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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헛발질 막을 ‘레드팀’이 안 보인다
2024.05.23
아침 7시 반,
동아일보 부국장이 독자 여러분께 오늘의 가장 중요한 뉴스를 선별해 전해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동아일보 편집국 이정은 부국장입니다.
 
정부의 정책 조율 능력이 도마에 올랐습니다. 국가통합인증마크(KC)가 없는 해외 일부 품목의 직구(직접구매) 금지 정책을 사흘 만에 철회한 데 이어 고령자의 운전자 자격 제한 정책과 관련된 잡음이 빚어지면서입니다. 정부 내 정책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역풍과 부작용을 점검하고, 정책 결정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반대 의견을 내는 ‘레드팀(Red Team)’의 부재가 정책 혼선이 되풀이되는 주요 원인이라는 지적이 여권에서 나옵니다.

정부 내 불협화음은 최근 공매도 재개 여부를 놓고도 드러났습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위원장이 16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개인적 욕심이나 계획은 6월 중 공매도 일부를 재개하는 것”이라고 밝힌 내용이 알려지면서 투자자들이 동요하기 시작한 겁니다. 주식 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유발한다는 개인 투자자들의 문제제기 등으로 지난해 11월부터 전면 금지된 상태로, 정부는 ‘불법 공매도를 점검·차단할 전산 시스템이 완비될 때까지 공매도를 재개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혀 왔습니다.

이 위원장의 발언에 시장이 들썩이자 대통령실은 22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공매도와 관련해서는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으면 재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에서 변함이 없다”고 확인했습니다. 혼란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수습에 나선 겁니다.

비판 여론이 커지자 정부는 당정 간 정책협의를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고위 당정 정책협의회를 가급적 매주 열고, ‘실무 당정회의’도 열겠다는 계획입니다. 이날 열린 첫 고위 당정 정책협의회에는 성태윤 대통령정책실장과 국민의힘 정점식 정책위의장,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등이 참석해 서민 정책, 산업 경쟁력 강화 정책 등을 논의했습니다.

해외 사례를 볼까요. 주요 선진국 정부에서는 정책 추진 과정에서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여러 단계에 걸쳐 검토, 제어 장치를 두고 있습니다. 미국은 ‘레드팀’ 외에도 정책 오판에 따른 실패 발생 시 ‘핫워시(Hot wash)’로 불리는 내부 평가 절차를 거칩니다. 군인들이 훈련이나 임무 직후 무기에 묻은 진흙 등을 세척하기 위해 뜨거운 물을 사용하는 데서 유래한 것이라고 하죠. 일본은 ‘유식자(有識者) 회의’라는 외부 전문가 회의체를 가동하고, 사전 여론을 상시 탐색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방위비 인상의 경우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공약한 이후 ‘유식자 회의’를 거쳐 국무회의에서 이를 통과시킬 때까지 1년 넘게 검토에 검토를 거듭했습니다. 이런 기능이 약한 우리 정부가 다시 한번 들여다볼 사례들입니다.
‘간 보기’식으로 발표하고, 여론 안 좋으면 철회하는 게 벌써 몇 번째라는 지적이 수도 없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안 보이는 겁니다.
‘직구 금지’ 논란이 며칠 됐다고 이번에는 ‘공매도 논란’이 또 터졌습니다.
대통령실에서는 이제라도 바꾸겠다는 입장입니다. 앞으로는 “오해가 있었다”, “신중하지 못 했다”는 변명은 국민들에게 안 통합니다.
관리 잘못 하면 2000년대 초반 ‘카드 대란’이 다시 찾아올 수도 있습니다.
고용의 양극화도 문제입니다. 이러다가 진짜로 고용시장 세대갈등이 사회 문제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오직 동아일보에서만 볼 수 있는 새로운 시선, 끈질긴 취재의 결과물을 선보입니다.
[단독]公기관서도 ‘비혼’ 선언 직원 축하금 논란
최근 비혼(非婚)을 선언한 직원에게 현금을 주는 이른바 ‘비혼 축의금’을 도입한 민간기업이 속속 등장하는 가운데, 공공기관 노동조합에서도 이런 요구가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비혼도 결혼·출산처럼 존중받아야 할 개인의 선택’이라는 옹호론과 ‘합계출산율 0.
동아일보 칼럼을 통해 본 오늘, 세상
[김순덕 칼럼]‘검사 위에 여사’ 나라, 부끄럽다
특검, 공수처, 검찰의 철저한 수사 같은 무시무시한 단어가 난무해도 대부분의 평범한 시민은 평생 검찰청 한 번 안 가보고 산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수수’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최재영 목사가 김 여사에게 선물한 책을 아파트 분리수거장에서 주웠다는 주민을 소환한다는 뉴스에 내 첫 느낌은 ‘에고, 겁나겠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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