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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2024년 12월 ‘에라스 투어’의 마지막 공연 무대를 시작하던 날 미국 경제방송 CNBC가 고른 출연자는 글로벌 호텔 그룹의 최고경영자였다. 그는 스위프트의 투어가 경제 전반에 얼마나 큰 효과를 내는지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스웨덴 스톡홀름에선 객실 점유율이 24% 늘었고, 객실당 숙박료는 평균 2.5배를 받았다고 밝혔다. 다른 로컬 업소들도 그렇게 벌었을 것이다. 스위프트의 공연이 열리는 도시의 경제가 활성화되는 걸 일컫는 ‘스위프트노믹스(Swiftnomics)’의 풍경이다. 같은 일이 한국에선 사뭇 다른 상황으로 전개된다. 6월 부산에서 방탄소년단(BTS)의 월드 투어 공연이 예정되자 주변 호텔 등 숙박 요금이 큰 폭으로 올랐다. 세계가 주목하는 공연이 열리는데, 일시적으로 가격이 오르지 않는 게 이상한 일이다. 하지만 정부는 칼을 빼 들었다. 지난달 25일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선 숙박업체가 시기별 최고 요금을 사전 공개토록 하고, 그보다 비싸게 받으면 한 번 적발돼도 영업정지를 내리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대책의 실효성은 둘째 치고, 숙박 요금이 정부가 개입해야 할 일인가 싶다. 공정거래위원회까지 나서서 실태를 조사했는데, 결론은 모니터링을 지속하겠다는 것뿐이었다. 담합 같은 건 발견하지 못했다는 뜻이겠다. 관료들이라고 시장을 모를까.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최근 간담회에서 “굉장히 소수의 사례가 부각되는 측면이 있다”, “결국은 공급이 부족해서일 수 있다”고 했다. 업자들이 꾸준히 돈을 벌면 투자 여력이 생기고, 공급이 늘고, 고급화도 진행된다. 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 문제는 오히려 ‘싸구려 요금’이 지속되는 일이다. ‘한국은 숙소가 저렴하다’는 말은 관광객들이 기꺼이 고액을 지불할 만한 매력과 콘텐츠가 없어서 업자들이 요금을 못 올린다는 뜻과 같다. 대계를 염두에 둔 당국자라면 몽둥이 들고 생색을 낼 게 아니라, 기회를 살려 지역의 관광산업을 어떻게 키울지를 고민해야 한다. 저렴한 숙소는 시장이 커지면 얼마든지 생겨나게 마련이다. 문화 및 관광 상품에 대한 정부의 다른 정책에서도 ‘비용을 낮춰 소비를 유도하자’는 식의 접근이 눈에 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농어촌 인구감소지역 여행 시 경비의 절반을 환급해 주는 ‘반값 여행’ 시범 사업에 착수했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관광지에 돈을 들여서라도 오고 싶게 만들어야지, ‘돈을 돌려주니까 간다’는 데 그친다면 장기적으로 지역에도 별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했다. 영화 산업 활성화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정부의 영화 관람료 할인권 배포는 과연 효과가 있었나. ‘범죄도시4’(2024년) 이후 2년 만의 새 천만 영화는 그런 퍼주기 없이 곧 탄생한다. 문체부가 추진 중인 영화 구독 패스는 기대도 있지만 ‘관람은 힙(hip)하다’는 인식을 만들지 못할 시엔 ‘영화=싸구려’로 만드는 건 아닌지 하는 우려도 없지 않다. K컬처와 연관 산업을 먹거리로 키우려면 구태의연한 접근에서 벗어나야 한다. 취약 계층 등은 소비를 지원할 필요가 있지만 정책의 무게 중심은 경쟁을 유도하면서 산업 성장의 기반을 닦는 데 두는 게 옳다. 통화량 증가 등으로 점심값이고 뭐고 다 오르는데, 문화·관광 상품만 가격을 묶어 둘 수 있겠나. 싸게만 하려다 보면 비지떡밖에 못 만들기 마련이다. 조종엽 문화부 차장 jjj@donga.com}
정미소 문학회는 제2회 ‘정미소문학상’ 수상자로 이경희 소설가를 선정했다고 3일 밝혔다. 수상작품은 장편 ‘구씨네 정미소’(자유의 길)이다.‘구씨네 정미소’는 주인공 방춘화의 인생을 통해 욕망과 폭력으로 얼룩진 20세기 한국사를 눅진하게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소설가는 2008년 ‘실천문학’으로 등단해 ‘도베르는 개다’, ‘부전나비 관찰기’, ‘기억의 숲’, ‘모란시장’, ‘늙은 소녀들의 기도’ 등의 작품을 출간했다.정미소 문학회는 조세희 선생을 중심으로 이승우, 곽효환 등의 문인들이 비정기적으로 만남을 이어오다 2024년 정식 출범했다. 소설가, 시인, 화가 등의 예술인들로 구성원을 확장해 다양한 문학적 활동을 모색하고 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박정환 9단(33)이 제1회 세계 기선전에서 우승하며 한국 바둑 역대 누적 상금 1위 자리에 올랐다. 2일 한국기원에 따르면 박 9단은 지난달 27일 끝난 신한은행 세계 기선전 결승에서 중국 왕싱하오 9단을 2 대 1로 격파하며 우승컵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상금 4억 원을 더한 박 9단은 통산 상금 108억4062만 원으로, 종전 1위였던 이창호 9단(51·통산 상금 107억7995만 원)을 따돌리고 기록을 다시 썼다.현재 국내 랭킹 2위인 박 9단은 메이저 세계대회 통산 6회 우승을 포함해 국내외 37개 타이틀을 획득한 기사다. 주요 세계대회 우승은 2021년 삼성화재배 이후 5년 만. 박 9단은 “기록을 남기게 돼 영광”이라며 “판마다 후회 없는 바둑을 보여 드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누적 상금 3위는 지난달 6일 100억 원을 돌파한 신진서 9단(26·한국 랭킹 1위)이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박정환 9단(33)이 제1회 세계 기선전에서 우승하며 한국 바둑 역대 누적 상금 1위 자리에 올랐다.2일 한국기원에 따르면 박 9단은 지난달 27일 끝난 신한은행 세계 기선전 결승에서 중국 왕싱하오 9단을 2대 1로 격파하며 우승컵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상금 4억 원을 더한 박 9단은 통산 상금 108억4062만 원으로, 종전 1위였던 이창호 9단(51·통산 상금 107억 7995만 원)을 따돌리고 기록을 다시 썼다.