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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도나무 아래서]〈12〉위층 한국 라디오, 아래층 프랑스 라디오

    [포도나무 아래서]〈12〉위층 한국 라디오, 아래층 프랑스 라디오

    “프랑스에서 오랫동안 사셨다고요? 그런데 사투리를 굉장히 쓰시네요.” 한국에 정착한 뒤 곧잘 듣게 되는 말이다. 프랑스에 살다 오면 다들 프랑스 배우처럼 입고 표준어를 쓰는 세련된 여성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파리에서 한국 사람들을 만나면, 오래 산 사람들일수록 그들 고향 …

    • 2018-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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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도나무 아래서]〈11〉소가 웃었다… “땅 한 평에 만 원만 하자고?”

    [포도나무 아래서]〈11〉소가 웃었다… “땅 한 평에 만 원만 하자고?”

    “얼마면 돼? 만 원?” 남의 땅에 농사를 계속할 수 없으니 이제 내 땅을 사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한국의 땅값이 무지 비싸다고 했더니 레돔이 호기롭게 평당 1만 원을 내겠다고 했다. 정착지를 구하기 위해 대한민국을 돌아다니면서 우리는 말 그대로 후덜덜해졌다. 우리가 생각한 땅…

    • 2018-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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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도나무 아래서]〈10〉뒤뚱거리며 꿀벌들이 돌아왔다

    [포도나무 아래서]〈10〉뒤뚱거리며 꿀벌들이 돌아왔다

    꿀벌을 구해야겠다고 레돔이 말했다. 그가 뭔가를 ‘구해야겠는데’ 하고 말하면 나는 괜히 심장이 벌렁거린다. 꿀도 아니고 벌이라니, 그놈들을 어디 가서 구해 오란 말일까. 햄스터나 물고기를 파는 가게는 봤지만 벌을 파는 곳은 보지 못했다. 벌은 몇 마리씩 사야 하지? 1000마리? 3k…

    • 2018-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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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도나무 아래서]〈9〉거름더미에서 ‘어린왕자 소행성’을 발견하다

    [포도나무 아래서]〈9〉거름더미에서 ‘어린왕자 소행성’을 발견하다

    “음, 오늘은 좋군. 수박 껍질, 옥수숫대, 커피 찌꺼기…. 아주 좋아.” 레돔이 플라스틱 양동이 안에 든 음식물 찌꺼기들을 살펴보며 만족해했다. 아침이면 그는 가장 먼저 마당 한편에 있는 거름더미에 전날의 음식물 찌꺼기를 버리고 토닥거리는 것으로 일을 시작했다. “음식물 찌꺼…

    • 2018-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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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도나무 아래서]〈8〉말 안 통하는 고집쟁이 두 남자

    [포도나무 아래서]〈8〉말 안 통하는 고집쟁이 두 남자

    “그럼, 마음대로 해도 돼. 밭 주고 난 뒤에 주인이 와서 뭐라 하면 안 되지. 우리는 절대 그런 것 간섭하는 사람 아니야.” 사과밭을 임대해줄 때 어르신이 이렇게 약조를 했다. 진심이었을 것이다. 문제는 어르신 집이 사과밭 코앞에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간섭하고 싶지 않아도 …

    • 2018-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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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도나무 아래서]<7>효모들이여, 즐거움의 액체를 만들라

    [포도나무 아래서]<7>효모들이여, 즐거움의 액체를 만들라

    우리가 한국에서 담근 최초의 술은 캠벨 타크라는 사라진 품종으로 만든 로제였다. 자칭 게으른 농부라 하지만 실제로는 솔직하게 땅과 마주하는 신휘 시인이 농사지은 포도였다. 포도를 딴 뒤 다들 점심을 먹으러 갔지만 레돔은 바로 트럭에 시동을 걸었다. 갓 딴 포도의 신선함을 1초도 …

