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123분을 사로잡은 촘촘한 구성… 거짓과 위선 들추다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지난달 29일 국내에서 처음 상영된 ‘씨민과 나데르, 별거’는 잘 짜인 페르시안 카펫 같은 영화다. 영화는 바늘 하나 들어갈 틈 없이 촘촘한 구성으로 123분간 꼼짝 못하게 관객의 시선을 붙든다.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이 간추려진 사건과 대
- 2011-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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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지난달 29일 국내에서 처음 상영된 ‘씨민과 나데르, 별거’는 잘 짜인 페르시안 카펫 같은 영화다. 영화는 바늘 하나 들어갈 틈 없이 촘촘한 구성으로 123분간 꼼짝 못하게 관객의 시선을 붙든다.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이 간추려진 사건과 대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복제품이 판치는 시대. 남녀 간의 사랑도 진짜 같은 가짜가 있다면 어떨까. 겉치레 같은 사랑보다는 차라리 복제된, ‘짝퉁’ 사랑으로 대체되는 것이 인스턴트시대에 더 잘 어울리지는 않을까. 사랑이 주는 달콤함만 즐기고 책임이나 의무는 없는,
배우자의 불륜, 어느 선까지 용서할 수 있을까. 아내가 다른 남자와 잤다면? 남편이 다른 여자에게 사랑하는 감정을 느낀다면? 육체적 외도와 정신적 외도 중 어느 것이 더 큰 배신일까. 스릴러 ‘더 재킷’의 각본을 썼던 마시 태지딘의 감독 데뷔작인 ‘라스트 나잇’(7일
3차원(3D) 고글을 쓰는 관객의 수고를 무시하지 말 것. 8일 개봉하는 ‘나니아 연대기: 새벽 출정호의 항해’가 주는 교훈이다. 두 번째 편 ‘캐스피언 왕자’(2008년)로 제동이 걸렸던 나니아 시리즈의 항해는 이번 세 번째 편으로 인해 좌초 위기를 맞았다. 원인은 3D다.
모처럼 일견(一見)을 권할 만한 개봉작이 넉넉한 한 주다. 2일 동시에 개봉하는 세 외국영화 ‘아웃레이지’ ‘사랑하고 싶은 시간’ ‘토일렛’ 모두 독특한 매력이 돋보인다. 기타노 다케시가 연출과 주연을 맡은 올해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 공식경쟁부문 초청작 ‘아웃
혹시, 세상이 뻔해 보이나. 하루하루 새로울 것 없이 지루하기만 한가. 나 따위 있건 없건 세상은 잘만 돌아갈 것 같은가. 18일 개봉하는 ‘벡’(12세 이상 관람가)은 현실의 냉기에 퍼석하게 곱은 손을 잠시나마 따뜻이 감싸 녹여줄 손난로 같은 영화다. 철부지 시절의 소
① 강동원의 팬입니까. ② 고수의 팬입니까. 11일 개봉하는 ‘초능력자’(15세 이상 관람가)를 볼까 말까 고민하는 관객은 딱 이 두 가지 질문에만 답하면 된다. 하나라도 잠깐의 망설임 없이 ‘예’라고 답했다면 후회 없이 만족스럽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어느 쪽에도
11월의 공기는 하늘이 쨍 맑아도 을씨년스럽다. 4일 개봉하는 ‘데블’(15세 이상 관람가)은 11월의 냉랭함에 잘 어울리는 공포영화. 홍보문구의 ‘극한 공포’는 과장이지만 시나리오와 만듦새에 허세나 과장이 없어 뒷맛이 깔끔하다. 이것저것 분주하긴 한데 어쩐지 만사
《기시감(旣視感). 28일 개봉하는 ‘부당거래’ (18세 이상 관람가)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들었던 생각은 ‘에이 또 검사, 형사, 조폭인가’였다. 탁월한 수사 능력을 가졌지만 학맥 연줄이 없어 승진 심사에서 번번이 물을 먹는 형사 최철기(황정민), 법조계 원로 실세인
취향에는 옳고 그름이 없다. 같고 다름이 있을 뿐이다. 21일 개봉하는 ‘된장’(12세 관람가)은 관객 취향에 따라 반응이 크게 엇갈릴 작품이다. 장르 불문하고 이야기 구성이 단순명쾌해 별생각 없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영화를 선호하는 이에게는 권할 만하지 않다.