현재 국내 랭킹 2위인 박 9단은 메이저 세계대회 통산 6회 우승을 포함해 국내외 37개 타이틀을 획득한 기사다. 주요 세계대회 우승은 2021년 삼성화재배 이후 5년 만. 박 9단은 “기록을 남기게 돼 영광”이라며 “판마다 후회 없는 바둑을 보여 드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누적 상금 3위는 지난달 6일 100억 원을 돌파한 신진서 9단(26·한국 랭킹 1위)이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매국노’ 이완용(1858∼1926)은 글씨를 매우 잘 썼던 것으로 전해진다. 작자의 사회적 평판이 예술성에 대한 평가에 강한 영향을 미치는 나라에서 오늘날까지 이런 이야기가 전해질 정도면 혹시 ‘어마어마한 명필’이었던 건 아닐까. 하지만 좋게든 나쁘게든 그런 인물을 미술사적으로 진지하게 조명하는 것 자체가 터부시되던 게 우리 실정. 그래서 그저 호기심의 영역에 머물러 왔던 그의 글씨를 벼리 삼아, ‘나라 잃은 시대’ 예술계의 풍경을 조명한 책이다. 책에 따르면 이완용은 글씨 청탁을 많이 받았고, 거절하지도 않았다. 조선을 방문한 일본인이 그의 글씨를 기념품으로 여길 정도였다. 국립중앙박물관 직원인 저자는 이완용이 경성서화미술원과 서화미술회, 서화협회 등의 창설에 깊이 간여하는 등 근대 서화계에서 비중 있는 역할을 했음을 서술한다. 독립문(獨立門) 편액 글씨를 쓴 사람이 누구인지 추적하면서 이완용과 김가진(1846∼1922)이 쓴 천자문 필획과 대조하는 대목, 안중근 의사(1879∼1910)와 이완용의 글씨를 비교하는 대목 등도 흥미롭다.‘반민족행위자지만 예술은 훌륭했다’거나 하는 내용을 담은 책은 전혀 아니니, 오해는 말길. 그래서 이완용의 글씨는 어땠다는 걸까. 나중에 A급 전범으로 기소됐고 이완용과 교분이 있던 도쿠토미 소호(1863∼1957)는 “미무(媚娬)하고도 수색(秀色)이 풍부하다”고 했다. 한마디로 예쁜 스타일이라는 말이다. 하지만 훗날의 평가는 “필획에 힘이 없고 속기가 많이 흐르며 골기(骨氣)가 약하다”(‘한국 역대 서화가 사전’) 등 부정적인 것이 대부분이다. 저자는 시골 선비의 둘째 아들로 태어나 고관 댁 양자로 입적한 이완용의 어린 시절 등을 통해 그 이유를 추정한다.“남들에게 ‘인정’받고자 그렇게 글씨를 많이 쓰고…그러니 자기 글씨를 진지하게 돌아보며 발전을 이루지 못하고 그저 예쁘게 보이도록 쓰는 데 치중하고 만 건 아닐까.” 단편 ‘운수 좋은 날’(현진건)의 한 대목을 소개한 뒤 “아무리 싼 김규진 그림이라도 막걸리 곱빼기 60잔 값인 6원이었음을 상기해 보자”는 식으로 독자가 읽기 편하기 서술해, 책장이 술술 넘어가는 편이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포털 기업 등이 인공지능(AI)을 개발하는 데 뉴스 기사를 무단 사용하는 행위는 저작권법상 ‘공정이용’으로 인정받기 어렵다는 정부 가이드라인이 나왔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저작권위원회는 26일 ‘생성형 인공지능의 저작물 학습에 대한 저작권법상 공정이용 안내서’를 발간했다. 공정이용은 특정한 경우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도 저작물을 제한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을 가리킨다. 안내서는 “AI 개발사가 언론사 허락 없이 뉴스 기사를 크롤링(자동으로 웹사이트 정보를 수집)해 학습시키고, 기사 요약을 자동 제공하는 상업 서비스를 운영하는 경우 공정이용으로 인정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런 서비스는 언론사와 목적이 같거나 비슷한 데다(이용의 목적·성격), 기사엔 사회현상에 대한 기자의 해석·논평 등이 표현돼(저작물의 종류) 공정이용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저작물 전체를 개발에 사용했다면(이용된 양) 인정에 더욱 불리하다. 안내서는 특히 “AI 요약 서비스가 기사의 핵심 내용을 제공함으로써 이용자가 원문 기사에 접근하지 않고도 정보를 소비할 수 있게 되고, 그로 인해 원저작물의 이용이 감소하거나 언론사의 구독·광고 수익에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인정되는 경우 ‘시장 영향’ 측면에서 공정이용으로 인정받기 어렵다”고 지적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그 신문은 동굴, 고기잡이 배, 가짜 분묘 등 일본인의 눈에 띄지 않는 먼 곳에서 인쇄되어 다른 일반 신문과 마찬가지로 전국에 배포되고 있다.” 1919년 3·1운동 당시 발행됐던 ‘조선독립신문’에 대해 소설가 강용흘(1898∼1972)이 자전적 영문 소설 ‘초당’(The Grass Roof·1931년)에 쓴 내용이다. 이 신문이 얼마나 비밀리에 발행됐는지를 보여 주는 대목이다. 107년 전 일제강점기에 3·1운동이 전국으로 들불처럼 확산하고 이어졌던 데엔 지하신문, 특히 조선독립신문의 역할이 매우 컸다는 연구가 나왔다. 김도형 전 독립기념관 수석연구위원은 일제 판결문 등을 통해 조선독립신문의 발간 상황과 전국적 배포 및 재발행, 기사 내용 등을 분석하고 “이 신문은 발행 초기부터 발행자가 일제 경찰에 검거될 것을 예상하고, 여러 발행기관이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조선독립신문은 지금까지 실물이 남은 24종을 비롯해 총 56종이 파악됐다. 1∼9호는 민족대표 33인 중 한 명인 이종일 선생(1858∼1925·보성사 사장) 등 천도교 계열 인사들이 발행했다. 하지만 보성법률상업전문학교장 윤익선과 천도교 월보 편집원 이종린, 서적조합사무소 서기 장종건을 비롯한 주요 인물들이 얼마 안 가 잇따라 체포되고 등사기구를 압수당했다. 그런데 이 그룹이 9호를 낸 게 3월 18일자인데, 바로 이튿날인 19일자로 다른 그룹에 의해 10호가 발간됐다. 