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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하키 국대 달튼 “제2의 고향과 잠시 작별”

아이스하키 국대 달튼 “제2의 고향과 잠시 작별”

Posted April. 07, 2025 09:24,   

Updated April. 07, 2025 09:24


“한국은 위대한 추억을 만든 ‘제2의 고향’이다. 이곳에서 선수 인생의 마지막을 우승으로 장식해 기쁘다.”

국내 유일의 실업 아이스하키팀 HL 안양의 골리 맷 달튼(한국명 한라성·39·사진)은 은퇴 경기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린 뒤 이렇게 말했다. 캐나다 출신으로 2016년 귀화한 달튼은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한국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골문을 지켰다.

달튼은 5일 레드이글스 홋카이도(일본)와의 2024∼2025시즌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파이널(5전 3승제) 4차전 안방경기에서 31세이브를 기록하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안양은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통산 9번째 파이널 우승을 이뤄냈다. ‘선방쇼’를 펼친 달튼은 파이널 최우수선수(MVP)에 등극했다. 안양은 2014년 달튼이 입단한 이후 7차례 파이널 우승을 차지했다.

국가대표팀과 안양에서 든든히 골문을 지켜온 달튼은 이번 파이널을 끝으로 빙판을 떠난다. 몸 상태가 선수 생활을 지속하기엔 무리라는 판단 때문이다. 선방 능력은 여전하지만 체력 회복 속도가 현저히 더뎌졌다.

달튼의 등장 후 한국 아이스하키는 몰라보게 성장했다. 한국은 2016년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A(2부)에서 달튼의 선방 덕에 이전까지 한 번도 이겨본 적 없던 ‘숙적’ 일본에 34년 만에 첫 승을 거뒀다. 한국은 이듬해 세계선수권 그룹A에선 사상 첫 톱 디비전(1부 리그) 승격을 이뤄냈다.

달튼은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이순신 장군의 모습이 그려진 헬멧을 준비해 ‘빙판 위 충무공’이란 별명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정치적 의미가 담겼다고 해석해 올림픽 경기에선 착용하지 못했다.

달튼은 평창 올림픽에서 상대의 매서운 슈팅을 온몸을 던져 막아내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올림픽 이후 유럽 리그 팀들의 ‘러브콜’을 받았지만 “올림픽 출전의 기회를 준 한국을 떠나지 않겠다”며 거절했다. 평창 올림픽에 출전한 7명의 귀화 선수 중 올해까지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간 선수는 달튼이 유일하다.

조만간 캐나다로 돌아가는 달튼은 이후에도 한국과의 인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달튼은 안양 골리들을 대상으로 클리닉을 열거나, 대표팀 파트타임 코치 활동 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철 trigger@donga.com