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코스피 5,000 선이 무너지며 한국이 아시아 주요국 중 가장 주가지수 낙폭이 큰 ‘블랙 먼데이’를 맞았습니다.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대부분 하락했습니다. 원-달러 환율은 달러 강세 전망에 다시 1460원대로 올라섰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케빈 워시 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를 의장 후보자로 지명한 뒤 금, 은,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한 ‘워시 쇼크’가 아시아 금융 시장에 번진 것입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26%(274.69포인트) 하락한 4,949.67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지수 기준으로는 1983년 코스피 산출이 시작된 이후 사상 최대 하락 폭이었습니다. 외국인이 2조5168억 원, 기관은 2조2126억 원어치를 각각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습니다.
코스피 급락에 한국거래소는 올해 처음으로 이날 낮 12시 31분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 호가 일시 효력 정지)를 5분간 발동했습니다. 코스피 4,000 선이 무너졌던 지난해 11월 5일 이후 3개월 만입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44% 내린 1,098.36으로 거래를 마치며 1,100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달러 강세 영향을 받아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4.8원 오른 1464.3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습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2.48%), 홍콩 항셍지수(―2.32%), 대만 자취안지수(―1.37%), 일본 닛케이225(―1.25%) 등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줄줄이 하락했습니다.
이날 증시 급락은 워시 후보자의 매파 성향(통화 긴축 선호)에 대한 우려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습니다. 향후 유동성 랠리가 약해질 수 있다는 경계감, 금과 은의 선물 가격 폭락으로 급하게 자금이 필요해진 투자자들의 증시 이탈 등도 약세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월가에서 인공지능(AI) 거품 논란이 재점화된 것도 하락을 부추겼습니다.
다만 워시 후보자가 연준 의장으로 인준되는 과정에서 불확실성이 줄고 자산 가격도 오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코스피가 그간 가파르게 오른 만큼 하락 폭도 컸다”며 “지금이 경제적으로 큰 위기는 아닌 만큼 코스피가 단기 조정을 거치고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나 코스피가 최근 세계 주요 증시 중 가장 크게 오른 만큼, 거품 논란으로 낙폭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