사람들이 온통 중국영화 이야기만 하는 것 같던 때가 있었다. “‘동방불패’의 린칭하(林靑霞)가 왕자웨이(王家衛) 감독의 ‘중경삼림’에 나온다더라.” 1990년대 후반 ‘비트’ 등의 한국영화에 쓰인 고속촬영 기법은 앞서 나온 중국영화에서 영향 받은 것이었다. 14일
16일 개봉하는 ‘무적자’와 ‘시라노; 연애조작단’은 모티브가 된 원작을 ‘망치고 살리는’ 극단적 결과를 보여주는 두 사례다. ‘무적자’는 1986년 만들어진 홍콩영화 ‘영웅본색’을 리메이크했다. 기대만큼 우려도 컸다. ‘영웅본색’이 쌍권총, 선글라스, 성냥개비
동성애 커플의 결혼 이야기는 무엇인가 특별할 것 같다? 9월 2일 개봉하는 영화 ‘에브리바디 올라잇’(18세 이상 관람가)은 커밍아웃한 레즈비언 감독 리사 촐로덴코가 만든 중년 레즈비언 커플의 결혼 이야기다. 영화 속에서 정자를 기증받아 아이를 낳은 두 주인공처럼
역사 속 미스터리는 항상 호기심을 자극한다. 26일 개봉하는 ‘센츄리온’(18세 이상 관람 가)은 로마 최강의 전투부대였던 제9군단의 실종이라는 미스터리를 영화적 상상력으로 풀어냈다. 공포영화 ‘디센트’로 대중과 평단의 호평을 동시에 이끌어 냈던 영국의 닐 마셜
실베스터 스탤론, 리롄제(李連杰), 제이슨 스테이섬이 다정히 붙어 서서 미소 지으며 “우리는 소모품(expendables)”이라 고백한다. 그 양편에는 브루스 윌리스, 미키 루크가 팔짱 낀 채 늘어섰다. 19일 개봉하는 ‘익스펜더블’(18세 이상 관람가)의 내용은 이 자기비하적
짐 자무시 감독(57)은 캐스팅을 먼저 진행한 뒤 기용된 배우에 맞게 각본을 쓰는 작업 방식으로 유명하다. 12일 개봉하는 ‘리미츠 오브 컨트롤’도 존 허트, 빌 머리, 틸다 스윈턴 같은 배우들과의 출연 협의가 먼저 이뤄졌다.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가 사랑하는 자무시 감
2010년의 록 페스티벌 방문객은 헤드라이너(간판 아티스트) 스케줄을 꼼꼼히 살핀 뒤 자신의 일정을 정한다. 하지만 록 페스티벌의 대명사인 ‘우드스탁 페스티벌’이 열렸던 1969년의 관객들은 미국 뉴욕 주 베델 평원으로 ‘그냥 무작정’ 모여들었다. 29일 개봉하는 ‘테
“아무리 오랜 시간이 흐른다 해도…우리 우정은 영원히 변하지 않을 거야….” 랜디 뉴먼이 부른 주제가 ‘You've Got a Friend in Me’. 구수한 목소리가 잦아들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것은 우정이 변해 버린 공간의 쓸쓸한 풍경이다. 8월 5일 개봉하는 ‘토이 스토리 3’
“그런데 너 왜 자꾸 나한테 반말이야?”(춘향) “너도 양반 아니잖아.”(방자) 3일 개봉하는 ‘방자전’(18세 이상 관람가)에서 춘향(조여정)과 방자(김주혁)가 주고받는 대화다. 따지고 보면 그렇다. 춘향은 기생 월매의 딸. 노비인 방자보다 나을 것 없는 하층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