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3 비상계엄에 대한 사과를 거부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향한 지방선거 전략 및 당 노선 수정 요구가 당 안팎에서 확산되고 있다. 지방선거 공천에서 당심(黨心) 반영 비율을 높이는 공천 룰 개정안을 두고 공개 비판이 커지고 있는 것. 장 대표를 만난 일부 중진 의원들은 ‘내년 2월 설 명절 전’을 데드라인으로 제시하며 중도 확장을 위한 당 노선 전환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재선 이성권 의원은 7일 “국민의힘은 내년 지방선거 경선에서 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기존 50%에서 70%로 상향해 당원의 목소리를 더 키우려 한다”며 “국민은 선거 때마다 지나치게 한쪽으로 치우친 정당은 외면하고, 외연 확장을 통해 더 많은 민의를 반영하려는 정당에 힘을 실어 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원 투표 비율을 높이는 결정을 하는 것은 민심에 역행하는 ‘정치적 자해행위’나 다름없다”며 “강성 지지층의 입김 강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라고 강조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국민의힘 서울 지역 당협위원장, 당내 수도권 최다선(5선)인 윤상현 의원에 이어 비상계엄 1년을 맞아 사과 연판장을 주도한 이 의원이 공개적으로 공천 룰 개정에 반기를 든 것. 앞서 국민의힘 지방선거총괄기획단(위원장 나경원 의원)은 경선 룰 개정을 추진하면서 당원 투표 50%, 일반인 여론조사 50%인 현재 경선 룰을 당원 70%, 일반인 여론조사 30%로 변경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장 대표는 찬성 입장을 밝혔다.
당내에서는 장 대표를 향한 노선 변경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영남 3선인 윤한홍 의원이 5일 공개 회의 석상에서 장 대표를 비판한 데 이어 중진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 장 대표는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진인 김기현(5선), 김태호 안철수(이상 4선) 의원 등을 개별적으로 만나 의견을 청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의원들은 ‘내년 2월 설 명절 전’을 데드라인으로 거론하며 노선 변화를 장 대표에게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중도층에 호소할 수 있는 확장성이 필요하다’ ‘윤한홍 의원의 비판을 잘 새겨들어야 한다’는 등의 얘기도 오갔다고 한다.
장 대표는 당내 의원들과의 접촉은 늘렸지만 노선 변화에는 거리를 뒀다. 장 대표는 6일 보수 유튜브에 출연해 “(저에 대한) 비판은 두렵지 않다”며 “어떤 경우에도 실망시켜 드리지 않고 앞으로 꿋꿋하게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이번 주 오·만찬과 티타임 등을 통해 개별 의원들과 만나 당내 여론을 수렴할 계획이다.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