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결심 공판이 어제 열릴 예정이었지만 이달 13일로 연기됐습니다.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함께 기소된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 측이 증거에 대한 의견을 장황하게 설명한 것이 어제 오전부터 밤늦게까지 이어지면서 특검 측 의견 진술과 피고인의 최후변론을 예정대로 진행하지 못한 것입니다. 주요 사건의 결심 공판이 연기된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이어서 김 전 장관 측은 물론 재판부의 소송 지휘를 놓고 논란이 일 것으로 보입니다.
어제 공판엔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장관과 조지호 전 경찰청장을 포함한 군경 지휘부 7명 등 총 8명의 피고인이 출석했습니다. 그런데 김 전 장관 측은 최후변론을 앞두고 노골적인 지연 작전을 선보였습니다. 이미 채택된 증거에 대한 반대 의견을 장황하게 밝히고, 공소장의 문장 하나하나를 문제 삼은 겁니다. 김 전 장관 측 변호인들의 변론이 길어지자 특검 측은 “읽는 속도가 너무 느리다”고 했지만 김 전 장관 측 변호사는 “제가 혀가 짧아 빨리하면 혀가 꼬인다”고 반박하는 코미디 같은 장면도 연출됐습니다.
김 전 장관 측 변호인들의 발언이 길어지자 결국 어제 오후 9시 50분경 재판장인 지귀연 부장판사는 “김 전 장관 측 의견까진 오늘 다 듣고 윤석열 피고인 변론과 (특검의) 구형을 13일 진행해 무조건 종결하는 걸 약속하겠다”며 “그 이후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결심 공판이 13일 열리더라도 1심 재판부는 2월 법관 정기 인사 전에 선고 공판을 열 가능성이 현재로선 높습니다. 다음달 1심 선고 때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내란 우두머리 혐의에 대한 사법부의 첫 판단이 나옵니다. 헌정 사상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유일한 사례가 전두환 전 대통령입니다. 1심 재판부는 전 전 대통령의 유죄 확정 때 판단 기준이 된 계엄 선포가 국헌문란의 목적이 있었는지, 폭동에 해당하는지 등을 판단 기준으로 삼을 것으로 보입니다. 공교롭게도 전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은 30년 전인 1996년 윤 전 대통령과 같은 장소인 서울중앙지법 417호 법정에서 열렸습니다. 1심 선고 결과가 어떻게 될지 주목됩니다.
한편 어제 단행된 육군 소장급소장 이하 장성 인사에서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VIP 격노설’을 폭로한 박정훈 대령(해병대 수사단장)은 준장으로 진급했습니다. ‘12·3 비상계엄’ 당시 특수전사령부 병력이 탄 헬기의 서울 진입을 지연시킨 김문상 육군 대령도 준장 진급자에 포함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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