김 전 연구위원은 “제10∼15호는 배재고등보통학교 교사 강매, 보성고등보통학교 교사 김일, 광주이씨대동보소 총무 이풍재 등이 주도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들마저 3월 27일 체포됐지만, 조선독립신문은 무궁화처럼 ‘피고 지고 또 피며’ 발행이 이어졌다. 16호는 배재고보 학생 장용하와 경성고보 이춘봉 등이, 17∼27호는 보성고보 학생 대표이던 장채극과 이철, 세브란스의학전문학교 학생대표 이용설, 한성정부를 준비하던 김유인·전옥결 등이 이어서 냈다. 김 전 연구위원은 “일제 당국은 갖은 고문과 악형을 통해 지하신문의 근거지를 박멸하려고 했다”며 “당시 지하신문을 발행하고 배포하는 일은 만세 시위 주도만큼 힘들고 위험한 일이었다”고 했다. 나중에 동아일보 사장을 지낸 일석 이희승 선생(1896∼1989)도 당시 등사판을 가지고 이곳저곳을 전전하며 지하신문을 발행했다. 조선독립신문은 입수한 사람이 수십에서 수백 장씩 다시 등사하며 함경도를 비롯한 전국 방방곡곡으로 확산됐다. 3·1운동 참여자에 대한 판결문엔 독립선언서와 함께 조선독립신문을 등사 배포 낭독했다는 기록이 적지 않게 등장한다. 배포는 대개 학생층이 맡았고, 인쇄는 학교나 면사무소의 등사판을 쓰기도 했다. 1호는 영문판으로도 발행됐다. 3월 1일 경성전수학교 학생 박승영이 프랑스영사관 관원에게 ‘조선의 독립 선언을 귀국 정부에 알려 달라’며 조선독립신문을 전달했다는 기록이 프랑스 외교문서보관소에 남아 있다. 신문 기사는 독립선언의 역사적·시대적 정당성을 강조하고, 일제의 잔혹한 지배 정책의 불법성과 야만성을 폭로하는 한편, 국내 각지의 만세시위 상황과 함께 파리강화회의에 대한 소식을 많이 실은 것으로 분석됐다. 김 전 연구위원은 “제1·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에 침략당한 벨기에가 ‘라 리브르 벨지크’라는 지하신문을 발간하며 저항했던 것처럼, 조선독립신문은 3·1 독립선언의 의지를 널리 알리고 독립투쟁을 고취하는 데에 커다란 역할을 수행했다”고 강조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포털 기업 등이 인공지능(AI)을 개발하는 데 뉴스 기사를 무단 사용하는 행위는 저작권법상 ‘공정이용’으로 인정받기 어렵다는 정부 가이드라인이 나왔다.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저작권위원회는 26일 ‘생성형 인공지능의 저작물 학습에 대한 저작권법상 공정이용 안내서’(안내서)를 발간했다. 공정이용은 특정한 경우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도 저작물을 제한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을 가리킨다.안내서는 “AI 개발사가 언론사 허락 없이 뉴스 기사를 크롤링(자동으로 웹사이트 정보를 수집)해 학습시키고, 기사 요약을 자동 제공하는 상업 서비스를 운영하는 경우 공정이용으로 인정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런 서비스는 언론사와 목적이 같거나 비슷한 데다(이용의 목적·성격), 기사엔 사회현상에 대한 기자의 해석·논평 등이 표현돼(저작물의 종류) 공정이용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저작물 전체를 개발에 사용했다면(이용된 양) 인정에 더욱 불리하다.안내서는 특히 “AI 요약 서비스가 기사의 핵심 내용을 제공함으로써 이용자가 원문 기사에 접근하지 않고도 정보를 소비할 수 있게 되고, 그로 인해 원저작물의 이용이 감소하거나 언론사의 구독·광고 수익에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인정되는 경우 ‘시장 영향’ 측면에서 공정이용으로 인정받기 어렵다”고 지적했다.최근 국내외 검색엔진들은 뉴스 원문을 사전에 학습했을 뿐 아니라 ‘검색증강생성(RAG)’ 기술을 통해 새로 나온 기사 원문까지 검색해 요약·재구성한 답변을 제공한다. 이처럼 원본 저작물을 침해하는 AI 서비스 개발에 뉴스 기사를 사용하는 건 공정이용으로 인정받기 어렵다는 뜻이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앞으로 호텔, 에어비앤비 등 숙박업체는 성수기, 주말 등 시기별 최고 요금을 사전에 공개해야 한다. 음식점, 호텔 등이 표시된 가격보다 비싼 ‘바가지’를 씌우면 한 번 적발돼도 영업정지를 내리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이 적용된다. 정부는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바가지요금 근절대책’을 발표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관광은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닌, 누군가의 소중한 추억을 함께 만드는 문화산업”이라며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것이 여행객의 발길을 돌리게 하는 부당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바가지요금이나 과도한 호객행위는 지역 경제에 큰 피해를 주는 악질적 횡포로, 반드시 뿌리를 뽑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또 “전남 강진군의 ‘반값 여행’처럼 여행비 부담은 덜고 혜택은 지역 소상공인에게 돌아가는 관광정책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값 여행은 관광객이 강진군에서 사용한 금액의 50%를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줘 지역 내에서 다시 쓸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수도권에 편중된 관광 수요를 지방으로 분산하기 위해 정부는 지방 공항으로 입국 관문을 넓혀 외국인 관광 거점으로 만들기로 했다. 지방 공항 전용 국제항공 운수권을 설정해 노선 배분을 추진한다. 김해·청주공항 슬롯이 확대될 경우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 관광) 노선을 우선 배정한다. 한국방문의해 위원장으로 참석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이제 외국분들에게 우리나라는 살아보고 싶은 멋있는 나라가 됐다”며 “이들이 다양한 지역을 방문해 우리 문화를 체험하도록 국적과 니즈(수요)에 맞는 콘텐츠를 널리 알리겠다”고 했다.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조종엽 기자 jjj@donga.com}

