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 경주에서 첫 한중 정상회담을 갖고 전략적 소통 강화와 경제협력 복원에 뜻을 모았습니다. 11년 만에 이뤄진 시 주석의 국빈 방한에서 양국 정상이 관계 개선 의지를 확인하면서 경색됐던 한중관계가 복원 궤도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경제 분야에서 두 정상은 70조 원 규모의 통화스와프 연장과 함께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 가속화, 서비스·무역 협력 MOU 체결에 합의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수직적 경제 구조를 수평적 협력 구조로 바꾸자”며 호혜적 경제 관계를 강조했고, 이에 시 주석은 “중한은 이사 갈 수 없는 이웃”이라며 9차례 ‘협력’을 언급했습니다. 시 주석은 “차이점 속에서 공통점을 찾자”며 구동존이(求同存異) 정신을 거론, 과거 사드(THAAD) 배치 이후 경색됐던 관계 복원을 시사했습니다.
다만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에 대한 우려가 정상회담에서도 논의되는 등 한중 관계의 새로운 변수가 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됐습니다. 이 대통령은 회담에서 핵추진 잠수함에 대해 “핵무기가 아닌 재래식 무기를 탑재한 방어적 성격의 전력”이라는 점을 설명했다고 합니다. 이에 “시 주석도 이 대통령 발언을 이해하는 분위기였다”는 게 참석자들 설명입니다.
북한 비핵화 문제에서도 온도차가 드러났습니다. 이 대통령은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요청했지만, 중국 측은 “한반도 평화안정 유지” 수준의 원론적 입장만 내놨습니다. 중국은 최근 비핵화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만찬을 비롯한 친교 자리는 훈훈한 분위기가 유지됐습니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이어진 국빈 만찬 행사에서 본비자나무로 만든 바둑판과 조각 받침대, 나전칠기 자개 원형쟁반을 시 주석에게 선물로 건넸습니다. 이에 화답해 시 주석은 옥으로 만든 붓과 벼루 등 문방사우 세트를 대통령에게 선물했습니다. 시 주석은 중국산 스마트폰 샤오미 15 울트라 2대도 선물했는데, 이를 받은 이 대통령이 “통신 보안은 되나”고 묻자 “뒷문(백도어)이 있는지 한번 확인해보라”고 웃으며 호응했습니다. 백도어는 사용자 몰래 데이터를 빼낼 수 있도록 미리 뚫어 놓은 통로를 뜻하죠. 이 대통령은 이런 농담에 손뼉을 치며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