 가격이 폭등했다”며 “아무리 돈이 마귀라고 하지만 (이 같은 폭등은) 너무 심하다”며 이같이 지시했습니다.
‘물가안정법’에 따르면 정부는 내우외환, 천재지변, 긴급한 재정·경제상 위기 때 최고가격을 지정할 수 있습니다. 또 석유사업법도 정부가 유가 급등 시 정유업체, 판매업체 등에 최고판매가를 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폭등한 유류 가격을 ‘바가지’로 규정하고 엄정 대응을 지시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국민 경제의 혼란을 조장해서 이익을 취하려는 세력들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하겠다”고 했습니다. 봉욱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은 “(최고가격 지정 시) 부당 이득 전액을 과징금으로 환수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국내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국제유가가 들썩이는 가운데 L당 1800원을 넘어 약 3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5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84원 오른 1834.32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건 2022년 8월 12일(1805.86원) 이후 약 3년 7개월 만입니다. 서울의 휘발유 평균 가격도 전날보다 46.52원 오른 1889.07원이었습니다. 이달 들어 5일 동안 전국 휘발유값은 141.43원(8.4%) 뛰었습니다.
국내 기름값이 오름세를 보이는 건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갈등이 고조되면서 국제유가의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국제유가 상승세는 통상 2, 3주의 시차를 두고 국내 기름값에 반영되는데 이번에는 석유류 공급 차질과 추후 가격 상승 등의 우려로 인해 가격이 선제적으로 오르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