앞으로 호텔, 에어비앤비 등 숙박업체는 성수기, 주말 등 시기별 최고 요금을 사전에 공개해야 한다. 음식점, 호텔 등이 표시된 가격보다 비싼 ‘바가지’를 씌우면 한 번 적발돼도 영업정지를 내리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이 적용된다.정부는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바가지요금 근절대책’을 발표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관광은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닌, 누군가의 소중한 추억을 함께 만드는 문화산업”이라며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것이 여행객의 발길을 돌리게 하는 부당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바가지요금이나 과도한 호객행위는 지역 경제에 큰 피해를 주는 악질적 횡포로, 반드시 뿌리를 뽑아야 한다”고 주문했다.이 대통령은 또 “전남 강진군의 ‘반값 여행’처럼 여행비 부담은 덜고 혜택은 지역 소상공인에게 돌아가는 관광정책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값 여행은 관광객이 강진군에서 사용한 금액의 50%를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줘 지역 내에서 다시 쓸 수 있게 하는 제도다.수도권에 편중된 관광 수요를 지방으로 분산하기 위해 정부는 지방 공항으로 입국 관문을 넓혀 외국인 관광 거점으로 만들기로 했다. 지방 공항 전용 국제항공 운수권을 설정해 노선 배분을 추진한다. 김해·청주공항 슬롯을 확대될 경우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 관광) 노선을 우선 배정한다.한국방문의해 위원장으로 참석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이제 외국분들에게 우리나라는 살아보고 싶은 멋있는 나라가 됐다”며 “이들이 다양한 지역을 방문해 우리 문화를 체험하도록 국적과 니즈(수요)에 맞는 콘텐츠를 널리 알리겠다”고 했다.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조종엽 기자 jjj@donga.com}

KBS와 MBC, SBS 등 지상파 3사가 챗GPT 개발사인 오픈AI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중단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23일 제기했다. 한국방송협회는 이날 “오픈AI가 개발하고 상업적으로 운영 중인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의 학습에 뉴스 콘텐츠가 대량으로 무단 사용됐다”며 지상파들이 서울중앙지법에 소송을 냈다고 밝혔다. 방송협회는 이어 “오픈AI가 방송사의 핵심 자산이자 성과에 해당하는 뉴스 콘텐츠를 서비스에 노출하고 있기에, 지식재산권 침해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소송은 데이터 주권의 문제라는 것이 방송협회의 입장이다. 방송협회는 “거대 자본과 기술력을 앞세운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타국 언론사들이 수십 년간 축적해 온 지식 자산을 무단으로 사용하여 자국의 상업적 이익으로 귀속시키는 행위는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며 “국내 AI 기업뿐만 아니라 글로벌 AI 기업으로부터도 창작자, 저작권자들의 권리가 보호되어야 하고, 정당한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송협회는 또 “오픈AI는 GPT 서비스로 천문학적인 이익을 얻고 있으며, 생성형 AI 개발 및 운영 목적으로 뉴스코퍼레이션 등 세계 언론사들과 유료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있는데도, 지상파 3사와의 협상은 거부하며 차별적인 저작권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송협회에 따르면 이번 소송은 지상파들이 글로벌 AI 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첫 번째 소송이다. 지상파 3사는 지난해 1월 네이버의 생성형 AI ‘하이퍼클로바X’가 자사 뉴스를 무단으로 학습했다며 저작권 침해 및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KBS와 MBC, SBS 등 지상파 3사가 챗GPT 개발사인 오픈AI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중단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23일 제기했다.한국방송협회는 이날 “오픈AI가 개발하고 상업적으로 운영 중인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의 학습에 뉴스 콘텐츠가 대량으로 무단 사용됐다”며 지상파들이 서울중앙지법에 소송을 냈다고 밝혔다. 방송협회는 이어 “오픈AI가 방송사의 핵심 자산이자 성과에 해당하는 뉴스콘텐츠를 서비스에 노출하고 있기에, 지식재산권 침해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고자 한다”고 덧붙였다.이번 소송은 데이터 주권의 문제라는 것이 방송협회의 입장이다. 