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는 어제 오전 11시 22분 윤석열 대통령을 파면했습니다. 2022년 5월 10일 취임한 지 2년 11개월 만이자 국회가 비상계엄과 관련해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결의한 때로부터 111일 만입니다. 이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헌정사상 두 번째로 파면된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퇴진했습니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어제 헌재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심판 선고 공판에서 “피청구인의 위헌·위법행위는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이므로 헌법 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다. 이에 재판관 전원(8인)의 일치된 의견으로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고 밝혔습니다. 헌재는 홈페이지에 공개한 114쪽의 결정문을 통해 “피청구인은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여 계엄을 선포함으로써 국가긴급권 남용의 역사를 재현하여 국민을 충격에 빠뜨리고, 사회·경제·정치·외교 전 분야에 혼란을 야기하였다”며 “민주주의에 헤아릴 수 없는 해악을 가한 것이라 볼 수밖에 없다”고 파면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12·3 비상계엄에 대해 헌재는 구체적으로 △계엄 선포 △국회 군경 투입 △포고령 발령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압수수색 △법조인 위치 확인 시도 등 5가지 탄핵소추 사유 모두 파면할 정도로 중대한 위헌·위법행위로 판단했습니다. 특히 윤 전 대통령이 탄핵심판에서 줄곧 부인해왔던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 정치인과 법조인 등의 위치 확인 시도도 헌재는 사실 관계를 인정했습니다.
헌재는 국회 측이 형법상 내란죄를 소추 사유에서 철회한 것에 대해서도 “기본적인 사실관계는 동일하게 유지하면서 적용 법조문을 철회·변경하는 것은 소추사유의 철회·변경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문제가 없다고 봤습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계엄 선포 행위는 사법심사의 대상이 된다는 점도 재확인했습니다. 대통령의 ‘비상대권’은 사법심사의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윤 전 대통령 측 주장을 배척한 것입니다.
이에 대해 윤 전 대통령은 “그동안 대한민국을 위해 일할 수 있어서 큰 영광이었다”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너무나 안타깝고 죄송하다”고 밝혔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직접적으로 승복이라는 말을 쓰지 않았습니다. 윤 대통령은 조만간 서초동 사저로 이동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통령이 파면되면서 여야는 사라졌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위대한 국민이 위대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되찾아 주셨다”며 “저 자신을 포함한 정치권 모두가 깊이 성찰하고 책임을 통감해야 될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안타깝지만 국민의힘은 헌재의 결정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겸허하게 수용한다”며 “이 결정을 존중하는 것이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수호하는 길”이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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