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동아일보 편집국 정원수 부국장입니다.
‘난 / 우리 반에 / 친구가 없다.
나 혼자 밖에 없다 / 그래서, 선생님이 / 나의 짝궁이다
근데, 나이 차이가 너무 난다’
다음 달 5일 폐교할 예정인 전북 부안군 하서면의 백련초등학교 재학생이 쓴 동시 ‘내 짝꿍’입니다. “신입생을 유치해 폐교를 막아보려고 백방으로 뛰어다녔는데, 결국 문을 닫게 됐다”는 교직원들은 재학생 8명이 학교를 기억할 수 있도록 지난해 가을부터 재학생들이 직접 쓰고 그린 작품집을 모아 동시집 ‘코딱지’를 만들었습니다. ‘코딱지’ 동시집에 실린 ‘내 짝꿍’의 동시 옆엔 교실 안에 선생님과 학생 혼자 있는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인구 감소로 폐교 위기에 처한 학교 현실을 이것보다 잘 보여주는 문구와 그림이 있을까요.
백련초처럼 내년 전국에서 문을 닫는 초중고교는 33곳입니다. 2021년 24곳, 2022년 27곳에서 2023년 18곳으로 늘어났습니다. 지역별로는 전북이 9곳으로 가장 많고, 경북이 6곳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비수도권 위주였던 것과 달리 서울 3곳, 경기 5곳 등 수도권에서도 8곳이 폐교합니다. 농어촌 지역 폐교가 이제는 수도권, 부산과 대구 등 대도시 지역으로도 번지고 있는 겁니다.
내년 폐교예정인 학교 가운데 초등학교가 26곳으로 80%에 달합니다. 전문가들은 2017년부터 가속화된 저출산의 여파가 학령인구 절벽 및 줄폐교 현상으로 어이 지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2017년 출생아는 35만 7771명으로 전년대비 5만 명 가까이 줄었는데, 이 때문에 내년 초등학교 입학생수는 사상 처음으로 30만 명 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출생아수는 2020년 20만 명대로 떨어졌기 때문에 폐교도 갈수록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백련초와 같이 초등학교 폐교는 시차를 두고 중학교, 고등학교로도 도미노처럼 진행될 수 있습니다.
전국의 학령인구(6~17세)는 2000년 약 810만 8000명에서 올해 531만 2000명으로 3분의 1 이상 줄었습니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10년 후 400만 명 아래로 떨어지게 됩니다. 올해 기준으로 1만 2027개인 초중고 상당수도 문을 닫을 수밖에 없습니다. 학령인구 감소 위기에서 대학도 예외가 아닙니다. 일부 지방국립대에는 수능 시험 점수 없이 들어갈 수 있는 학과도 있습니다. 그야말로 지방대는 생존 기로에 놓여있습니다.
학교의 위기는 곧 지역의 위기입니다. 폐교가 지역 소멸을 가속화시키고,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침해할 수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학교 통폐합에 대한 논의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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