방송협회는 “거대 자본과 기술력을 앞세운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타국 언론사들이 수십 년간 축적해 온 지식 자산을 무단으로 사용하여 자국의 상업적 이익으로 귀속시키는 행위는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며 “국내 AI 기업뿐만 아니라 글로벌 AI 기업으로부터도 창작자, 저작권자들의 권리가 보호되어야 하고, 정당한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방송협회는 또 “오픈AI는 GPT 서비스로 천문학적인 이익을 얻고 있으며, 생성형 AI 개발 및 운영 목적으로 뉴스코퍼레이션 등 세계 언론사들과 유료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있는데도, 지상파 3사와의 협상은 거부하며 차별적인 저작권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방송협회에 따르면 이번 소송은 지상파들이 글로벌 AI 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첫 번째 소송이다. 지상파 3사는 지난해 1월 네이버의 생성형 AI ‘하이퍼클로바X’가 자사 뉴스를 무단으로 학습했다며 저작권 침해 및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1876년 독도를 일본 영토로 편입하려 시도했던 일본 시마네현의 현령 사토 노부히로(佐藤信寛·1816∼1900)가 아베 신조(安倍晋三·1954∼2022) 전 일본 총리의 외가 쪽 5대 조부라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사토는 ‘한반도를 정벌해야 한다’는 정한론(征韓論)을 주창한 요시다 쇼인(吉田松陰·1830∼1859)에게 병학(兵學)을 전수한 인물로, 일본 팽창주의의 깊은 뿌리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김영수 동북아역사재단 독도연구소장은 발표 예정인 논문 ‘1877년 태정관지령 제223호와 그 인물들’에서 “아베 전 총리의 국가관과 사상은 어머니 아베 요코(安倍洋子)의 고조부인 사토로부터 시작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사토, 독도 편입 시도 총체 지휘” 근대적 지적(地籍) 편찬을 추진하던 일본 내무성은 1876년 10월 시마네현에 죽도(竹島·울릉도)에 대한 기록이나 고지도를 조사해 보고할 것을 지시했고, 시마네현은 울릉도와 독도의 지적 편찬에 관한 질의서를 내무성에 보냈다. 과거 돗토리번의 상인이 막부의 허가를 받아 죽도를 개척했다면서, 죽도와 또 하나의 섬(外一島)을 시마네현의 관할에 포함해야 하는지를 묻는 내용이었다. 여기서 ‘또 하나의 섬’이 독도다. 형식은 ‘질의’지만 근대 일본이 처음으로 독도를 편입하려고 했던 것으로 평가되는 사건이다. 울릉도와 독도에 대한 일본의 야욕은 뿌리가 깊다. 일본 메이지유신의 정신적 지도자인 요시다는 나중에 혁명의 핵심 인물이 된 기도 다카요시(木戸孝允·1833∼1877)에게 1858년 보낸 편지에 “우리 번(조슈·長州, 지금의 야마구치현)이 조선 만주를 지배하는 것이 가장 좋다. 조선, 만주를 지배하려면 죽도(울릉도)는 제일의 대기실”이라고 쓰기도 했다. 이 질의서 발송 당시 시마네현 현령이 그해 4월 임명된 사토였다. 난(亂)을 진압하기 위해 현청을 비운 상태여서, 질의서는 대리 참사 사카이 지로(境二郞·1836∼1900)가 보냈다. 김 소장은 논문에서 “울릉도와 독도 편입 시도의 ‘몸통’은 사카이였지만 명분과 전략을 구상하고 총체적으로 지휘한 ‘머리’는 사토였다”며 “사토는 ‘정한론의 심장’으로 불리는 요시다와도 닿아 있다”고 밝혔다. 김 소장에 따르면 조슈번 출신의 무사인 사토는 1852년 ‘병요록(兵要錄)’을 요시다에게 전수하는 등 그의 스승이자 조력자로 활동했으며, 1862∼1864년 조슈번의 해안 방어를 총괄하기도 했다. 그로부터 약 150년이 흐르는 동안 사토의 팽창주의는 후손으로 이어졌다. ‘A급 전범’ 혐의로 구속됐다가 나중에 일본 총리를 지낸 기시 노부스케(岸信介·1896∼1987)가 사토의 증손자다. 기시의 외손이 일본 교과서에 독도를 ‘일본 고유의 영토’로 명기시키는 등 도발을 되풀이했으며, 현대 일본 강경 보수파의 상징이 된 아베 전 총리다. 아베 집안의 이 같은 내력에 대해선 기존에도 널리 알려져 있었으나, 사토가 독도를 편입하려 했던 시마네현 현령과 동일 인물이라는 건 적어도 국내에선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영토 진실 직시한 이와쿠라의 용기” 하지만 시마네현의 ‘질의’는 의도와는 정반대의 결과를 낳았다. 조선과의 외교 문서를 5개월간 면밀히 조사한 뒤 1877년 3월 태정관(太政官·과거 일본 최고 국가기관)은 울릉도와 독도를 일본 영토가 아니라고 공식 선언하는 ‘지령’을 내렸다. 이 ‘태정관 지령’은 독도가 일본 땅이 아니라는 것을 뒷받침하는 핵심 사료 가운데 하나다. 김 소장에 따르면 내무성에서 최종 문서 작성을 주도한 인물은 근대 우편 제도 창설을 추진한 마에지마 히소카(前島密·1835∼1919) 차관보였다. “죽도와 송도(독도)는 일본 영토가 아니다”라는 결론을 담은 문서를 상신한 것이다. 태정관 지령에 도장을 찍어 해당 문서가 일본 정부의 공식 결정임을 드러낸 대표적 인물 중 하나는 ‘이와쿠라 사절단’(1871년)으로도 잘 알려진 우대신(右大臣) 이와쿠라 도모미(巖倉具視·1825∼1883)였다. 이와쿠라는 무력에 기반한 정한론을 배격하고, 국가의 내실을 우선시했던 현실적인 정략가였다. 김 소장은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리는 아베 가문의 배타적 내셔널리즘이 아닌 역사 앞에 겸허했던 이와쿠라의 길을 선택해 미래로 나아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논문은 시마네현이 22일 개최한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의 날’ 행사 이후 동북아역사재단이 26일 여는 학술회의 ‘역사적 문헌으로 본 독도’에서 발표된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사춘기 소녀 마리안나와 남동생 야쿱 남매를 키우는 한나는 정신없이 집안일을 하며 어지러운 마음을 간신히 다잡는다. 얼마 전 집으로 청천벽력 같은 채권 추심 전화가 걸려 왔기 때문. 도매상으로 일하는 남편 그제고시가 큰 빚을 졌다는 것이었다. 남편의 동업자가 재고를 챙겨 사라졌다. 폴란드에 살던 부부는 남매를 시어머니에게 맡기고 돈을 벌기 위해 영국으로 떠난다.“서두르느라 숨을 헐떡거리고, 머리카락이 흐트러지고―이 모든 것이 어떤 의미에서든 약함을 드러내는, 즉 경우에 맞지 않는 옷, 지워진 매니큐어, 구두와 색깔이 똑같은 가방, 피부색에 맞지 않는 립스틱 같은 것이다. 그녀는 약함을 허용할 수 없었다.” 시어머니 알리치아에 대한 묘사다. 