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수직적 당정 관계, 국정 운영 기조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최재형 의원)
“당정 관계 재정립이 전제돼야 비상대책위원회 구성도 효과적이다.”(나경원 전 의원)
“수직적 당정 관계에서 벗어나 용산에 국민의 목소리를 전달해야 한다.”(이용호 의원)
김기현 대표가 사퇴한지 하루 만인 어제 국민의힘은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을 공식화했지만 당 안팎이 들끓고 있습니다. 비대위원장 후보군에 여러 인사가 오르내리는 가운데 당내에선 “비대위원장이 누가 되든 윤석열 대통령이 변하고 수직적 당정 관계를 수평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요구가 분출하고 있습니다. ‘김기현 대표 체제’처럼 ‘윤심(尹心·윤 대통령의 의중)’만 바라보는 비대위원장으로는 여당의 혁신도, 변화도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사실 김 대표는 올해 3월 전당대회 초반 지지율 3%로 시작했으나 친윤계의 전폭 지원으로 당 대표에 당선 됐습니다. 그런데 김 대표의 사퇴 역시 “용산(대통령실)과의 권력 암투, 파워 게임에서 밀린 것”이라는 김 대표 측의 주장이 나왔습니다. 이달만 윤 대통령과 두 차례 오찬을 하는 등 긴밀하게 소통해 온 김 대표가 갑작스레 사퇴까지 내몰린 데는 대통령실의 기류 변화가 결정적이었다는 겁니다. 당 관계자는 동아일보에 “(대통령실이) 결국 김 대표를 희생양 삼았다. 문제는 따로 있는데 곁가지만 쳐낸 것”이라고 했습니다. 당 대표가 되는 과정도, 당 대표에서 물러나는 과정도 결국 대통령실의 의지에 좌우된 것입니다. 대통령실과 당과의 수직적 관계를 보여주는 단면이라는 겁니다.
당내에서는 비대위원장의 요건도 대통령에게 직언을 하는 등 변화를 이끌어내는지가 최우선이라는 의견이 나옵니다. 윤재옥 대표 권한대행은 어제 비대위원장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고 국민공감을 얻을 수 있는 분, 총선 승리라는 지상과제를 달성할 능력과 실력을 갖춘 분, 그런 기준으로 물색해보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현재 당 비대위원장으로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한동훈 법무부장관 등이 거론되지만 후보군이 대부분 대통령과 가까워 수직적 당정 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카드냐는 일각의 의구심이 있는 겁니다. 친윤계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이 선출한 비대위원장이 수직적 당정 관계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면 내년 총선이 어려워진다. 비대위원장이 어떤 위기의식을 갖고 역할을 하느냐가 매우 중요해졌다”고 했습니다. 과연 누가 혼돈 속 여당을 이끌 비대위원장이 될지, 향후 그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