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든 원외든 당 전체의 업무를 총괄하는 임무를 당 대표가 수행하는 것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어제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말입니다. ‘당 대표는 법적 대외적으로 당을 대표하고 당무를 통할한다’는 국민의힘 당헌의 조항을 언급한 것입니다. 전날 자신이 김건희 여사 문제를 겨냥해 공석인 특별감찰관 추천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추경호 원내대표가 “특별감찰관 추천은 원내 사안”이라고 선을 긋자 곧바로 반박에 나선 것입니다.
특히 한 대표는 어제 오후 사전 예고 없이 국회 본청에서 열린 9개 상임위 국감 현장을 차례로 방문해 상임위원장 및 여야 의원들과 악수하고 인사를 나눴습니다. 당내에선 “당 대표가 원내 업무도 총괄하는 모습을 의도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이에 대해 친윤계는 한 대표의 특별감찰관 추진에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친윤계인 권성동 의원은 “당론 변경의 최종 의사결정권자는 의원총회”라며 “한 대표가 의원총회에 제안을 하고, 의원총회에서 논의를 해서 결정을 해야 되는데, 그런 절차 없이 무작정 ‘내 뒤를 따르라’ 아니냐”고 했습니다. 대통령실 출신 친윤계 의원은 “당 대표가 아닌 친한계 계파 대표 노릇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대표를 비롯한 친한(친한동훈)계와 대통령실-친윤계 간 ‘김건희 내전’이 확전하면서 당내에선 “이러다 의원총회에서 친윤-친한 간 표 대결을 벌이는 것 아니냐. 다 같이 망하자는 것”이란 우려도 나옵니다. 한 중진 의원은 “의총에서 특별감찰관에 동의하면 동의하는 대로 반대하면 반대하는 대로 세력 간 간극이 더 벌어질 것”이라며 ‘심리적 분당’을 걱정했습니다.
여권 전체가 김 여사 문제의 수렁에 빠진 가운데 ‘K칩스법’(조세특례제한법) 등 민생 법안 통과에 정부 여당이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정부 여당은 K칩스법 등 20개 법안을 22대 국회 중점 처리 법안으로 선정했지만 어제까지 6건만 처리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여권 내분이 빨리 끝나야 민생 문제 해결에 나설 수 있는데, 김건희 내전을 지켜보는 국민들의 스트레스만 늘어나는 상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