알리치아는 젊은 시절 남편이 집을 나가면서 홀로 그제고시를 키웠다. 독립적인 여성이지만 갑자기 손주들이 일상에 들어오면서 혼란스럽다. 이야기의 핵심은 마리안나다. 마리안나는 어릴 적부터 몸이 약한 남동생에게 부모의 관심이 집중되고, 자신은 양보해야 하는 것이 싫었다. 이젠 할머니와 살게 되면서 사랑하는 반려견 프라이다와도 이별해야 한다. 모녀와 고부, 할머니와 손녀 사이의 관계와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한 소설이다. 다소 예측 가능한 전개는 아쉬운 대목. 하지만 인명과 지명 등만 한국식으로 바꾸면 한국 소설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우리와 유사한 감성을 바탕에 뒀다는 건 장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폴란드 일간지 기자 출신의 칼럼니스트다. 번역자인 정보라 작가는 2022년 ‘저주 토끼’가 부커상 인터내셔널 최종 후보에 올랐을 때 대담을 하게 되면서 저자와 인연을 맺었다. 정 작가는 러시아와 폴란드 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바 있다. 정 작가는 ‘옮긴이의 말’에서 “삶이란, 특히 가족의 삶이란 작고 일상적인 모든 순간들의 합이라는 생각이 든다. ‘상실’은 그렇게 쌓인 순간들이 무너지고 그 이면에 숨어 있던 진실이 드러나는 이야기”라며 “그 진실이 드러난 뒤에도 삶은 이어진다. 가족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고 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내년 말에 K팝 아티스트들이 총출동하는 대형 K팝 축제 개최가 추진된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사진)은 12일 서울 서대문구 모두예술극장에서 간담회를 열고 “(대통령 직속 대중문화교류위원회에서) 국내 모든 기획사의 아티스트들이 2027년 말 일정을 비우고 다 모여, 세계적인 페스티벌을 여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국무회의에서 제안한 광화문 한글 현판 추가 설치 검토 방안에 대해선 “문화유산의 원형을 지키며 한글이라는 시대적 요구도 포용할 수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에 보고했다”며 “공론화가 우선이고, 국민 여러분의 의견을 충분히 듣는 과정과 절차를 거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장관은 4월 1일부터 ‘문화가 있는 날’을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에서 매주 수요일로 확대하는 정책에 관해 “기존 프로그램이 매주 (그대로) 반복된다는 게 아니다”라며 “(앞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문화가 있는 날’ 확대 정책이 발표되자 세간엔 ‘수요일마다 영화관람료가 할인될 것’이라고 알려졌으나, 영화관들은 수익성 문제로 난색을 표했다. 정부의 ‘2030년 외국인 관광객 3000만 명 유치’ 목표와 관련해선 “목표를 더 빨리 달성할 수 있도록 민관 모두가 한 팀이 되어 관광 대도약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최 장관은 “좌고우면하지 않고 더 빠르게,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도록 움직이겠다”며 “문학, 연극, 뮤지컬 등 장르별 창작 지원을 확대하는 등 K컬처의 토대가 되는 기초예술의 뿌리부터 튼튼히 하겠다”고 강조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내년 말에 K팝 아티스트들이 총출동하는 대형 K팝 축제 개최가 추진된다.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2일 서울 서대문구 모두예술극장에서 간담회를 열고 “(대통령 직속 대중문화교류위원회에서) 국내 모든 기획사의 아티스트들이 2027년 말 일정을 비우고 다 모여, 세계적인 페스티벌을 여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최근 국무회의에서 제안한 광화문 한글 현판 추가 설치 검토 방안에 대해선 “문화유산의 원형을 지키며 한글이라는 시대적 요구도 포용할 수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에 보고했다”며 “공론화가 우선이고, 국민 여러분의 의견을 충분히 듣는 과정과 절차를 거칠 것”이라고 설명했다.최 장관은 4월 1일부터 ‘문화가 있는 날’을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에서 매주 수요일로 확대하는 정책에 관해 “기존 프로그램이 매주 (그대로) 반복된다는 게 아니다”라며 “(앞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문화가 있는 날’ 확대 정책이 발표되자 세간엔 ‘수요일마다 영화관람료가 할인될 것’이라고 알려졌으나, 영화관들은 수익성 문제로 난색을 표했다.정부의 ‘2030년 외국인 관광객 3000만 명 유치’ 목표와 관련해선 “목표를 더 빨리 달성할 수 있도록 민관 모두가 한 팀이 되어 관광 대도약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했다.최 장관은 취임 6개월 동안 이룬 성과로는 암표와 콘텐츠 불법유통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하는 방향으로 관련 법률을 신속히 개정한 것 등을 꼽았다.최 장관은 “좌고우면하지 않고 더 빠르게,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도록 움직이겠다”며 “문학, 연극, 뮤지컬 등 장르별 창작 지원을 확대하는 등 K컬처의 토대가 되는 기초예술의 뿌리부터 튼튼히 하겠다”고 강조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일거에 모든 걸 폭력으로 파괴하고 이념을 이루겠다는 것보다는, 사람들의 의견을 묻고 타협안을 조금씩 만들어 나가는 게 더 나은 길 아닐까요.” 이달 정년 퇴임하는 주경철 서울대 역사학부 교수(66)에게 ‘성숙한 발전의 길’을 묻자 이런 답이 돌아왔다. 