    • 2018-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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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도나무 아래서]<6>소똥 구하기 대작전… 소 궁둥이를 따르라

    [포도나무 아래서]<6>소똥 구하기 대작전… 소 궁둥이를 따르라

    사전에서 농부는 ‘농업을 업으로 삼는 사람’이라고 하지만 농부(農夫)의 한자를 풀이하면 ‘별(辰)을 노래하는(曲) 사람’이라는 뜻이 된다. 별을 노래하는 사람이 농부라니 아름다운 풀이다. 그렇지만 사실이다. 농부는 땅속의 아주 작은 미생물부터 하늘의 신호까지도 알아내는 사람이다. 그냥…

    • 2018-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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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도나무 아래서]<5>“한국 학교는 왜 머리카락을 간섭해”

    [포도나무 아래서]<5>“한국 학교는 왜 머리카락을 간섭해”

    “그런데 엄마, 무신정변의 전개… 전개가 뭐야? 소수림왕 내물왕, 이건 왕 이름이지? 거란의 침입을 물리친 강감…찬? 침입이 뭐야? 돌덧…널무덤이 뭐야? 왕족 계루부 고씨…고주몽은 또 뭐야? 신라와 수의 연합, 연합이 뭐야?” 13세, 평생 프랑스 학교에서 공부했던 아이가 한국 중…

    • 2018-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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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도나무 아래서]<4>와인 한 잔은 나무, 바람, 햇빛을 느끼는 것

    [포도나무 아래서]<4>와인 한 잔은 나무, 바람, 햇빛을 느끼는 것

    “술을 만들려고 하면서 농사는 왜 지으려는 거지? 과일은 구입하면 훨씬 경제적이야.” 어렵게 작업장을 구하고 났더니 레돔은 이제 과일밭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농사짓기는 좀 늦추자는 나의 권유에 그는 어깨만 으쓱했다. 싫다는 뜻이었다. 그는 이미 농사에 대한 계획이 다 서 있었다.…

    • 2018-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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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도나무 아래서]<3>프랑스 땅값의 10배… 한국서 농사짓는다고?

    [포도나무 아래서]<3>프랑스 땅값의 10배… 한국서 농사짓는다고?

    곱슬머리에 키가 크고 내성적으로 보이는 외국 남자가 사과밭 사이로 걸어가면 사람들이 걸음을 멈추고 바라보았다. 와서 말을 거는 사람들도 있었다. “뭐요, 한국에서 과일 농사를 짓겠다고요? 그걸로 와인을 만들 계획이라고요? 와…. 그런데 레돔 씨, 땅은 있습니까?” 다들 이렇게 …

    • 2018-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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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도나무 아래서/신이현]사돈은 맞절도 안 하고 ‘볼때기’에다 뽀뽀를 했다

    [포도나무 아래서/신이현]사돈은 맞절도 안 하고 ‘볼때기’에다 뽀뽀를 했다

    “‘레몽 씨 안녕하세요. 한국 우리 집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이거를 프랑스 말로 우에 하노? 아이고, 사돈을 만나마 무슨 말을 할꼬. 할 말은 태산 같은데….” 지난해 프랑스에서 시아버님이 온다는 소식을 접하자 친정어머니는 하고 싶은 말을 프랑스어 문장으로 빼곡하게 적었다. …

    • 2018-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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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도나무 아래서]〈1〉‘코레’ 농부가 된 프랑스 남편

    [포도나무 아래서]〈1〉‘코레’ 농부가 된 프랑스 남편

    “이렇게 더 이상 계속할 수는 없어. 죽을 것 같아.” 2015년 어느 날 새벽 2시, 회사에서 돌아온 남편 레돔(애칭)이 말했다. 이 한마디가 우리 가족의 인생 항로를 바꿔놓을 줄은 그때는 몰랐다. 2003년 프랑스에서 만나 결혼해 현지에서 살았던 나와 남편이 남편의 직장을 따라…

    • 2018-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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