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 야당이 ‘김건희 특검법’과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 등 이른바 쌍특검법을 국회 본회의에서 어제 단독 처리했습니다. 김건희 특검법은 야당 의원 180명이 표결에 참석해 180명 모두의 동의를 얻었고,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은 이보다 1명 많은 181명이 찬성했습니다.
야당은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대통령 배우자라는 위치를 감안할 때 독립적 지위의 특검을 임명해 진상을 신속히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여당인 국민의힘은 본회의 표결에 불참하고, 본회의장 밖에서 규탄대회를 열었습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쌍특검법은 그 과정도 절차도 내용도 목적도 문제투성이인 총선 민심 교란용 이재명 사법 리스크 물타기 악법”이라고 반발했습니다.
대통령실은 야당이 쌍특검법을 단독 처리한 지 10분 만에 브리핑을 열어 “법안이 정부로 이송되는 대로 즉각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그동안 간호법, 양곡관리법, 노란 봉투법, 방송 3 법 등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그런데 어제처럼 법안 통과 즉시 거부권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입니다. “총선을 겨냥한 악법에 불과한 만큼 강경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대통령실의 격앙된 기류가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여야 모두 셈법은 복잡합니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야당은 다시 본회의 표결에 부쳐야 하는데, 그때는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인 200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합니다. 야당은 여당의 공천에서 낙천한 의원들이 반감을 품기 시작할 때 본회의 표결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여당에서 20명의 이탈표만 나온다면 대통령이 더 이상 특검법을 거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통과 자체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반론도 만만찮습니다.
여당에선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라는 야당의 프레임에 휘말려 내년 총선 구도 자체가 어그러질 수 있다는 위기감도 나온다고 합니다. 그래서 여권 일각에선 특별감찰관 임명이나 대통령 배우자를 보좌하는 제2부속실 부활 카드를 거론하기도 합니다. 그동안 김건희 특검법 대응에서 대통령과 입장을 차별화할지가 당정관계 변화의 시금석이라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어제 침묵한 한동훈 비대위원장이나 어제 지명된 비대위원들이 앞으로 어떤 입장을 밝힐지 주목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