앙시앵레짐(구체제)을 깨뜨린 ‘혁명의 나라’ 프랑스 역사를 포함해 서양 근대사를 평생 연구한 학자의 답이라기엔 너무 온건한 게 아닐까. 4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만난 주 교수는 “프랑스 혁명 당시 지방 세력이나 반혁명 분자로 몰렸던 이들에게 혁명은 굉장히 끔찍하고 가혹했다”고 강조했다. 프랑스에서 오늘날까지도 거론하길 꺼리는 ‘방데 반란’도 그중 하나다. 왕당파 농민군을 진압하던 혁명군은 중서부 방데 지역을 초토화하면서 연령과 성별을 가리지 않고 주민을 학살했다. 2년 동안 13만 명이 희생된 이 사건은 제노사이드(genocide·특정 집단에 대한 대학살)로 규정되기도 한다.“오늘날엔 파리 혁명가 집단이 내세운 민주주의와 민족주의가 현대성과 미래로 나아가는 발전의 길이라고 보지만, 당시 프랑스의 각 지방이 쌓아온 지방 제도, 문화, 현실과는 맞지 않았습니다.” 현실에서도 이 같은 ‘역사의 복합성’을 이해하면서, 덜 고통스럽고 부작용이 적은 길을 찾아 나가야 한다는 것. 주 교수는 “프랑스 혁명이 배고픈 이들이 참다 참다 봉기한 사건이란 이미지가 강한데, 사실은 번영이 지속되다가 흐름이 꺾이는 시기에 강한 반발이 일어나는 ‘발전의 끝’이 기본 배경”이라고 덧붙였다. 주 교수는 최근 통사(通史)인 ‘주경철 프랑스사’(휴머니스트)를 출간했다. 역사학계에서 통사는 해당 분야의 ‘대가’만이 쓸 수 있다고들 말한다. 기존 프랑스사 입문서로는 앙드레 모루아(1885∼1967)의 ‘프랑스사’가 널리 읽혀 왔지만 다소 낡은 게 사실. 주 교수는 “프랑크족은 현지에 살던 이들이 로마를 추종하면서 정체성을 형성했다는 것이 요즘 연구인데, 먼 데로부터 이주해 왔다는 1980년대식 학설이 아직까지 우리 교과서에도 실려 있다”고 했다. 주 교수는 서구의 해양 팽창 등에 천착하며 해양사를 학과 전공과목으로 개설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 공저한 ‘글로벌 패권의 미래’(아카넷) 서문에선 “한국은 미국 주도의 질서에서 성장했지만, 미국 상황은 이전 같지 않은 데다 중국의 영향력 확대는 한국 내 사회 불안을 촉발하고 있다”고 진단했다.“중세 말 근대 초의 베네치아나 17, 18세기 네덜란드는 경제 번영과 뛰어난 문화를 바탕으로 영향력을 발휘했어요. 그를 참고해 부드러운 헤게모니를 발휘하면서 우리에게 유리한 국면으로 이끄는 역량을 키울 필요가 있습니다.”‘인문학의 위기’를 묻자 “인문학자가 정신 차려야 한다”고 답했다. ‘왜 인문학을 찾지 않느냐’고 물을 게 아니라, 인문학이 사회과학과 과학기술에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는 얘기다. 학술서와 교양서 등 20여 권을 낸 그는 “구미와 일본 등에선 전문 연구를 대중이 소화하기 쉽게 전달하는 분야가 굉장히 활성화돼 있다”며 “연구뿐만 아니라 격조 있는 대중화(오트 뷜가리자시옹·haute vulgarisation)’도 목표였다”고 했다. 퇴임 뒤엔 중학생 정도의 독자를 염두에 둔 교양 세계사를 구상하고 있다.“세계 의식을 갖고, 세계가 어떻게 변해 왔는지를 알고 나아가야 하는데, 초중고교에 세계사 교육이 사실상 없는 거나 마찬가지인 실정입니다. 짧게 압축하다 보니 암기 위주가 되고, 역사가 지겨운 게 돼 버렸어요. 큰일입니다. 학생들도 역사의 재미에 눈뜨길 바라요.”조종엽 기자 jjj@donga.com}

마흔아홉 살 베키는 누군가를 만나거나 자녀를 돌보는 등의 일상 활동을 전혀 하지 않는다. 자기 몸도 안 챙긴다. 만사에 의욕이 전혀 없다. 사정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게으르다’고 타박하겠지만 베키는 사실 헌팅턴병을 앓고 있다. 유전자 이상으로 생기는 이 병이 발병하면 뇌의 변성 탓에 무언가를 하려는 동기를 잃어버리게 된다. 뇌 바닥핵과 관련된 영역의 손상이 보상, 선택, 행동, 노력 등 의사 결정을 관장하는 신경 체계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교황 그레고리우스 1세는 590년 색욕, 탐식, 탐욕, 나태, 분노, 질투, 교만 등 7가지를 대죄(大罪)로 꼽았다. 하지만 영국 킹스칼리지런던의 신경학 교수인 저자는 이런 ‘나쁜 행동’이 뇌의 이상 등 생물학적 문제와 관련돼 있다고 역설한다. 책엔 질병, 사고를 겪었거나 환경의 영향으로 비도덕적인 행동을 하는 사례가 줄줄이 나온다. 유전자 이상으로 뇌에서 화학물질을 분해하는 특정 효소가 활성화되지 않으면 노르아드레날린 등의 농도가 대폭 증가하는 탓에 쉽게 폭력적으로 행동하며, 범죄로 이어지는 경우도 흔하다고 한다(분노). 학대나 방치 등으로 인한 아동기의 스트레스는 나중에 자기애적 인격장애로 이어질 수 있는데, 특히 ‘취약형 나르시시스트’는 특권의식과 열등감, 수치심뿐 아니라 질투심이 매우 강하다(질투).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여성은 뇌졸중을 겪은 뒤 의료진에게 끊임없이 성적 어필을 한다(색욕). 저자는 이를 통해 “우리의 견해, 행동, 성격, 즉 본질적으로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모든 것은 그저 뉴런, 신경전달물질, 수조 개의 시냅스의 함수”라고 주장한다. 인간이 그저 ‘뇌의 꼭두각시’에 불과하다면 자유의지와 선악이 설 곳은 어디일까, 범죄자에게 면죄부를 주자는 것일까. 저자는 자신도 “끔찍한 일을 저지르는 사람들을 용서하거나 이해하기도 어렵다”고 했다. 그보다는 행동의 특성과 기원을 탐구하면 세상을 좀 더 낫게 바꿀 수 있고, 환경은 다시 우리의 뇌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데 방점을 찍는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미치다’ 등 일상에서 널리 쓰이는 표현들이 본래 의미를 넘어 다른 뜻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국립국어원은 전국 만 15세~69세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벌인 관련 대면 설문 조사를 정리해 ‘2025년 국어 사용 실태 조사(의미)’ 결과를 5일 발표했다.국립국어원에 따르면 조사 결과 ‘고구마’와 ‘사이다’는 국민의 절반 이상이 본래 의미 외에 다른 뜻으로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구마’를 ‘답답한 상황이나 사람’을 가리키는 표현으로 사용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56.8%, ‘사이다’를 ‘답답한 상황을 속 시원하게 해결하는 말이나 행동’으로 사용한다는 응답은 71.5%에 달했다. 세대별로는 두 표현 모두 20대에서 새로운 의미 사용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60대에서는 각각 38.9%와 50.9%로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감성’은 원래 ‘인간이 자극이나 자극의 변화를 느끼는 성질’을 가리키는 말이었으나, 최근에는 대상의 분위기를 평가하는 표현으로 더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었다. 실제로 ‘감성’을 ‘감성 카페’ 등 ‘특정 대상이 풍기는 특별한 분위기나 느낌’으로 사용한다는 응답이 70.2%로 나타나, 새로운 의미가 일상어로서 상당 부분 정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이번 조사에서는 개인의 강한 만족감이나 인상적인 경험을 강조하기 위해 부정적 의미의 단어를 사용하는 양상도 확인됐다. ‘미치다’를 ‘사람이나 사물, 현상 따위가 아주 대단하고 훌륭하다’라는 의미로 사용한다는 응답이 6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기존의 부정적 의미와는 다른 용법이 상당 수준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립국어원은 “이는 부정적 의미를 지닌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오히려 긍정적 의도를 극대화하는 표현 방식으로, 개인의 경험과 감정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려는 표현 전략이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국립국어원은 “시대가 변하면서 일상 속 단어의 의미도 함께 변한다는 걸 확인했다”며 “앞으로도 국민의 실제 언어 사용 양상을 조사하여 국어의 변화 방향을 파악하고, 그 결과를 국어사전 기술 및 국어 정책 수립 등에 적극 활용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한반도에서 북한 금수산태양궁전 정도를 제외하고 가장 정치적인 공간이 청와대에서 경복궁을 거쳐 현 광화문광장까지 이어지는 축이다. 왕이 광화문 북쪽에서 ‘남면(南面)’해 정사를 보던 시절을 지나 근현대에도 광화문은 민중을 대하는 권력의 파사드(facade·건물의 정면) 성격이 강했다. 위정자들은 광화문과 그 앞 대로(광장)에 변화를 주며 ‘세상이 달라졌음’을 천명하고자 했다. 광화문 현판의 우여곡절도 맥을 같이한다. 알려져 있듯, 현판 글씨는 훈련대장 임태영의 한자 ‘光化門’(1867년)→박정희 대통령의 한글 ‘광화문’(1968년)→한자(2010년)로 바뀌었다. 2005년엔 ‘개혁군주 정조 글씨 집자(集字)’ 주장으로 논란이 일었고, 2010년 내건 새 현판은 여러 차례 갈라졌고 바탕색과 글씨 색도 잘못됐다. 모두 당시 대통령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광복절 기념식에 맞춰 새 현판을 제막하려던 것과 무관치 않다고 보는 이들이 많다. 지난달 20일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국무회의에서 한글 현판 추가 설치 방안을 검토하자고 제안했는데, 거기에도 그런 측면이 있는지 없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올해가 한글날의 효시인 가갸날 선포 100주년으로…이번에 한글 현판을 추가로 설치하면 합리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는 장관의 보고에서 ‘이번에’가 귀에 ‘턱’ 하고 걸린 건 사실이다. 문맥상 ‘올해’로 들리는 탓이다. 국가유산청에 미리 켜 놓은 현판용 자재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무를 제대로 말리는 데만 수 년이 걸린다는 걸 우린 앞선 실패에서 배웠다. 문체부 측이 “구체적 일정이 정해진 건 아니다”라고 설명한 만큼 서두르다 새로운 논란을 만드는 일은 부디 없길 바란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한글 현판 추가 설치 제안에 공감한다고 밝히긴 했지만, 문화유산 관련 학계에선 반대 의견이 더 많은 것 같다. 전통 사상과 현대의 연속성을 탐구하는 한 학자는 기자에게 “한글로 뭔가를 새로 쓴다면 옛 문(門)의 이름보단, 미래 가치를 담은 문구를 광장에 장식하는 게 나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기존의 현판 관련 논의는 문화유산의 원형 복원에 대한 입장뿐 아니라 정치적 좌우, 전통과 박정희 시대를 바라보는 가치관 등에 따라 온갖 의견이 뒤얽힌 면이 있다. 지금의 한자 현판은 ‘원형대로 바꾸는 게 그나마 반대가 적어서’ 결정된 측면이 없지 않다는 말도 들린다. 하지만 기존 현판을 내리는 것도 아니고 하나를 더 거는 정도라면 ‘문화유산의 원형 보존이냐 훼손이냐’ 하는 이분법적 문제는 아닐 것이다. 다음 달 방탄소년단(BTS)의 컴백 공연 ‘아리랑’이 열리는 등 점점 더 우리 문화를 상징하는 주요 공간으로 변모할 광화문이니, 문화유산의 ‘활용’ 측면에서 접근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강정원 국립한글박물관장은 “비티에스(BTS)가 광화문 담장을 미디어 파사드로 연출한다는데, 한글도 활용해서 세계에 그 아름다움을 알리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했다. 경복궁은 한글이 창제된 곳이고, 광화문과 한글은 일제강점기 함께 수난을 겪었다. 한글 사랑이 곧 배타적 국수주의와 등치되는 것도 아닐 것이다. 무엇보다 시간을 들여 차분히 현판 추가 설치에 대한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는 게 우선이다.조종엽 문화부 차장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